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수출기업, ‘엔저 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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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수출기업, ‘엔저 앓이’
  • 조선희 기자
  • 승인 2014.01.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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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일 수출 10.6% 감소···한국상품 점유율 중국·ASEAN이 잠식

대일본 수출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넘게 지속되는 엔저현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대일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301개사 응답)에 따르면 엔저로 인한 피해 유형은 환차손(48.8%), 수출물량 감소(23.9%), 수출상담·계약 차질(21.9%) 등의 순이었다. 응답기업의 95% 가량이 직접적인 피해 경험을 호소한 것이다.

엔저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 추진(41.9%), 영업손실을 감수하고 계속 수출시도(41.5%), 수출시장 다변화추진(40.9%)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결제통화의 변경이나 환변동보험 등 환리스크 관리수단을 이용한다는 기업은 각각 23.3%, 17.6%에 그쳤다.

심지어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일시적으로 수출을 포기한다는 기업도 각각 14.6%, 8.3%나 되었다.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소극적인 방어 수준으로 해석되고 있다.

엔저의 부정적 영향은 이미 대일 수출 감소로 확인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대일 수출이 전년대비 10.6%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대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무선통신기기(-24%), 반도체(-15%) 등의 전자제품을 비롯해 농수산품, 철강제품, 기계류의 감소세가 컸다.

연구원은 원/엔 환율 하락(엔저)에 따라 대일 수출에 타격이 큰 품목으로 화학공업제품, 철강, 농수산품 등을 꼽았다. 이들 품목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시 각각 4.4%, 3.9%, 3.4% 수출물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15개 주요 수입품목(에너지제외) 중 한국은 10개 품목에서 점유율이 하락해 중국·대만 8개, 미국·ASEAN 9개, 독일 6개에 비해 하락 품목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점유율 하락품목인 반도체, 통신기기, 플라스틱, 기계류는 중국이, 철강, 생활용품, 수산품, 섬유류는 ASEAN의 점유율이 늘어나 일본시장에서 중국·ASEAN에 대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엔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무협은 대일 수출의존도와 수출 감소율을 고려해 선정한 2500여개사를 잠재적 지원대상인 ‘엔저 피해기업’으로 설정해 무역보험공사의 옵션형 환변동보험 가입과 대체시장 개척을 돕기 위해 수출대금 회수 위험을 보상하는 단체보험 가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무협 김춘식 무역진흥본부장은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업체 가운데 60% 이상은 엔저 현상이 금년 말 또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어 대일 수출기업의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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