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더 버는 것만으로 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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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더 버는 것만으로 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4.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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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돈을 모으기만 하고 쓰지 않는 구두쇠 성향이라면 여자는 쇼핑중독의 위험이 있는 낭비자 성향인 경우가 실제로 많다.

남자가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결정을 하는 몽상가 성향이라면 여자는 재정 지출에 신중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지출하는 설계자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

남자가 수시로 은행잔고를 확인하고 명의도용을 막기 위해 늘 신용 기록을 점검하는 염려자 성향이라면 필시 여자는 대금 결제, 세금 납부, 미래 계획 등을 회피하는 기피자 성향일 것이다.

남자가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타인의 불행에 극도로 예민하고 부의 축적을 탐욕스럽게 바라보는 혐오자 성향이라면 여자는 돈이 많아질수록 삶은 나아지고 자존심도 커질 것이라고 믿는 축재자 성향일 것이다.

만약 둘 다 낭비자 성향인 남녀가 만났다면 살면서 어느 한쪽은 상대적으로 점점 구두쇠 성향을 띠고, 한쪽은 상대적으로 더 심한 낭비 성향을 갖게 될 것이다.

축재자 성향의 남녀가 만났다고 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은 조금씩 혐오자 성향을 갖게 되고, 다른 한쪽은 더 심한 축재 성향이 될 것이다.

30년 넘게 돈에 얽힌 갈등을 겪는 커플을 상담해 온 임상심리학자이자 머니(Money) 코치인 올리비아 멜란은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왔던 의뢰인들의 사례를 통해 “거의 모든 커플은 돈에 관해 상반된 태도와 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에게 돈은 부부싸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돈은 동전과 지폐의 차원을 넘어 사랑, 힘, 안전, 독립, 통제력, 자존심 등에 관한 심층적인 감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신간 『돈의 품격』(솔트앤씨드)은 돈 문제가 있음에도 삶의 균형감을 유지하고 평화로운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심리치유 책이다. 저자인 멜란은 이를 ‘머니 하모니Money Harmony’라 부른다.

멜란에 따르면 머니 하모니는 내면에서 비롯되는 상태를 말한다. 단지 금전적 갈등의 해결책이 아니라 심각한 재정적 불확실성과 성공적으로 금전 문제에 대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야 할 심리적 평온의 상태를 일컫는다.

예를 들어보자. 1억원만 번다면 나를 둘러싼 모든 고민거리가 해결되고 일상이 평화로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좀 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돈에 관한 문제는 수입이 늘어날수록 더 심각해질 수 있다.

 

5000만원을 벌어 4800만원을 쓰던 사람이라면 1억을 벌 때는 1억2000만원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올라간 수입 중 자신을 위해서는 얼마나 썼을까?

즉 심리적·정서적·감정적 측면에서 자가인식이 없다면 돈은 더 벌수록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돈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이라면서도 돈은 행복과 만족의 원동력이 아니다고 말한다.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모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행복에 대한 집착으로 행복이 사라질 때까지 돈 모으기 강박증은 멈춰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일상의 평화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돈을 다루면서도 조화로운 마음의 상태를 가질 수 있다면 돈 때문에 괴로운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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