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각 육각 수직으로 솟아오른 거대한 돌기둥…무등산 입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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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 육각 수직으로 솟아오른 거대한 돌기둥…무등산 입석대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1.01.0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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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㊸ 서석대에서 내려다본 드넓은 산호 숲 산자락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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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변화를 다짐하며 새해맞이 첫 산행을 나선다.

어디로 갈까 잠깐 동안 망설이다가 마침 호남에 눈이 내렸단 소식에 KTX 승차권을 모바일로 예매하고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날아가듯 달려 2시간 만에 내려선다.

빛고을 광주광역시 어디에서 보나 변함없는 자태로 한눈에 들어오는 무등산(1187m)은 광주와 전라남도의 진산이며 광주시민의 보금자리다.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로 정상인 천왕봉과 지왕봉 인왕봉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광주 담양 화순에 걸쳐있는 호남의 명산이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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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이란 명칭은 ‘등급을 매길 수 없는 산’, ‘완전 평등’을 뜻한다. 특히 입석대·서석대·규봉에 있는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며 수직으로 솟아오른 굵은 돌기둥은 경이로울만큼 절경이 빼어나다.

정상 천왕봉은 공군부대가 주둔해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통제돼 산객이 올라갈 수 있는 지점은 서석대(1050m)까지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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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역에서 증심사입구역까지 지하철로 33분 걸려 이동하고 증심사 주차장까지 시내버스로 환승했다.

무등산은 지금 새하얀 설국이다. 나뭇가지에는 목화솜 같은 눈꽃과 하얀 솜이불을 깔아 놓은 듯한 순백의 설산이다. 상하좌우 어디를 보나 상고대가 활짝 피어 눈꽃터널을 이루고 있다.

산행개념도를 보면 대도시의 산답게 산길이 거미줄 같이 얽히고 설켜 있다. 산행은 증심사주차장→증심사→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중봉→동화사터→토끼등→증심사주차장 코스를 택했다. 이정표상 10.7km인데 눈길에 걸음이 느려 산행 예상 시간을 넘어설 것 같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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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증심사 입구에서 시작되며 이정목은 오른쪽 길은 중머리재, 왼쪽은 세인봉을 알려준다. 오른쪽 중머리재로 방향을 잡고 증심사를 지나 가파른 경사길로 20분 오르면 수령 450년 당산나무(느티나무)가 무등산의 터줏대감처럼 위용을 자랑한다.

노거수에 안전산행을 소원하며 중머리재를 향해 계속 나아간다. 가풀막 계단과 눈 덮힌 너덜길이 이어져 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지만 활짝 핀 상고대와 눈꽃이 터널을 이뤄 장관이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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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4km, 1시간40분 만에 무등산의 중앙쯤 되는 중머리재(617m)에 도착했다. 품이 넓은 능선길에 평지 마당이 펼쳐져 있고 위로는 장불재와 서석대 방향으로 조망이 툭 터지며 발아래로 능선들이 아득하다.

중머리재는 바람 때문에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아 마치 스님의 머리를 연상케 한다고 하여 중머리재라 불린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토끼등을 거쳐 무등산장 쪽으로 갈 수도 있고 중봉에 오를 수도 있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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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하면 장불재로 가는 길이다. 무등산 탐방로의 허브 장불재로 오르는 길에 조그만 옹달샘이 있는데 이 샘이 광주천 발원지라고 안내문이 알려준다.

다리가 뻐근하고 호흡도 점점 가빠질 무렵 장불재에 다다른다. 광주시와 화순군의 경계가 되는 능선고개로 해발 990m의 고갯길이다

무등산 9부 능선에서는 평탄한 억새밭으로 사방이 탁 트이며 무등산을 대표하는 명승 입석대와 서석대가 지근거리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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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불재에서 200m 거리에 있는 입석대를 향해 오른다. 눈앞에 선히 나타난 입석대는 오각 육각의 거대한 돌기둥이 수직으로 솟아올라 웅장한 느낌을 받는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무등산 주상절리대 실물 앞에서 신기함과 함께 감동까지 그대로 전해 받는다.

입석대를 지나 서석대로 향한다. 내려다보는 드넓은 산자락이 거대한 산호 숲이다. 어디를 보아도 순백의 세상으로 눈이 부시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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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천암을 지나 서석대에 올라선다. 해발 1100m다. 필자가 오를 수 있는 실제적인 정상부다. 서석대 정상에서 보는 무등산의 산세는 산줄기와 골짜기가 뚜렷하지 않고 펑퍼짐해 마치 커다란 둔덕과 같은 하나의 산봉우리로 보인다.

저 멀리 광주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주 사람들이 ‘어머니 산’이라 부르는 무등산. 그들은 힘들 때마다 무등산을 찾았고 산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용기와 위안을 준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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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에서 중머리재로 내려와 다시 증심사로 하산했다. 총 14km, 6시간 산행을 마친다. 오늘의 해가 어제의 해와 다르진 않겠지만 새해의 새날에 의미를 부여하며 걸은 무등산 산행이었다.

새해엔 누구나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시작한다. 마음 무뎌지지 말고 부단히 노력하자며 나 자신을 한 번 더 다독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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