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금융 1561조원…1년 새 160조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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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금융 1561조원…1년 새 160조원 증가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4.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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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의원, GDP대비 108.3%…26개국 중 7번째로 높은 수준

우리나라 그림자금융 규모가 지난해 말 1561조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에 비해 160조원 늘어난 수치다.

조사대상 26개국 중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번째로 크다.

국회 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3일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특정금전신탁 등을 통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발행이 늘어나면서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 강화를 포함해 차제에 그림자금융에 대한 미시·거시적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은 복잡한 금융거래 상품을 통해 은행과 유사한 자금중개기능을 수행하지만 은행과 달리 엄격한 감독·규제를 받지 않는 영역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광의의 기준을 적용한 우리나라 그림자금융 규모는 1561조원에 달한다. 1년 새 157조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신탁계정은 70조원가량 증가해 전체 그림자금융의 급증세를 견인했다. 해당 신탁계정 항목에는 은행·증권사·보험사의 특정금전신탁계정이 모두 포함돼 있다.

협의의 기관 및 상품 기준으로도 기관은 지난해보다 30조원 증가한 646조원에 달했으며 상품은 57조원 증가한 564조원에 달했다.

상품 중 ABS 및 ABCP는 1년 새 32조원 증가해 전체 상품 증가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ABCP가 14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주택금융공사에서 발행한 주택담보부증권(MBS)과 기타 유동화자산이 각각 12조원과 6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최근 증권사들은 특정금전신탁 등을 통한 ABCP 판매를 늘려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말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121조2107억원에 달한다. 이는 5년 새 70조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이 간접금융보다 직접금융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로 이 과정에서 동양사태에서와 같이 대규모 기업집단의 비금융계열사 지원을 위해 금융계열사를 편법 동원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바 있다.

또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의 채무불이행 문제가 불거진 당시에는 ABCP 시장이 전반적으로 경색되면서 수조원의 ABCP매입약정을 한 증권사들의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KT ENS가 대출사기 혐의에 연루되면서 지급 보증한 ABCP의 차환에 실패,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그림자금융은 불완전판매 등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미시적 위험에서부터 시스템리스크에 이르는 거시적 위험까지 상존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2009년 증권사의 지급결제제도에 참가가 허용되고 지난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돼 증권사의 기업 대출까지 허용된 만큼 향후 이를 중심으로 그림자금융 규모의 증가와 질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대비 그림자금융의 규모는 올해 처음 100%를 넘어 영국·미국 등에 이어 조사 대상 26개국 중 7위에 달했다.

박원석 의원은 “증권사들에 대한 지급결제제도 참여와 기업대출이 허용됨으로써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며 “그림자금융의 부실이 지급결제리스크 등 시스템리스크로 표면화될 가능성도 커진 만큼 이에 대한 감시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일 취임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인사청문회 당시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서에서 그림자금융에 대한 점검 강화를 금융안정을 위한 5대 핵심과제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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