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삼성의 승리는 형식적…내용적으로는 승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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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삼성의 승리는 형식적…내용적으로는 승리하지 못했다”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07.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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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는 20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삼성은 형식적으로 승리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승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 17일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삼성그룹은 원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얻어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많은 것을 잃었다”면서 이 같이 평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을 통해 경영권 승계 기반을 강화했을지는 모르지만 승계 과정에서 추락한 평판을 만회하고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리더십을 다질 기회를 날려 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주주들과의 소통과 합리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대신 극단적인 대결을 선택함으로써 “이재용의 삼성도 과거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경제개혁연대는 강조했다. 이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삼성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키우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삼성물산 주주총회는 결코 삼성의 압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안건은 69.53%의 찬성율로 통과됐지만 이는 합병 가결을 위해 필요한 최소 지분 66.67%를 겨우 2.86%포인트 넘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애초 주주총회 승패의 관건은 엘리엇이 합병 저지를 위한 지분(33.33%)을 확보할 수 있는가였고 결과적으로 엘리엇은 그에 육박하는 지분을 모았다.

또한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정관개정 안건은 45%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배주주 일가 지분이 그다지 높지 않고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이번과 같은 표대결이 벌어진다면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삼성이 합병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전례와 내규를 무시한 채 합병 찬성 결정을 단독처리한 국민연금 덕분이라는 게 경제개혁연대의 판단이다.

더구나 국민연금이 공식적으로 의결권행사와 관련한 자문을 받고 있는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반대’를 권고한 상황에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찬성’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서 합병 주총은 절차적·내용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주주총회에서 반기를 든 주주들과 일방적인 여론몰이에 호도되지 않는 국민여론이 삼성에게 던지는 경고와 교훈을 무시한 채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삼성식 경영만을 고집한다면 삼성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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