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빛 좋은 개살구’…사상 최고치 지수 경신에도 상장기업 45.1%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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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빛 좋은 개살구’…사상 최고치 지수 경신에도 상장기업 45.1% 하락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7.05.15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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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지수 상승 견인 외국인 순매도 전환…개인투자자 순매수로 ‘손실 자초’

[박철성의 주간증시] 지수 상승 견인 외국인 순매도 전환…개인투자자 순매수로 ‘손실 자초’

개인투자자(개미)들이 곳곳에서 한숨짓고 있다. 국내증시의 코스피 지수 그래프는 한술 더 뜬다. 조정을 암시하고 있다.

이번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도돌이표에 충실(?)했다. 외국인은 팔았고 그걸 개미가 샀다. 결국 돌다리 두드리다 돌다리에 금이 간 형국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설이 또다시 확산하고 있다. 출범 이후 20일 만에 제기된 1차 탄핵설은 ‘트럼프 혐오증’이라는 막연한 이유였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좀 다르다. 2차 탄핵설은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건이 직접적인 발단이다.

트럼프 탄핵설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1차 탄핵설이 제기될 당시 여론조사에서 탄핵 지지도는 40%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정부의 최대 피해자인 히스패닉과 이슬람계를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 코스피 지수 주봉 그래프. 지난주 캔들의 위 꼬리는 당분간의 조정을 암시하고 있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이런 상황에서 개미들의 푸념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증시의 그래프 빛깔이 너무 곱다. 한입 베어 물었다. 그런데 시큼털털, 금세 얼굴이 일그러졌다. 개살구였다”는 것.

개미들이 체감하는 국내증시의 현주소는 ‘빛 좋은 개살구’였던 것이다. 시쳇말로 물은 좋다는데 계좌는 온통 마이너스인 파런 숫자들뿐이다. 손실을 어찌 만회해야 좋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장중 2300선을 뛰어넘었다. 코스닥 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5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코스피는 13.32%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2.56% 상승했다.

하지만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한 상장사는 전체의 45%가 넘었다. 10개 종목 가운데 거의 절반이 하락했다는 얘기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코스닥에서 주가가 하락한 비중이 유가증권시장보다 컸다. 개미들이 허탈해하는 이유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750개 상장사 가운데 302개(40.3%) 종목의 주가가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432개(57.6%). 보합이 7종목, 올해 상장해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29일) 종가가 없는 종목이 9개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체 1223개 상장사 중에서 588개(48.1%) 종목이 내렸다.

오른 종목은 596개(48.7%)로 내린 종목보다 많았다. 하지만 코스피와 비교하면 하락 종목의 비중이 7.8%포인트 더 높았다. 보합은 19개, 올해 상장 종목 20개 등이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치면 전체 상장기업의 45.1%가 내린 셈이다.

지난 12일 외국인은 6거래일 만에 순매도에 나섰다. 코스피 지수 주봉 그래프에 위 꼬리를 달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0.34포인트(0.45%) 떨어졌다. 2286.03에 마감했다. 끝내 2290선을 반납했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게 결정적이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인 3065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기관도 10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문제는 팔려고 토한 물건을 개미들이 받았다는 것. 개인투자자는 6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섰다. 올해 최대 규모인 365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번에도 거꾸로 매수를 했던 것이다.

개미의 시장 참여가 늘면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5887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날 거래대금은 6조3226억원에 달했다.

▲ 코스피 지수 45분 봉 그래프. 오랜 시간은 아니나 당분간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예측 분석이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이번 주(15∼19일) 코스피는 1분기 실적 발표의 마무리 국면이다. 분위기와 정황상 숨 고르기 장세가 불가피하리란 분석이다.

물론 수출과 1분기 기업 실적 등 국내 경제지표들은 지속해서 호조를 보인다. 글로벌 자금도 위험자산(주식) 선호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긴 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신고가를 찍은 상단의 차익실현 매물과 중국·미국의 경제지표 하락 가능성은 상승폭을 제한할 요인으로 꼽힌다.

또 14∼15일 양일간 28개 회원국의 지도자가 참가하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포럼의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분명한 것은 현 장세는 상승장이다. 중장기 주도 주의 비중확대와 실적주 옥석 가리기의 호기라는 사실이다. 여기엔 선구안이 전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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