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확보·국내 투자 지원 확대로 美 IRA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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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확보·국내 투자 지원 확대로 美 IRA 대응해야”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11.1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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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전기차·배터리 등 국내 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핵심광물·부품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 확보와 국내 리쇼어링과 국내 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발표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효에 따른 대응방향 검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16일 美 바이든 대통령이 IRA에 서명에 따라 최종 발효됐다. IRA는 환경 에너지, 보건, 조세 등의 분야에서 총 437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미국 내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에 대응 등을 추진한다.

전기차 관련 미국 내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강화하고 중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려는 미국의 의도로 해석된다. 해당 내용에는 미국산 전기·대체에너지 차량 구매 시의 세액공제 내용이 포함돼 있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IRA이 발효됨에 따라 국내 전기차·배터리 등 제조업체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 세계 주요 산업 생산시설이 미국으로 쏠릴 수 있어 이는 국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IRA는 세액공제를 통한 미국 내 리쇼어링 유도하기 위해 배터리 광물·부품 조달비율 충족한 기업에 전기차 신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최종 조립 조건, 배터리 핵심광물 조건, 배터리 부품 조건, 차종 가격 상한, 구매자 소득 상한 등의 IRA 상 규정된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광물은 리튬(Li), 니켈(Ni), 코발트(Co), 흑연(Graphite)이고 중국이 주요 핵심광물의 원광석을 대부분 수입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상품성 금속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IRA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기 위해 최종조립 조건뿐만 아니라 2023년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광물 40% 이상(비율 80%까지 매년 증가)과 주요부품 50% 이상(비율 100%까지 매년 증가)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공급받거나 북미 지역 내에서 재활용된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IRA 규정에 부합하는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중국에 대한 핵심광물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수입국의 후보는 칠레,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세액공제 등 혜택을 제공해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산업 생산시설을 미국 내로 유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2014년 해외진출기업복귀법 제정 이후 114개 기업만이 국내로 복귀하는 저조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에 비해 미국 등 주요국으로 진출하거나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은 자국 내 생산시설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은 해외진출기업복귀법에서 국내 복귀기업을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어 리쇼어링의 다양한 형태를 포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행법의 리쇼어링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을 통해 형태는 다르더라도 국내 경제나 생산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리쇼어링에 대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산업 유치를 위해 첨단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R&D 보조금, 세제 등에 추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비용상의 어려움 때문에 중소기업의 국내 유턴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앞으로 우량기업의 유턴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유턴 기업에 대한 혜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법인세율은 독일이 25%→15%로, 대만이 25%→17%로, 일본이 혁신기술투자기업 20%로 인하했고 미국이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25% 신설했으며 대만이 R&D 15% 공제 등 세액공제율을 상향했다.

반도체·전기차 등 국내 대기업의 대규모 해외투자가 예상돼 투자액이 해외로 쏠리면 국내 투자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세계 주요국은 법인세, R&D 비용 등 조세감면, 보조금 지급 등 지원 확대해 자국에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도 국내 투자에 대해 기업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해 해외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총 7조8000억원을 투자해 8100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약 2조3500억원 세액공제(IRA 30%)를 받을 예정이다. 또한 삼성은 텍사스주에 20년간 총 250조원을 투입해 11개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고 1만개 일자리를 창출해 약 62조5000억원 세액공제(미국 반도체지원법 25%)를 받을 예정이다.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확보와 첨단기술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인상 등에 대한 지원과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또한 한국 국회에 계류 중인 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 투자 세액공제율 인상을 주요 골자로 하는 반도체 특별법(K칩스법)이 조속히 통과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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