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야구는 중독성 진한 ‘마리하나’…속을 알 수 없는 김성근의 ‘양파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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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야구는 중독성 진한 ‘마리하나’…속을 알 수 없는 김성근의 ‘양파야구’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5.18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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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볼넷 6점차 역전드라마…이글스파크 올 시즌 10번째 매진
▲ 10회 강경학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승한 한화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홈페이지>

‘마리하나’. 프로야구 한화를 일컫는 신조어다.

한화 야구는 길다. 지겹다. 그런데 중독성이 강하다. 결국 황홀해진다.

본래 ‘마리화나(Marijuana)’는 야생대마의 잎이나 꽃을 원료로 해 만든 마약이다. 주로 담배에 섞어서 피운다.

프로야구 한화의 닉네임 ‘마리하나’와 닮은 점은 강한 중독성이다. 쉽게 끊을 수 없다는 것.

등 돌렸던 팬들도 이제 그 중독성에 빠졌다.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와 넥센의 경기.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올 시즌 벌써 10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 프로야구 한화, 끝내기 볼넷 6점차 역전드라마
한화가 넥센을 상대로 6점 차의 열세를 뒤집었다.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우리끼리 얘기로 6점차는 이미 끝난 게임. 하지만 한화는 0-6에서 시작했고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것도 연장 10회 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뒤집힌 팀은 머리에 쥐날 일이고 뒤집은 팀은 환각증상의 짜릿함을 맛봤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각종 음료의 효능’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한 여성이 차, 커피, 보드카, 마약까지 4단계로 나눠 마신 후 변화된 얼굴 표정을 그림으로 나타냈다.

먼저 차를 마셨을 때 여성은 흐릿한 색감으로 표현해 안정되고 차분한 느낌. 이어 커피를 마셨을 때는 차를 마셨을 때보다 생기가 돌고 기분이 더 좋아진 상태였다. 차를 마셨을 때 보다 눈썹도 살짝 올라가 있고 색감도 더 진했다.

▲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차, 커피, 보드카, 마약까지 4단계로 나눠 마신 후 변화된 여성의 얼굴 표정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보드카를 마신 여성의 표정은 차를 마셨을 때보다 채도가 높았다. 더 기분이 좋아졌지만 약간 흥분돼 있는 상태임을 나타냈다. 끝으로 마약을 복용한 여성의 얼굴은 무지개 빛깔 물감을 풀어놓은 듯 환각증세의 흐릿한 실루엣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프로야구 한화 팬들이 그랬다. 6점차 포기상태에서 막판 뒤집기의 짜릿함. 그들은 무지개 빛깔의 기쁨을 한껏 만끽했다.

◇ 한화생명, 자산 100조원 시대에 부흥하는 승부야구
넥센과의 홈경기 초반 한화는 6대 0까지 뒤졌다. 하지만 거센 추격전을 펼쳤다.

9회 말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김경언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동점을 만들었고 10회 강경학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7대 6. 집 나갔던 승리를 되찾아왔다. 한화생명의 자산 100조원시대에 걸 맞는 야구였다.

만약 한화가 패했다면 시즌 첫 3연패.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질 위기였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반 뒤진 상황에서도 ‘필승조’ 박정진과 권혁을 잇달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끝내 역전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 2연패만 4번 기록한 한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연패 이상을 당하지 않은 팀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한화담당 기자들은 3D직종이 됐다. 기사 송고를 마치면 밤 11시 넘기기는 일쑤다. 뒤풀이로 한잔 하면 12시, 새벽1시가 훌쩍 넘어간다. 버스타고 집에 들어가긴 또 텄다.

그래도 담당기자들은 김성근의 양파야구를 좋아한다. 양파야구는 시쳇말로 껍질을 까도까도 끝이 없다는 것. 어디부터가 진짜 알맹인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다. 쓸 거리가, 또 얘기 거리가 많다는 건 기자로서 행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한화 야구기자들의 입가엔 늘 ‘양파미소’가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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