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왕실문화도감 제5책 『무구(武具)』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무구’는 유물의 다양한 그림삽화와 시각자료를 함께 수록한 책으로 ’군사‘를 주제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간하는 사전식 도감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 문화에 대해 일반인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축적을 위해 ‘조선왕실 복식’(2012년), ‘궁중악무’(2014년), ‘국가제례’(2016년), ‘의장’(2018년)을 발간해 왔다. 이번에는 왕실문화도감 마지막 편으로 무기와 갑옷 등 군사 관련 기물을 아우르는 조선 시대 ‘무구’(武具)를 대상으로 각종 자료를 수록했다.
그동안 군사와 관련된 주제는 학계에서도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용어와 내용이 어려워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였다. 이번에 발간하는 무구 도감은 국내와 해외에 소장된 무구 유물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각자료와 알기 쉽게 풀이한 용어로 일반인이 우리나라 전통 무기를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왕은 군대의 수장으로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군대운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병서 간행과 무기 개발에 적극적이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위력이 좋은 무기를 접하면 이를 받아들여 직접 생산이 가능하도록 해 국방력을 강화했다.
이번 발간물에서는 조선 시대 무기와 군사 복식을 성격별로 궁시, 화포, 도검, 창, 타살무기, 복식 총 6장으로 분류해 134점의 무구 삽화를 공개했다.
이번 도감에서는 세부 문양, 무기 사용법, 다양한 구조 등을 세밀한 그림으로 구현해 무기를 처음 접하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 활의 사용 방법, 화포의 세부 구조, 갑옷의 내부 구조, 의장용 무기들의 세밀한 문양들을 세밀하게 삽화로 구현했다.
무구와 관련된 기초 자료로 각종 병서와 의궤, 조선왕조실록 등의 고문헌의 도설과 관련 회화자료들의 고화질 이미지를 함께 수록했다.
특히 이번 발간물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무구가 찍힌 유리건판 자료 44점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이왕가박물관 소장 유물을 촬영한 것으로 당시 유물의 상태나 현재 남아 있지 않은 재료와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화포 가장 뒷부분의 모병(冒柄)에 자루가 꽂혀있는 모습이 남아있는 불랑기포 유리건판은 매우 희귀한 자료다.
한편 유물의 구조와 문양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거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내시경과 적외선 카메라와 엑스레이(X-ray) 촬영 등 과학적 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철퇴 돌기에 입사로 장식된 전서체 글씨가 확인됐으며 『사기(事記)』에 수록된 「유후열전(留侯列傳)」의 기록과 일치하는 문구임을 밝혀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교육·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발간된 왕실문화도감 전권에 수록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의 삽화의 원본파일과 사진·그림 파일을 올해 7월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에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국공립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배포하고, 더 많은 국민이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무구』의 발간으로 군사 관련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물을 포함한 시각자료 뿐 아니라 각종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우리나라 군사 관련 연구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