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이 30만1000원, 대형마트는 36만6000원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김장 수급 안정 대책’을 포함하지 않은 금액으로 만약 각종 할인을 적용한다면 하락 폭은 약 10% 이상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김장 물가는 주재료인 채소류 가격과 부재료인 양념류 가격이 상반된 현상을 보였다.
재작년에는 주재료 가격이 오르고 부재료 가격이 내렸지만 지난해는 채소류 가격이 내리고 부재료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특이점 없이 품목별 오르내림으로 가격이 정해졌고 김장 물가는 3년 연속 소폭 하락했다.
여름까지만 해도 이름 앞에 심심치 않게 ‘금(金)’ 자가 붙었던 채소류는 올여름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폭염 등 악천후 영향으로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가을 이후 기후 안정에 따라 가격도 점차 회복됐다. 특히 배추는 10월로 접어들며 한 달 전과 비교하면 60% 넘게 가격이 하락했다.
올해도 정부에서 김장재료 수급 안정을 위해 정책을 내놓았다. 김장재료인 배추, 무, 고춧가루, 대파 등 정부비축물량(약 1만1000톤)을 최대한 방출하고 ‘농수산물 할인지원’ 예산을 전년(138억원)보다 대폭 증액한 245억원을 투입하는 등 ‘김장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해 3년 연속 김장 물가 하락에 일조했다.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선임연구원은 “이 시기에는 보통 타 지역 배추보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더 맛있어 소비량이 많지만 파종 때 장마 피해를 입어 최근 좋은 제품을 찾기 힘들다”며 “비교적 저렴하고 좋은 상품을 찾으려면 올해는 중부지역이나 남부지역에서 생산된 배추로 김장하는 것이 지혜로운 김장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기상업체 웨더뉴스는 올해 11월 평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겠고 12월의 평균 기온 역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3년 김장 적기는 평년보다 2~4일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김장 적정 시기도 늦어지는 추세지만 일반적으로 김장 적정 시기는 일 평균 기온이 4℃ 이하이고 일 최저기온이 0℃ 이하로 유지될 때를 적기로 본다. 이에 따라 수도권을 비롯한 강원과 중부지방은 11월 하순에서 12월 상순, 남부지방은 12월 상순에서 12월 중순, 남해안은 12월 중순 이후가 올해 김장하기 좋은 때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