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수출증가율 언제까지?…“기저효과·원자재 가격상승 착시 감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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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릿수 수출증가율 언제까지?…“기저효과·원자재 가격상승 착시 감안해야”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7.05.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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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수출 증가율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같은 기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연속성이 다소 떨어지는 재료의 수출액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출 물량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출 금액에 반영된 것 역시 수출 증가율 기대감을 반감시키고 있다.

15일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4월 수출은 51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2% 급증했다.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4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평판 DP, 일반기계, 선박,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9개 품목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선박은 71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반도체는 71억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선박부문 최대 실적은 고부가가치선과 고정식해양설비 등 해양 플랜트 2척이 기여한 바가 컸다.

그러나 고가의 해양플랜트 수조는 연속성이 지속되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선박을 제외한 수출액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게 흥국증권의 지적이다.

실제 지난 4월 수출에서 연속성이 떨어지는 재료인 선박 품목 71억3000만 달러를 제외한 금액은 438억7000만 달러다. 작년 4월 수출 410억 달러 가운데 선박을 제외하면 7% 증가율에 불과하다.

작년 4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 462억 달러보다 약 11% 급감했다. 따라서 올해 4월 선박 제외 금액인 438억7000만 달러는 재작년 4월 462억 달러보다 오히려 약 4.5% 감소한 수치다.

김문일 흥국증권 이코노미스느는 “작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연속성이 다소 떨어지는 선박 금액을 제외하면 국내 수출이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수출 금액은 증가세와 달리 중량(톤) 관련 수출 물량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량(톤) 관련 수출물량은 작년 4월 1720만 톤에서 올해 4월 1579만톤으로 줄었다. 반면 수출 금액지수는 작년 4월 106.7을 기록했고 올해 3월 130.9를 기록하며 증가했다. 수출 물량은 감소했는데 금액은 증가했기 때문에 가격 효과가 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흥국증권은 가격 효과가 컸던 원인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 반등을 꼽았다.

실제 종가기준 유가(WTI)는 배럴당 작년 1월20일 36.98달러를 기록한 후 올해 4월11일 53.79달러로 45.4% 반등했다. 또한 전기동, 즉 구리 가격은 톤당 작년 1월15일 4331달러를 기록한 후에 올해 2월10일에는 6090달러로 40% 반등했다.

유가(WTI)와 구리 가격 등 주요 원자재 가격반등이 세계 경제성장률 개선에 기여한 측면이 컸다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반등의 주요 원인은 연준 금리인상 우려가 올해 1분기에 완화됐고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상당부분 기여했기 때문이다.

4월 수출 기준 철강제품 수출 단가는 전년비 16.3% 상승했고 석유화학 제품 단가는 25.6% 급등했다. 수출 물량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출 금액에 반영된 것이다.

흥국증권은 이처럼 수출 금액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물량 증가가 아닌 상당부분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면서 적어도 6월14일까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크게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6월14일에는 FOMC가 예정돼 있고 시장은 연준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일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금리인상 기조와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중국 경기 개선 기대감 약화 추가로 미국 원유 공급량 확대를 감안하면 작년 중순부터 지속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효과를 앞으로 국내 수출에서 기대하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내 수출이 올해 하반기까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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