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19일 발표한 ‘방위산업 구조고도화 지표 비교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구조고도화 수준이 선진국 대비 45~78%이며 주요 방산제품군별 비교결과에서도 45~49%에 그쳤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구조, R&D, 글로벌 경쟁력, 생산성 등 4대 분야 9개 세부지표를 구성해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미국(=100) 대비 45% 수준에 불과했다. 영국, 이스라엘에 비해서도 각각 78%와 69%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방산매출액으로 평가한 생산성 지표는 미국의 79% 수준이며 시장구조 측면에서 인수합병(M&A) 실적은 8.3%로 나타나 매우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일하게 미국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 시장집중도(CR3) 지표는 내용적으로는 크게 다른 결과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 냉전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통합 정책에 따라 주요 방산기업 간 경쟁을 통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져 탄생한 초대형 기업들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경쟁보다는 정부의 보호육성 기조 아래 내수 시장에서의 독과점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대비된 결과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구조고도화 수준이 저조한 근본적 이유는 구조고도화 핵심지표인 글로벌 경쟁력을 나타내는 세계시장 점유율과 글로벌 100대 기업 수 비교에서 미국에 비해 각각 1.9%와 6.7%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특히 최근 방산수출 호조로 비교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여겨지던 함정과 항공 분야의 구조고도화 수준도 미국의 45%와 47%에 그쳤다. 이들 2개 분야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미국의 0.5~0.6%에 그쳐 주요 지표 중 가장 저조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3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함정과 항공분야의 수출 비중은 전체의 59.1%인 6527억원을 차지했다.
산업발전 단계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방산 선진국들은 지난 50~60여년간 탈냉전과 글로벌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경쟁적 시장구조 정착과 방산원가 제도 개선, 인수합병(M&A) 및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방산수출 확대 등의 구조고도화를 통해 현재의 글로벌 방위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에 이르러 산업발전 초기의 보호육성 단계를 벗어나 내부경쟁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나 선진국들과 큰 격차를 보인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향후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위해서는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을 고려한‘경쟁지향적 시장구조’로 전환하고, 현행 정부 주도에서 기업 주도의 R&D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려면 현행 ‘방산물자지정제도’와‘방산원가보상제도’를 일부 전략방산물자만을 제외하고는 폐지해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고 정부가 보유한 지식재산권을 기업에게 최대한 허용함으로써 신규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연구원 장원준 부연구위원은 “국내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기개발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개발하는 이원화(Two-Track) 전략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선진국 수준의 방위산업 구조고도화를 달성하려면 수출시장을 고려한 규모의 경제 창출로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제품의 품질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