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화학·물리학 교사를 지냈던 윌리엄 엘리엇 그리피스(1843~1928년)는 『은자의 나라 한국』이라는 저서로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다.
그가 한국에 머문 것은 불과 몇 주 정도였지만 한국의 선교사, 교육자, 정부 관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한국 관련 책과 자료 그리고 문서 등을 수집했다.
그의 수집품은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교 도서관에 ‘그리피스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보존돼 있었다. 여기에는 1876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1920년대까지의 한국 관련 자료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그리피스 컬렉션이 한국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99년이었다. 럿거스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유영미 교수가 우연히 그 존재를 알게 됐고 연구자들에게도 적극 소개했다. 순천향대 건축학과 양상현 교수(1964~2015년)는 그 중 한 명이었다.
‘녹두장군’ 전봉준의 압송 사진을 표지로 장식한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사진』(눈빛)이 출간됐다.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제국주의 침략과 민족운동, 조선사람들의 생활과 삶, 도시와 건축, 근대교육과 기독교 등 근대 한국의 모습이 담긴 530여장 사진으로 구성된 ‘그리피스 컬렉션 사진자료’와 함께 그리피스와 그리피스 컬렉션을 연구한 이들의 논문 7편으로 구성됐따.
사진에는 고종의 여러 사진들과 대원군·의친왕 등 인물사진은 물론 명성왕후 국장과 광릉 무덤터 등 조선 마지막 황실의 모습이 담겼다.
또한 서울 각지의 풍경과 백성들의 생활상도 생생한 사진으로 전하고 있다.
유영미 교수는 서문에서 “이 책은 그리피스 자신의 메모는 물론 새롭게 고증된 내용도 함께 담아서 ‘잠자고 있던’ 한국 근대사의 장면들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