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육사출신 감사 아들 회사에 16년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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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 육사출신 감사 아들 회사에 16년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10.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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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의원, “최근 5년간 거래 규모만 2021억원…유착·비리·특혜 여부 밝혀낼 것”
▲ 한국조폐공사 전경.

한국조폐공사가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 16년간 육사 출신 감사의 아들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거래규모는 2021억원에 달한다. 거래 276건 중 3건을 제외하면 전부 수의계약이었다.

지난해부터는 조폐공사의 골드바 사업에 제조업체로도 선정해 해당 기업의 회계법인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나왔지만 입찰을 따내고 외주가공업체 평가도 무사통과했다.

1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1999년 4월 설립 채 1년이 되지 않은 자본금 5000만원의 G사를 기념주화 소전 납품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02년에는 조폐공사의 월드컵기념주화 은소전 납품업체로 선정하고 2008년에는 특수압인물을 취급하는 외주가공업체로 선정하기도 하는 등 최초 선정 당시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문제는 G사의 대주주인 이모씨가 지난 1992~1994년 조폐공사에 감사로 재직했던 육군사관학교 18기 예비역 소장 이근택씨의 아들이라는 점이다.

이모씨는 지난해 기준 G사의 지분 27.1%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모씨의 부인(17.5%)과 남동생(4.4%)의 지분을 모두 더하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사가 조폐공사 납품업체로 처음 선정될 당시 조폐공사의 감사 역시 육사 21기 예비역 소장 이석복씨였다.

사실상 조폐공사가 육사 출신 감사의 아들 회사를 협력·납품업체로 선정해 놓고 일감 몰아주기를 한 셈이다.

실제 조폐공사가 거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최근 5년간 G사와의 거래규모는 총 2021억원에 달한다. 거래건수 279건 중 3건을 제외하고는 수의계약 또는 3자 계약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

조폐공사가 자체 골드바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에는 G사가 해당 골드바의 제작도 맡았다.

조폐공사가 지난해 G사로부터 매입한 골드바 매입금액은 266억원으로, 이는 G사의 매출액에 그대로 반영됐다. 2013년 692억원이었던 G사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954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다.

또한 G사의 매출실적이 확인 가능한 2011년과 2012년의 경우 각각 71.9%와 68.5%가 조폐공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이었다. 사실상 매출 대부분이 조폐공사로부터 발생한 것이다.

조폐공사는 G사를 지난 2014년 골드바 제작업체로 선정해 골드바를 매입했다. 그러나 저중량 골드바 일부를 제외하고는 경쟁 입찰을 하지 않았다. 저중량 골드바의 입찰도 이미 골드바 사업이 시작된 뒤인 올해 2월에나 시행됐다.

이에 대해 조폐공사는 2008년 G사를 특수압인물을 취급하는 외주가공업체로 선정했기 때문에 골드바 제작을 맡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G사의 외주가공업체 선정당시 골드바는 특수압인물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조폐공사는 올해 7월 외주가공업체 재평가를 실시했다면서 자금·품질·생산 등 부적격 사유가 없는 업체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G사는 지난 2014년 회계법인 감사의견에서 감사범위 제한으로 정상이 아닌 한정 의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정 의견은 회계감사 결과 중요한 회계정보가 누락되거나 회계기준을 준용하지 않은 경우 제시되는 의견으로 상장기업의 경우 한정의견을 받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연속해서 두 번 같은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된다.

올해 5월 조폐공사 자체감사에서도 골드바 사업이 제조 발주 요청, 금형 관리, 가공품 반출입 등에 있어서도 미흡하게 운영된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박원석 의원은 “공기업이 육사출신 감사의 아들이 설립한 회사에 16년간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폐공사와의 유착이나 비리, 감사 출신 아들 회사로 특혜가 없었는지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따져 묻고 상임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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