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상장사 영업이익 1위…삼성전자 ‘꼴찌’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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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작년 상장사 영업이익 1위…삼성전자 ‘꼴찌’ 굴욕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4.03.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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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삼성전자 52년 만에 조 단위 손실…11조원 이상 영업적자

국내 상장사 중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영업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 1위 자리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09년부터 14년 동안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전자는 1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최고 자리에 올라설 때 삼성전자는 지난 1972년 이후 52년 만에 조 단위 영업손실을 기록해 두 기업 간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VS 꼴찌 기업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준 영업이익은 2023년도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모기업을 포함해 종속 기업까지 경영 실적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 연결 재무제표라고 한다면 모기업에 대한 경영 현황을 보여주는 것은 별도(개별) 재무제표에 해당된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 한 해 국내 상장사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올린 회사는 현대차였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6709억원. 직전해 기록한 2조8285억원보다 3조8424억원 이상 많아졌다. 증가율로 보면 1년 새 이익이 135.8%나 퀀텀점프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른 것은 두 가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첫째는 2000년 이후 현대차가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처음 올라섰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영업이익 2위를 해본 것이 그나마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때도 삼성전자와 영업이익을 비교해보면 2~5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1~2위 간 격차는 컸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난해 현대차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1년 4조6844억원 상당의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5조원대를 건너뛰고 6조원대 영업이익으로 직행하며 상승세를 탔다.

현대차에 이어 같은 그룹 계열사 기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넘버2 자리를 꿰찼다.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3056억원.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의 영업이익을 100이라고 하면 기아는 94.5 수준을 보였다. 다소 근소한 차이로 현대차에게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준 셈이다.

기아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4조964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현대차 4조3737억원보다 다소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10~12월) 현대차가 뒷심을 발휘하며 기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를 차지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꼴찌를 하며 체면을 구겼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만 11조5262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전해 기록한 영업이익 25조3193억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1년 새 수직낙하했다.

지난 한 해 10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전자로서는 2023년은 뼈아픈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1969년 창업한 삼성전자는 2023년까지 55년 동안 영업적자를 본 것은 4번에 불과했다. 영업손실을 본 4번 중에서도 3번은 창업 첫해인 1969년(-70만원·매출 대비 영업손실률 –1.9%)을 포함해 1970년(-1700만원·-5.3%)과 1971년(-2200만원·-7.9%)으로 모두 창업 초기였다. 삼성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이 삼성전자의 문을 열고 초기 3년 정도만 적자를 기록했을 뿐 1972년부터 2022년까지 50년 넘게 영업이익 행진을 지속해오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한 시점은 1993년(1조3087억원)이다. 2004년에는 12조168억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쾌거도 맛봤다. 당시 삼성전자를 이끈 대표이사급 경영자는 5명이었다. 당시 직위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윤종용·이학수·이윤우 부회장·최도석 사장 등 5인방이 영업이익 10조 시대를 여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2004년을 포함해 삼성전자가 창업 이후 지난해까지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모두 13번 있었다. 이 중에서도 2018년에는 43조6994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이때 삼성전자를 이끈 전문경영인은 당시 기준으로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김현석·고동진 사장이었다.

앞서 3명의 대표이사가 재직할 때 올린 40조원대 영업이익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에도 34조8570억원으로 삼성전자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보였다. 이때 삼성전자를 이끈 전문경영인은 당시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신종균 사장 3명이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연속으로 지켜왔다. 그러나 15년째가 되는 지난해에는 현대차에게 1위를 내주게 됨은 물론 상장사 중에서도 가장 큰 영업손실을 보며 1위에서 맨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로서는 단순히 현대차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사실보다 10조원이 넘는 적자를 보며 상장사 중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다행히 연결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6조5669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고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021년 51조633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43조3766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이전해보다 85% 정도로 이익이 급감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가 상장사 중 1위에 등극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조1269억원 이상으로 6조원대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배 이상 따돌리며 최고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는 별도와 연결 기준 모두에서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하는 2관왕에 오른 셈이다. 기아도 지난해 11조6078억원으로 연결 기준으로 10조원대 영업이익 반열에 진입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사실보다 올해와 내년 사이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전환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CEO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이끄는 경영진은 좀더 명확한 비전과 시대를 읽는 통찰력을 발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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