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새 보물 납시었네-新국보보물전 2017~2019>를 오는 21일부터 9월27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새롭게 지정된 국보와 보물 157건 중 이동이 어려운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을 제외한 83건 196점이 공개되는 자리로 국보와 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전시를 위해 문화재를 대여해준 기관과 개인·사찰 등 대여 기관만 총 34곳이나 되는 만큼 평소 한자리에서 보기 힘들었던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종류의 국보와 보물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는 역사를 지키다, 예술을 펼치다, 염원을 담다 등 3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1부 ‘역사를 지키다’는 우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기록 유산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전시에는 국보로 승격된 『삼국사기』(국보 제322-1호, 옥산서원 소장)와 『삼국유사』(국보 제306-3호, 연세대학교 소장)를 비롯해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국립고궁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등 다양한 역사기록물이 출품됐다.
특히 실록이 지닌 위대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실록의 편찬에서 보관,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상세히 전시장에 담겼다.
조선 시대 인쇄 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송조표전총류 권6~11』(보물 제1989호, 개인 소장), 그림을 기록의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 왕실 행사 기록화 『기사계첩』(국보 제325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대부의 얼굴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최석정 초상 및 함』(보물 제1936호, 국립청주박물관 소장) 등이 함께 소개돼 우리나라 기록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선보인다.
2부 ‘예술을 펼치다’는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미의식이 담긴 예술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려 초기의 청자 제작을 보여주는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국보 제326호, 이화여자대학교 소장), 고려 상형청자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청자 투각연당초문 붓꽂이>(보물 제1932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 한국 도자 공예의 뛰어난 기술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고려청자들도 선보인다.
우리 강산의 모습을 담은 조선 시대 실경산수화와 풍속화는 우리에게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안내하는 친절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鄭敾: 1676~1759년)의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에서는 시적 정취가 가득한 우리 강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보물 제1987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에서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전체 길이가 8.5m에 달하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꿈꾸던 이상향을 그린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보물 제2029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학예일치의 경지를 보여주는 김정희(金正喜: 1786~1856년)의 <김정희 필 난맹첩>(보물 제198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섬세하게 묘사된 <신윤복 필 미인도>(보물 제197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천재 화가 김홍도의 원숙한 기량을 보여주는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보물 제1970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22건의 보물이 전시된다.
일제강점 암흑기에 사재(私財)를 털어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유지를 지키고 있는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문화재가 이처럼 한 번에 다량으로 대여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서화류는 3주 단위로 교체 전시돼 세부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3부 ‘염원을 담다’는 우리나라 국보·보물의 절반이 넘는 불교문화재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다. 불교는 오랜 세월 한국인과 함께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며 문화를 풍요롭게 해준 정신적인 토대였다. 사람들은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부처의 나라에 태어나기를 꿈꾸었다.
그 간절한 염원을 위해 사찰을 세우고 탑을 건립하며 법당에 불상과 불화를 봉안하고 경전을 간행했으며 사리장엄구에는 개인과 왕실의 안녕을 바라는 발원자의 염원을 담았다.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는 백제 시대 불교 신앙과 정교한 공예 기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사리장엄(舍利莊嚴)은 사리를 담는 그릇인 사리기(舍利器), 사리기 등을 넣는 사리감(舍利龕), 사리기와 함께 봉안되는 각종 공양품 등을 아우른 이름이다.
불교 경전을 인쇄하기 위해 새긴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제1961호, 개심사 소장), <선림보훈>(보물 제700-2호, 충주박물관 소장)·<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보물 제875-3호, 달마사 소장), 세종이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 권상>(국보 제320호, 개인 소장) 등 불교 경전과 서적에서는 우리나라 불교 기록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개인 소장),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호, 불암사 소장) 등 불화와 불상도 함께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9개 사찰이 출품에 협조했다.
전시 도입부에는 관람객들이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대담 영상 <보물을 생각하다>를 볼 수 있다. 국보와 보물하면 떠오르는 단어 생각하기,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문화유산’이라는 질문에 대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신병주 건국대학교 교수, 배우 이순재 등과 일반 시민들의 생각을 담은 영상은 관람객들에게 문화유산의 가치와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1부 전시장에는 검색화면용 탁자를 설치해 『조선왕조실록』을 흥미로운 주제별로 나누어 관람객이 직접 선택해서 검색해 볼 수 있게 했다. 검색한 자료는 물에 씻기듯 사라지는데, 조선 시대에 실록 편찬이 끝나면 훗날의 시시비비를 막기 위하여 초고(草稿)를 물에 씻어 없앴던 세초(洗草) 과정을 상상해보는 효과를 주기 위한 연출이다.
2부에서는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보물 제2029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와 <심사정 필 촉잔도권>(보물 제1986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을 별도 전시하는 공간의 배경에 46억 화소로 스캔한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를 30m 길이의 장대한 크기로 펼쳐 작품에 대한 감동을 더해준다. 소리 예술가 김준이 구현한 15채널로 구성된 생생한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그림 속 강산에 직접 와있는 듯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3부에서는 이번 전시 공간에 함께 소개되지 못한 국보나 보물로 새롭게 지정된 사찰, 누정 등 건축문화재와 대형 괘불의 생생한 영상을 상영하여 전시의 입체감을 더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관람 인원이 200명으로 제한된다.
전시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매주 전시 장면과 주요 전시품 등을 담은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전시를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www.museum.go.kr)과 국립중앙박물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하고 문화재청이 선정한 주요 전시품 30건의 온라인 전시를 21일부터 다음 갤러리(https://gallery.v.daum.net/p/premium/newnationaltreasure)에서 열 예정이다.
특히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직접 국보와 보물을 설명하는 영상도 공개된다.
국보와 보물의 궁금증을 풀어줄 온라인 강연회도 3회(29일·8월5일·13일)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www.youtube.com/user/koreanmuseum)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며 평소 궁금하게 여겼던 국보와 보물에 대한 궁금증을 강사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해소할 수 있다.
한편 이번에 출품되는 전시품 가운데 10선을 온라인에서 직접 자신만의 새로운 국보와 보물로 재현해보는 ‘새 보물 패러디 챌린지’ 온라인 행사도 시행해 매주 월요일 3명의 당첨자에게 소정의 상품을 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