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재발견…새로운 발견·발명·창조의 진정한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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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재발견…새로운 발견·발명·창조의 진정한 에너지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4.0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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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53)
 

[한정주=역사평론가] 어린아이의 모공(毛孔)과 뼈마디는 모두 어른만 못하다. 그러나 유독 눈동자만은 더하거나 덜하지 않다.

어린아이의 눈동자를 보라. 바로 크게 기이한 조짐이다. (재번역)

小孩兒毛孔骨節 俱减長者 獨眼睛不增不减 相小兒眼睛大 是奇朕. 『이목구심서 2』

어린아이의 눈동자는 왜 크게 기이한 조짐인가?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가득 찬 맑은 눈동자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렸을 때는 호기심이 넘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점차 견문과 지식을 쌓다 보면 이성적 사유와 논리적 사고에 물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세상사와 우주 만물을 이성적으로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어른의 성숙한 지성이라 찬사한다. 반면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이 넘치고 상상력이 풍부하기라도 하면 철이 덜 든 좀 모자라거나 미성숙한 사람 인양 취급한다.

그렇지만 견문과 지식에 눈과 마음이 현혹되어 오히려 보이지만 보지 못하는 장님 신세가 되고 만 것을 알지 못한다.

어린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갖고 있는 힘을 알고 싶은가?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을 읽어 보라.

그는 말했다. 어린아이를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한 목표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호기심과 상상력의 힘을 긍정해야 한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미덕과 악덕, 행복과 불행, 환희와 고통, 현재와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간의 자유의지에는 반드시 호기심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호기심과 상상력이 없다면 어떻게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는 새로운 세계를 그려볼 수 있겠는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겠는가?

새로운 발견과 발명 그리고 창조의 진정한 에너지가 어린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 속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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