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숙재(私淑齋) 강희맹…“학문과 예술을 홀로 터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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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숙재(私淑齋) 강희맹…“학문과 예술을 홀로 터득했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2.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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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㉒
▲ 강희맹의 ‘독조도(獨釣圖)’, 15세기 중엽, 족자비단에 담채, 96.5x52.5cm. <도교국립박물관 소장>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경순(景醇). 세조와 성종 연간 서거정과 쌍벽을 이룬 문장가 이자 좌찬성(종1품)에까지 오른 문신(文臣)이다.

특히 그의 형인 강희안과 함께 조선 전기의 최고 형제 문장가이자 문인화가로 명성이 높았다.

강희맹은 송죽도(松竹圖)와 산수화를 잘 그렸고, 강희안은 인물산수화에 능숙했다.

강희맹의 호 ‘사숙재(私淑齋)’는 맹자가 자신의 학문은 공자를 ‘사숙(私淑)’하면서 이룬 것이라고 말한 데에서 뜻을 취한 것이다. 이 말은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 편에 나온다.

“여(汝)는 미득위공자도야(未得爲孔子徒也)나 여(予)는 사숙제인야(私淑諸人也)로다.”

그 뜻은 “나는 공자에게 직접 배운 제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러 사람들을 통해 공자의 도(道)를 들었고 또한 나는 그를 사숙(私淑)하였다”이다.

여기에서 ‘사숙(私淑)’이란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를 흠모해 홀로 그 학문과 도리를 배우고 익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맹자는 공자가 이미 사망한 후 태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며, 자신의 학문은 특별한 스승을 두지 않고 오직 공자를 ‘사숙(私淑)’하면서 터득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강희맹이 자신의 호 ‘사숙재(私淑齋)’에 담은 뜻 역시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그 하나가 자신은 오직 성인(聖人)을 본받아 학문을 익혔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자신의 학문과 예술은 홀로 터득한 것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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