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 ‘S7’…70년대생·S자형 인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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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 ‘S7’…70년대생·S자형 인재 부상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11.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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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써치, 임원 인사 시리즈④ 인원 감축으로 체계 단순화·외부영입 증가 전망

‘S7’을 보면 2021년 대기업 인원 인사 트렌드가 보인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5일 올 연말 내년 초 단행될 2021년 임원 인사 키워드를 ‘S7’으로 요약 발표했다.

유니코써치가 제시한 7가지 ‘S’는 1970년대생 발탁 강세(Seventy), 경영 불확실성으로 임원 수 감소(Short), 오너 3~4세의 경영 전면 등장으로 인한 세대교체 변환(Shift) 바람이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임원 직급과 체계를 단순화(Simple)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여성사장과 외국인 임원 등 깜짝(Surprise) 인사가 발탁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알파벳 ‘S’자 모양처럼 시대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만한 S자형(S-type) 인재를 적극 선호하는 것도 2021년 임원 인사의 특징 중 하나로 꼽았다.

먼저 내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가장 특징 중 하나는 1970년대생의 약진이다. 발탁 임원 중 상당수는 1970년생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는 의미다.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중 1970년대생은 1900여명으로 1960년대생은 4700명을 넘는다. 아직까지는 1960년대생이 재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제 막 떠오르는 샛별들은 1970년대생이다.

실제 국내에서 임원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올해 이미 1970년생이 1969년생을 제쳤다. 올 3월 제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에서도 신규 선임 119명의 임원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80% 이상이 1970년 이후 출생자들이었다.

반면 퇴임 임원 125명 중 80% 이상은 1960년대생과 이전 출생자로 나타났다. 1960년대 초중반 태생 임원이 물러나는 자리를 1970년대생들이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흐름은 2021년 인사에서도 IT를 비롯해 통신·소비재·유통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매우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유니코써치가 올해 조사한 100대 기업 연령대 분석 결과에서도 1970년대 초반 임원들은 작년 대비 5%포인트 이상 증가한 반면 1960년대 초반생은 6%포인트 넘게 줄었다. 이런 흐름을 살펴보더라도 2021년 임원 인사에서는 발탁 임원 중 상당수는 1970년대 출생자가 전진 배치할 것이 유력시된다.

임원 축소 바람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코써치가 올해 파악한 100대 기업 미등기임원만 작년 대비 77명 감소했다. 임원이 감소하면서 직원도 6500명 정도가 함께 줄었다. 임원 자리 한곳이 사라지면 직원도 평균 85명 정도 회사를 떠난 셈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에서 기업의 꽃인 임원을 달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임원 감소 흐름은 이미 2017년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6900명이던 임원(등기임원 포함) 수는 동일 기준으로 조사했을 때 2018년(6843명), 2019년(6750명), 2020년(6689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올해보다 여건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 선제적으로 임원 수를 감축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원을 줄이게 될 경우 100대 기업 임원 수는 6630~6640명 정도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지난 2011년 6610명에 준하는 수준까지 되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임원이 60명만 감소해도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5000명 넘게 회사를 떠나야 해 내년에도 고용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내 200대 그룹에서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오너들이 임원 타이틀을 달고 있는 숫자는 150명 이상이다. 이중 사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CEO급만 해도 70명이 넘는다. 오너 3~4세들이 CEO급으로 나서면서 몇 해 전부터 세대교체 바람은 재계의 중요한 화두로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세대교체의 변환기는 올해도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이후 첫 번째 임원 인사를 맞이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회장 승진 여부보다는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등 삼각편대를 모두 유임할지, 아니면 일부 교체를 단행할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부회장 이후 삼성전자를 이끌어갈 차기 CEO와의 함수관계까지 고려했을 때 이 부회장이 어떤 인사의 묘수를 둘지가 관심사다.

올해 회장으로 등극한 현대차 정의선 회장도 어떤 임원 인사 색깔을 보일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정 회장은 미래차 사업을 위해 젊은 핵심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을 비롯해 여성·외국인 임원 등을 적극적으로 발탁하며 자신만의 선명한 인사 스타일을 보여준 바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임원체계 시스템을 한층 수평적이고 정교하게 디자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진다. LG 구광모 회장은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와 LG에너지솔루션 출범으로 어떤 임원 인사 청사진을 보여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또한 2021년 임원 인사에서는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직급을 파괴하고 직무 중심으로 임원 인사 시스템을 재편하려는 흐름이 강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SK는 이미 작년부터 임원직급을 폐지하고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호칭 사용도 하지 않으며 현대차도 기존 6단계의 임원체계를 4단계로 줄였다. 중견그룹도 기존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등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임원 직급체계를 본부장, 실장 등 직무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임원 간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적이고 단순화하려는 추세에 맞추려는 트렌드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두드러지게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인재 영입 증가 바람도 2021년 임원 인사의 주요 특징으로 부각됐다. 특히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경영 전략 수립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흐름에 맞춰 고용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과정에 순혈주의를 탈피해 구조조정 등에 밝은 외부 인재를 영입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펼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IT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인재 전쟁도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IT 인재 필요성과 달리 국내에 IT 핵심인재 층이 두텁지 않아 해외 우수 인재를 적극 영업하려는 바람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기업이 어떤 임원을 외부에서 영입했는지 살펴보면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의 사업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어 이를 살펴보는 것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또한 내년 임원 인사에서는 깜짝 인물을 통해 인사 트렌드 주도권을 쥐려는 물밑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승진 잔치를 할 수 있는 곳이 적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의외의 인물을 통해 인사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주려는 특성도 표출될 수 있다.

깜짝 인물 중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는 대기업에서 여성사장을 전격 발탁하는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여성사장이 나올 경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됨은 물론 여성인재를 중요시하는 기업임을 대외에 적극 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업 문화를 바꿔가는 데도 일조할 수 있어 우수 여성 신입 인재들이 몰릴 수 있다는 일석삼조 이상의 후광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된다.

100대 기업에서 비오너 여성 사장은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사가 현재 유일하다. 한 대표이사 다음으로 새로운 여성 사장이 가장 빠르게 배출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이다.

삼성전자는 이영희 부사장, CJ제일제당은 민희경 부사장이 임원 경력만 10년을 넘고 부사장 경력도 7년 이상으로 언제라도 사장 타이틀을 달아도 손색없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여성 CEO 중에서는 이미 올해 10월 한국씨티은행 유명순 행장이 발탁돼 눈길을 모은바 있다.

여성사장 이외에 외국인과 30대 젊은 임원 발탁, 직급 단계를 뛰어넘어 CEO로 등극하는 깜짝 인사가 단행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변화의 흐름을 빨리 읽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S’자형 인재가 올 연말 인사 등에서 각광 받을 가능성이 높다. ‘S’자형 인재는 알파벳 ‘S’자 모양처럼 일정한 규칙 없이 변화하는 경영 흐름에 신속하게 변화에 맞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유연한 인재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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