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신흥국 부자…“불평등 주범이자 해결의 유일한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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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신흥국 부자…“불평등 주범이자 해결의 유일한 주체”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3.0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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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고의 부자는 15세기 아프리카 말리의 왕 만사 무사다.

셀러브리티 네트워크의 연구에 따르면 그는 금으로 둘러싸여 지냈다. 그는 메카로 순례를 떠날 때마다 수천 명의 노예와 금을 실은 80마리의 낙타를 동원했고 헤픈 씀씀이로 순례 길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모스크를 건설하기도 했다.

그의 재산을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4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현재 세계 최고의 부자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그리고 멕시코인 카를로스 슬림이다. 그들의 재산은 주식시장 변화에 따라 매년 바뀌지만 600억~700억 달러 사이에서 형성된다.

과거만 해도 부자는 주로 왕이나 귀족들로 한정됐다. 중세 말기부터 상인과 은행가들이 새로운 부자로 떠올랐고 산업화 이후에는 평민 출신의 기업가가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오늘날에는 글로벌 경제의 자본화가 부의 가속 페달 역할을 하면서 부자들의 숫자와 이들의 재산은 일반적 경제 수준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부자들의 성장세는 더욱 빠르다.

선진국 부자들의 연간 총자산 성장세는 6%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아시아와 러시아, 남아메리카와 같은 신흥국은 두 배가 넘는 13%가 성장했다.

2012년 한 해에만 전 세계 부자집단은 9%의 총자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프랑스 언론인 장 루이 세르방 슈레베르는 그의 책 『부자들의 역습』(레디셋고)에서 부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신흥국 중심의 높은 성장률과 증가하는 금융자본의 지배력 그리고 젊은 백만장자, 즉 신흥 부자를 양산해내는 디지털 혁명이다.

특히 디지털 경제의 출현은 모든 이들에게 공평한 성공의 기회를 가져다주며 새로운 초국적 거대 자본을 낳아 신흥국을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됐다.

이는 신흥국으로 하여금 자본주의체제로의 전환에 맞추어 잘 살기 위한 경쟁에 동참하게 했고, 그 결과 신흥국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부에 노출되게 되었다.

이들의 급속한 성장에는 금융 투자와 기반 시설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내포돼 있고, 이는 국내총생산의 증대와 부자의 양적 증가 등으로 표출된다.

이렇게 탄생한 부자들은 모든 분야를 점령해 나가고 있다. 자본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와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막대하다. 그 결과 부자들의 권력에 맞설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게 되었다.

부자들의 급속한 증가는 소비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주머니를 가득 채운 두둑한 금력을 이용한 권력 정복을 통해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불평등은 교육과 관련된다. 교육은 느리지만 강력한 사회적 계층 이동의 장치 중 하나다. 그러나 소득에 비해 비싼 교육비용으로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소득불평등은 교육 기회 불평등으로 이어져 사회 전반의 전문 역량을 저하시키게 되고, 이는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쳐 결과적으로 사회조직에 균열을 가져올 위험성이 크다.

 

또 다른 문제는 실업이다. 부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며 부를 창출하던 과거와는 달리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을 더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실업 문제는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부자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저자는 각종 통계와 사례를 통해 부자들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상과 영향력을 살펴보고 부의 팽창이라는 전 지구적 현상에 접근한다.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큰 성장을 이뤄낸 중국을 분석함으로써 급작스러운 경제성장이 국가와 사회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오고,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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