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탈리콜’의 현실화…5~10년 내 상용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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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탈리콜’의 현실화…5~10년 내 상용화 가능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4.01.21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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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조작하는 ‘대체현실’, 기술 초기실험 단계

#15살 미정이는 아빠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늦게까지 아빠가 돌아오지 않자 시무룩해진 미정이에게 엄마는 HMD(Head mounted Display)를 씌어주고 현관으로 데려갔다.

아빠가 반갑게 들어와서 동화책을 여러 권 읽어주자 미정이는 신이 났다. 잠잘 시간이 되자 아빠는 HMD를 벗게 한 뒤 이불을 덮어주었다.

처음에 만난 아빠는 대체현실이었지만 동화책을 읽어주는 동안 실제현실의 아빠로 바뀐 것이다.

#2 대학생인 태호는 친구들과 평소 좋아하는 가수 A의 콘서트에 갔다. 모두 콘서트홀에서 제공하는 HMD를 착용하고 콘서트를 관람했다. 공연이 한창 진행될 무렵 열광하는 태호에게 A가 다가와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노래까지 한 곡을 불러주었다.

콘서트가 끝나고 태호가 친구들에게 이를 자랑하자 친구들도 모두 같은 일을 경험했다는 게 아닌가. 태호와 친구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것이 대체현실임을 깨달았지만 어디부터가 진짜이고 가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영화 ‘토탈리콜’이나 ‘인셉션’과 같이 인간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주입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산업연구원은 21일 발표한 ‘영화 ‘토탈리콜’ 실제로 가능? 대체현실 대두’ 보고서를 통해 대체현실은 5~10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가짜 기억을 주입받은 주인공이 실제와 가공 세계를 혼동하는 내용의 영화 '토탈리콜'의 한 장면.
대체현실이란 인간의 인지과정을 왜곡시켜 외부에서 만들어진 의도된 기억이나 이용자가 가상공간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실제의 체험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결국 기억을 조작해 가공현실을 실제현실로 구현하는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가상현실이 아무리 정교하게 제작돼 실감을 극대화한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해 경험하지만 대체현실은 가공현실을 실제라고 완전히 착각한다는 데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현재 대체현실 수준은 일부 실험들이 성공하는 기술 태동기에 있다. 일본이 2012년 사전에 저장된 과거 장면들을 이용자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이 기술은 초기실험 단계이지만 단순 체험용 대체현실은 5~10년 내 상용화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충격적인 사건의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의 경우에는 현실과 반대되는 상황 설정을 실제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심리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또한 실제현실과 대체현실이 인식적으로 동일선상에 있기 때문에 각종 산업 및 군사용 교육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 공연⋅전시⋅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나 광고에서 기존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출현도 기대할 수 있다.

10억원당 생산파급효과 25.9억원, 취업유발 16.3명으로 높아
대체현실의 기반이 되는 가상현실은 고속 성장 중에 있다. 대체현실 시장이 우선적으로는 기존 가상현실 시장을 일부 대체하고 이어 가상현실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두 시장을 추가 확대할 것이라고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에 인지과학 등 여러 기술과 학문이 접합된 다중 융복합 산업이기 때문에 여타 부문에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체현실 수요가 예상되는 의료·교육·게임 등의 전방산업, 그리고 디스플레이 장비·기기·센서·SW·통신 등과 같은 후방산업 등 전 산업에서 고르게 동반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효과로 10억원 생산당 전 산업에서 25.9억원의 생산파급효과를 야기하며 일자리 창출 면에서도 총 16.3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 대체현실 산업의 전⋅후방 산업 생산유발액자료: 산업연구원
상용화에 앞서 비도덕적 활용 및 오남용 대응위한 법제도 마련 시급
현재 가상현실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하고 부처들마다 각종 정책지원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상용화에 앞서 대체현실과 관련된 범죄나 비도적적 활용 및 오남용을 규제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 등 선제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산업연구원은 강조했다.

대체현실을 잘못 이용해 실제현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작용들을 충분히 예상해 이를 예방·해결하기 위한 윤리적 기준과 법제도를 마련하고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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