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릴 때와 갚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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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빌릴 때와 갚을 때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4.28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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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73)
 

[한정주=역사평론가]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릴 때의 마음과 돈을 갚을 때의 마음은 다르다.

그러나 인덕(仁德)이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재번역)

貸人錢時心 與償人錢時心異 吉祥之人不如是. 『이목구심서 3』

화장실 갈 때와 화장실 나올 때의 마음과 같아서야 되겠는가? 궁색하고 가난할 때도 떳떳해야 하고 여유롭고 부유할 때도 떳떳해야 한다.

박지원이 지은 ‘허생전(許生傳)’의 주인공 허생을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그는 처지가 궁색하고 행색이 남루할 때도 얼굴에 비굴한 빛이 없었고, 은 백만 냥을 번 거상이자 거부가 된 다음에도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하소연할 곳 없는 사람들을 찾아서 도왔다.

궁색하고 가난할 때와 여유롭고 부유할 때 모두 그 뜻이 한결 같았다고 할 만하다. 참으로 쉽지 않는 일을 너무나 쉽게 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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