국내 그룹 129개국에 해외계열사 6000개 설립…미국·중국·베트남 순
상태바
국내 그룹 129개국에 해외계열사 6000개 설립…미국·중국·베트남 순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4.06.27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XO연구소, 2024년 88개 기업집단 해외계열사(법인) 현황 전수 조사 분석

국내 88개 그룹이 다른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숫자는 올해 기준으로 6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6000개가 넘는 해외법인 중에서도 미국에 세운 회사만 해도 4곳 중 1곳 정도로 가장 많았다.

특히 최근 1년 새 미국에서 운영중인 해외법인 숫자는 증가한 반면 중국(홍콩 포함)에 둔 해외법인은 감소해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 국내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운영 중인 해외법인 숫자가 올해 기준 800개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SK그룹이 600개를 넘어 해외계열사를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국내 88개 그룹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그룹)이다. 해외계열사는 각 그룹이 올해 공정위에 보고한 자료를 참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88개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계열사는 129개국에 걸쳐 6166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에서 운영중인 5686개 해외법인보다 1년 새 480개 많아진 숫자다. 올해 88개 그룹의 국내 계열사 숫자는 3318개인데 국내법인보다 해외법인 숫자가 2848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824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그룹의 해외법인은 2021년 447개, 2022년 637개, 2023년 739개로 지속적으로 늘더니 올해는 작년보다 85곳 많아지며 해외법인 숫자만 800개를 훌쩍 넘겼다. 국내 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다음으로 해외 계열사가 많은 그룹은 SK였다. 올해 파악된 SK그룹의 해외법인 숫자는 638개다. 이는 작년 598곳과 비교하면 1년 새 40개 많아진 숫자다. SK그룹의 해외법인은 2022년에 541개로 처음 500곳을 돌파했는데 이후 2년 만에 600개를 넘어섰다.

삼성은 563개로 한화·SK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법인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2022년부터 최다 해외법인 보유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했다. 삼성은 지난 2018년만 해도 663개나 되는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었는데 이후 2019년(626개), 2020년(608개), 2021년(594개), 2022년(575개), 2023년(566개)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해외법인을 조금씩 줄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8년 663개였던 삼성의 해외법인은 6년 새 100개나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국가 중에서도 삼성은 중국(홍콩 제외)에서만 지난 2018년 87개였던 계열사를 올해는 63개까지 줄여나갔다.

한화·SK·삼성 다음으로 현대차(425개), CJ(401개), LG(284개), 롯데(203개), GS(163개), 포스코(149개), 네이버(106개), 미래에셋(104개), OCI(102개) 순으로 올해 파악된 그룹별 해외법인 숫자만 100개를 넘어섰다.

해외법인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올해 기준으로 미국에서만 1590개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된 1321개보다 1년 새 269개 늘어난 숫자다. 매년 대기업집단 전체 해외계열사 중 미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8.8%, 2022년 22.1%, 2023년 23.2%로 증가해왔는데 올해는 25.8%로 4분의 1을 차지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미국 시장을 중요한 사업 무대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는 827개나 되는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작년 대비 올해 대기업집단에 있는 전체 해외법인 숫자는 500개 가까이 증가했지만 중국 법인은 1년 새 18개 감소했기 때문이다. 홍콩에 법인을 둔 곳까지 포함하면 중국에 세운 회사만 최근 1년 새 31개나 철수했다. 전체 해외법인 중 중국(홍콩 제외)에 설립된 해외계열사 비중도 2022년 15.9%, 2023년 14.9%였는데 올해는 13.4%로 1년 새 1.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21년에는 홍콩을 포함한 전체 중국 법인 숫자는 1037개로 미국에 둔 해외계열사보다 152개 많았다. 그러던 것이 2022년 미국 법인(1169개)이 전체 중국 법인(994개)보다 175개 많아지며 역전됐다. 2023년에도 미국 법인이 중국(홍콩 포함) 법인보다 322개나 차이를 보이더니 올해는 622개로 더 큰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홍콩에 세운 법인 숫자는 2020년 170개, 2021년 163개, 2022년 154,개, 2023년 154개였는데 올해는 141개로 점점 줄고 있는 양상이다.

홍콩과 달리 싱가포르에는 국내 주요 그룹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가 점점 증가세를 보여 대조적이었다. 싱가포르에 세운 해외법인은 2021년 167개, 2022년 186개, 2023년 206개, 2024년 217개로 증가세가 뚜렷했다. 국내 대기업은 아시아 금융허브 도시로 홍콩보다는 싱가포르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해외법인 숫자로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올해 조사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국에 법인을 많이 세운 나라는 베트남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 계열사 수는 2022년 268개, 2023년 299개, 2024년 314개로 많아졌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을 생산 거점과 동시에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중요한 사업 전략 요충지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일본 226개(작년 210개), 싱가포르 217개(206개), 인도네시아 199개(187개), 프랑스 196개(190개), 인도 158개(154개), 호주 156개(139개), 독일 149개(136개) 순으로 올해 해외법인 수가 많았다.

올해 조사에서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마샬아일랜드 등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조세피난처로 거론한 지역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법인 수는 150개로 조사됐다. 또 룩셈부르크와 라부안 등 조세회피성 국가 등으로 분류되는 곳에는 679개의 법인을 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에 세운 회사 6100개이 넘는 곳 중 829개(13.4%) 정도는 조세부담을 회피하거나 줄이기에 좋은 국가에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파악된 13.6%보다는 소폭 줄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환경규제와 물류·인건비 등을 고려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 해외에 세우려는 공장을 국내에 유치해 고용 창출의 기회를 높이려는 노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