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산업기상도, 전자·IT·건설 ‘햇볕’…조선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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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산업기상도, 전자·IT·건설 ‘햇볕’…조선은 ‘비’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10.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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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분기 전자·IT업종과 건설업종에는 햇볕이 들겠지만 조선 업종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4분기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사물인터넷(IoT)시장의 급성장으로 반도체가 대거 팔려나가는 전자·IT 업종과 부동산 규제완화· 공공투자 활성화 대책으로 호조세를 이어가는 건설 업종은 햇볕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고 11일 밝혔다.

반면 기계, 자동차, 유화, 철강, 섬유 업종은 흐림, 조선 업종은 비로 전망돼 4분기 국내 산업기상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름조금’으로 예보된 전자·IT업종을 견인하고 있는 품목은 반도체다.

스마트폰에서부터 스마트시계, 사물인터넷(IoT), 하드디스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SSD까지 반도체 수요가 확산되고 있어 8월까지 수출이 5.8% 늘었고 4분기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삼성·SK 등의 대규모 투자계획도 반도체 호조 기대감을 더한다.

이밖에 갤럭시S6 엣지플러스·노트5 등 신제품 출시에 따른 스마트폰 수출 확대,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한 OLED, UHD TV 등 프리미엄 TV 수요확대도 전자·IT업종의 상승세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 여름 철근품귀현상까지 빚었던 건설업종의 호조세도 연말까지 쭉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규제완화 등으로 민간의 주택수주가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97.3%나 증가했고 상반기 저조했던 공공수주도 3분기 들어 회복세를 띠기 시작했다. 특히 4분기에는 대규모 SOC 예산집행도 앞두고 있어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출감소와 경쟁국 통화약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실제 러시아 시장은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수출대수가 68.6%나 감소했으며 중동과 중남미도 각각 10.1%, 17.1% 감소해 연말까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도 약화도 심각하다. 3년 전 미국시장만 해도 현대차 엑센트 GLS 1.6은 동급인 도요타 야리스 L 1.5에 비해 12.6% 저렴했지만 올해는 1.6% 비싸게 팔려 가격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어려운 해외시장에 반해 국내 수요는 쏠라티, 에쿠스 등 신차출시와 개소세 인하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업종은 중국경기 부진에 엔저가 겹치며 ‘흐림’으로 예보됐다. 당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증가로 업황개선이 예상됐지만 중국경기 부진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업체의 약진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중국의 투자둔화로 굴삭기 등 건설기계 현지수요가 감소했고 중국 로컬업체에 밀려 일부 대기업은 연내 공장폐쇄도 검토 중이다. 다만 유럽의 기계설비 노후화에 따른 교체수요 증가는 회복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철강 밀어내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철강 업종 역시 ‘흐림’이다. 중국 경기침체로 자국수요가 둔화되자 중국산 철강물량이 세계시장으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월 국내에 들어온 중국산 철강재는 7년 만에 최고치(134만7000톤)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철강가격은 1년새 40%가량 떨어졌다.

또한 통상마찰도 심화돼 상반기까지 한국이 받은 총 161건의 수입규제 중 62건이 철강부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업계는 주택경기 상승세에 따른 건설용 강재 판매 증가에 이번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정유·유화업종도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요감소와 자급률 상승으로 ‘흐림’이다.

국내 유화업계 매출의 70% 가량은 기술장벽이 낮은 범용제품에서 발생하는데 중국, 중동 국가들이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정유업계도 정제마진이 지난 7월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경영환경 악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시아 주요 경쟁국들의 정기보수 일정에 따른 가동 중단으로 국내 가동률은 상승할 전망이다.

섬유·의류업종도 ‘흐림’으로 예보됐다. 4분기 국내생산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닝쇼크와 신조 발주량이 급감하고 있는 조선업종은 ‘비’로 전망됐다.

대한상의는 코스피200에 포함된 조선업체의 영업이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1분기에는 -0.97%, 2분기에는 -27.99%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며 지난해 8월 209척이었던 전 세계 신조 발주량이 올해 8월에는 79척으로 최근 6년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해 업황개선도 요원해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쇄빙선, 해양플랜트 등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 및 경험 부족으로 공기가 지연돼 조선업계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구조조정도 노조와의 마찰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글로벌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많은 업종이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지만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제적 구조조정과 제품 고부가가치화 등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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