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최종 목적지는 롯데케미칼?…작년 영업익 356.8%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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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최종 목적지는 롯데케미칼?…작년 영업익 356.8% 급증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6.06.1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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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2만기업연구소, 매출 포지션 1위 롯데쇼핑 당기손익 꼴찌…롯데케미칼이 핵심 계열사

롯데그룹을 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핵심계열사로 급부상한 롯데케미칼을 겨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외형에서는 롯데쇼핑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은 롯데쇼핑의 두 배에 달할 만큼 급성장했다.

16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 계열사는 91개로 지난해 총 매출액이 68조2833억원에 달했다. 전년 66조7237억원보다 2.3% 상승한 수치다.

이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업종 100개 기업의 매출을 합한 금액 64조165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국내 조선 업종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 외형을 롯데그룹이 책임지고 있는 격이다.

2014년 대비 2015년 롯데그룹 영업손익은 25.8% 상승했다. 2014년 3조2099억원에서 2015년 4조386억원으로 한 해 사이 영업이익이 8287억원 올랐다.

반면 당기손익은 1년 사이 2.08% 줄었다. 351억원의 순이익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2014년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7306억원, 2015년은 1조6955억원이었다. 덩치는 조금 성장했지만 실질적인 회사 내실은 더 허약해졌다는 의미다.

작년 기준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롯데 계열사는 15개로 집계됐다. 이중 롯데쇼핑의 매출 규모가 가장 컸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16조1773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23.7%를 차지했다. 롯데그룹 매출의 4분의 1을 롯데쇼핑 한 회사에서 올리고 있는 셈이다.

넘버2는 롯데케미칼로 매출은 8조4719억원이었다. 그룹 내 매출 포지션은 12.4%였다. 이어 호텔롯데(4조3285억원), 롯데건설(4조1281억원)이 각각 6.3%, 6.0%를 차지했다.

이외 롯데하이마트 3조8961억원(5.7%), 코리아세븐 3조799억원(4.5%), 롯데로지스틱스 2조8453억원(4.2%), 롯데칠성음료 2조1948억원(3.2%), 롯데제과 1조7751억원(2.6%) 순으로 파악됐다.

이들 매출 상위 10개 계열사의 매출 규모만 49조6965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72.8%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매출 5000억~1조원 미만 대기업군은 9개로 나타났다. 롯데 계열사 중 26.3%는 매출 5000억원이 넘는 대기업 규모의 회사였다. 1000억~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은 14개 회사가 포함됐다.

부산롯데호텔(3666억원), 대홍기획(3613억원), 바이더웨이(2348억원), 롯데자산개발(1257억원) 등은 중견회사군에 속했다. 이외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54곳(59.3%)으로 가장 많았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볼 때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이라는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건설, 롯데하이마트 같은 중소형 함대들이 편대를 이루며 움직이는 모양새다.

 

◇ 롯데케미칼 영업이익 롯데쇼핑보다 2배 높아

매출 외형과 달리 내실에서는 작년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이 롯데쇼핑보다 2배 가까이 앞섰다.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의 총 영업이익은 4조386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였다. 매출 1위 롯데쇼핑의 2014년 영업이익은 9934억원으로 1조원에 조금 못 미쳤다. 하지만 1년 사이에 7147억원으로 28%나 뚝 떨어졌다.

그룹 내에서도 영업이익 비중은 17.7%로 넘버2로 주저앉았다. 문제는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2013년 이후 내리막길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이 오래되면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반면 매출 2위인 롯데케미칼은 2014년 3743억원에서 2015년 1조3357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한 해 사이 356.8%나 증가했다. 이는 롯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33.1%나 되는 비율이다. 롯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1 정도는 롯데케미칼이 책임졌다는 얘기다.

3위는 호텔롯데(3235억원)로 그룹 내 영업비중은 8.0%였다. 4~6위는 각각 롯데카드(1747억원·4.3%), 롯데하이마트(1601억원·4.0%), 롯데건설(1595억원·4.0%) 순이었다.

이외 영업이익 상위 10걸에는 에프알엘코리아(1563억원), 롯데칠성음료(1470억원), 롯데캐피탈(1193억원), 롯데제과(1191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긴 롯데 계열사는 앞서 10개가 전부였다. 이와 달리 32곳(35.1%)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영업적자를 본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롯데물산(-151억원), 롯데자이언츠(-146억원), 롯데제이티비(-135억원) 등이다.

◇ 매출 1위 롯데쇼핑 당기손익은 꼴찌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 중 당기손실을 맛본 기업은 37개(40.7%)나 됐다. 롯데 계열사 10곳 중 4곳은 한 해 회사 곳간을 갈아먹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매출 1위이면서 영업이익 2위 기업인 롯데쇼핑도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롯데쇼핑의 작년 당기손실액 규모는 3044억원이나 됐다. 그룹 계열사 중 가장 컸다. 매출은 1위지만 당기손익은 그룹 계열사 중 꼴찌를 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롯데그룹 내 최고 알짜 회사는 롯데케미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703억원(51.4%)이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올린 당기순이익 중 절반은 롯데케미칼에서 나왔다.

한마디로 상징적으로는 롯데쇼핑이 그룹의 실세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그룹 내 핵심 파워는 롯데케미칼로 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4년만 해도 롯데케미칼의 당기순이익은 2255억원으로 당시 롯데쇼핑(5453억원) 순이익보다 2배 적었다. 그런데 1년 사이 그룹내 위상이 바뀌었다. 롯데쇼핑은 당기손익 꼴찌라는 불명예를 받았고 롯데케미칼은 이전해보다 당기순이익이 3.8배나 급성장하며 롯데를 이끌어가는 라이온킹으로 바뀌었다.

당기순이익 넘버2는 영업손익 꼴찌인 롯데물산으로 파악됐다. 작년 당기순이익만 2260억원으로 그룹 내 13.0% 비중을 보였다. 여기에는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 지분을 31.27% 확보해 받은 배당금이 높았기 때문이다.

3~5위는 롯데카드(1342억원), 호텔롯데(1195억원), 에프알엘코리아(1194억원)가 차지했다. 반면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리아(-571억원), 바이더웨이(-547억원), 롯데제이티비(-159억원), 롯데자이언츠(-159억원) 등은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 비금융회사 30%는 고위험 기업군

롯데그룹 계열사 91곳 중 비금융회사는 81곳이었다. 또 81곳 중 9곳은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군도 15곳이나 됐다. 롯데 비금융회사 81곳 중 29.6%는 재무 상황이 건실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또한 롯데그룹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9만6609명으로 전년 9만6442명보다 167명 증가했다. 이중 지난해 3만1868명의 직원을 둔 롯데쇼핑은 면세점 탈락 이후 직원 수가 전년보다 3286명(9.3%↓)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10명 중 1명꼴로 롯데쇼핑을 떠났다는 얘기다.

롯데리아도 2014년 대비 2015년 258명 줄어들었다. 지난해 롯데리아 직원은 1만1397명이었다. 호텔롯데(20명↓), 롯데제과(22명↓), 롯데하이마트(60명↓) 등도 직원 수가 한 해 사이 감축됐다. 이들 세 회사의 지난해 직원 수는 각각 5253명, 4845명, 3893명이었다.

반면 에프알엘코리아는 2014년 4004명에서 2015년 4573명으로 한 해 사이 569명 늘었다. 롯데케미칼도 롯데건설도 각각 194명, 190명 증가했다. 두 기업의 작년 직원 수는 각각 3034명, 2943명이었다.

한국2만기업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롯데그룹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최종 목적지는 지난해 당기손실을 본 롯데쇼핑보다는 상대적으로 2014년 대비 2015년에 크게 이익을 낸 롯데케미칼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검찰 수사와 롯데홈쇼핑 영업중지 조치 요인 등으로 올해 롯데 그룹 전체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1조원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직원 수도 감소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롯데그룹 국내 계열사를 대상으로 2014년과 2015년 매출, 영업·당기손익, 부채현황, 직원 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항목별 금액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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