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고 싶은 기자들의 촌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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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은 기자들의 촌지 이야기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5.22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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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을 일컬을 때 부정적인 의미로 따라붙은 단어가 있다. 돈봉투, 즉 촌지다. 적게는 몇 만원에서부터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건네진다.

때로는 상품권으로 전달되기도 하며 골프나 성 접대와 같은 행위로 건네지기도 한다.

모든 기자들이 촌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돈봉투 이외에는 별반 죄의식 없이 받아들이기도 한다.

신간 『촌지』(지식공방)는 이 같은 언론계의 촌지를 다루고 있다.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지방과 해외출장 등을 다니는 과정에서 받던,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90% 실화로 담았다.

현재도 언론계에 몸담고 있는 저자는 1980년대 한국은행 출입기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낯뜨거웠던 68가지 실화를 5부로 나눠 기록하고 있다.

과거 노태우 대통령이 하사했던 촌지봉투를 6 ․ 29 봉투라고 불렀고 김영삼 대통령은 출입기자들의 생일에 봉황이 새겨진 상자에 담긴 생일 케이크를 빠뜨리지 않았던 과거사도 소개하고 있다.

 

장관의 수행기자로 미국 출장을 갔을 때의 취재 일정은 적나라하다. 출장비용은 당연히 정부의 몫이다. 욕실이 7개나 되는 호화판 호텔에 투숙하고 장관이 비서관을 통해 기자들에게 촌지를 전달한다. 기자들은 그 촌지로 취재가 아닌 관광을 즐긴다.

촌지를 둘러싸고 기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불협화음도 빼먹지 않는다. 촌지봉투를 공평하게 가르지 않고 차별하면 촌지를 덜 받은 기자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성골기자·진골기자·평민기자라는 우스꽝스러운 골품이 존재했을 정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자와 취재원 사이에 있었던 촌지의 실화를 가감 없이 담아 마음의 선물인 촌의(寸意), 촌정(寸情)을 대변하는 촌지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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