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재앙 불러 패가망신하는 다섯 가지 원인 중 첫 번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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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재앙 불러 패가망신하는 다섯 가지 원인 중 첫 번째는?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04.29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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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㉒

[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㉒

[한정주=역사평론가] 公心(공심)이 若比私心(약비사심)이면 何事不辨(하사불변)이리오 道念(도념)이 若同情念(약동정념)이면 成佛多時(성불다시)니라.

(만약 공적인 마음을 사적인 마음에 비교한다면 어떤 일인들 분별하지 못하겠는가. 만약 도리를 이루려는 생각이 정욕을 이루려는 생각과 동일하다면 부처처럼 깨달아도 수도 없이 깨달았을 것이다.)

공심(公心)이란 ‘공정(公正)하고 공평(公平)한 마음’을 말한다. 반면 사심(私心)이란 ‘자신의 욕심과 이익만을 채우려는 마음’이다. 이러한 이유로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무엇보다 우선해서 지녀야 할 덕목이 다름 아닌 ‘공심(公心)’이다.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공정하지 않으면 부정(不正)과 부패가 득세하는 세상이 되고 공평하지 않으면 불평과 원망이 가득 찬 세상이 되기 때문이다.

『한비자』에서는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사례 중의 하나로 “임금이 탐욕스러워 만족하지 못하고, 이익만을 가까이하고 좋아한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임금이 사심(私心), 즉 사사로이 욕심을 채우고 이익만을 좇게 되면 신하와 백성 등 온 나라 사람들이 임금의 사심을 좇아 사심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는 반드시 공심이 무너지게 되고 결국 나라는 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관정요』에 기록되어 있는 위징이 당태종에게 올린 ‘유종의 미를 거두기 힘든 10가지 원인’에도 사심이 공심을 억누르게 되면 유종의 미를 거두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즉위 초년에 폐하께서는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백성의 이익을 도모하셨습니다. 오늘날에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을 위해 백성을 괴롭히고 계시며 겸손하고 검약하던 행동은 날이 갈수록 바뀌어 뽐내고 사치스러운 마음이 갈수록 늘어나십니다. 이것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할 세 번째 이유입니다.”

더욱이 『소학』에 나오는 ‘권력과 부귀를 모두 갖고 있는 명문대가에서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여 패가망신하는 다섯 가지 원인’에서도 그 첫 번째 원인으로 사심을 꼽고 있다.

“자신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 지나친 욕심을 부린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으며 주위의 비난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아무리 명문대가라고 해도 사심을 지나치게 추구하게 되면 공심을 잃게 되고 공심을 잃게 되면 온 세상의 비난과 원망을 사게 되므로 패가망신의 재앙을 받게 된다는 얘기이다.

이처럼 사심이 공심을 억누르게 되면 크게는 천하와 나라를 잃게 되고, 작게는 사람의 마음을 잃고 가문이 몰락하게 된다고 하겠다.

아울러 ‘도리를 이루려는 생각을 사랑을 이루려는 생각처럼 하라’는 『명심보감』의 가르침을 공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덕(德)을 좋아하는 마음을 미색(美色)을 좋아하는 마음처럼 하라.”

또한 공자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자하는 이렇게 말했다.

“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여색을 좋아하는 마음처럼 하라.”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는 마음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된다. 덕을 좋아하는 마음 역시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된다면 진실로 덕이 있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는 마음처럼 대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질고 현명한 사람에 가까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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