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대기업 여성임원 선임 56.1%…대부분 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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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대기업 여성임원 선임 56.1%…대부분 사외이사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3.03.0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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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269개사 중 151개사만 여성임원 선임…사내이사 13% 불과

500대 기업 중 상장 대기업 269곳의 여성임원 비중이 지난 2월 말 현재 10%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21년보다 3%포인트가량 늘어난 수치이며 여성 임원 선임 기업수도 같은 기간 102곳에서 151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56%에 그쳐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자본시장법 규정을 개정, 자산규모 2조원이 넘는 대기업에 대해 여성 임원을 반드시 임명토록 하는 등 여성 임원 임명을 장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HMM,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케이씨씨처럼 법 규정까지 어겨가며 여성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대기업이 16곳에 달했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9개 기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임원 비중을 2019년 12월과 비교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이사회에 여성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151개(56.1%)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말 조사대상 258개 기업 중 42곳(16.3%)에 비하면 109곳(259.5%) 늘어난 수치다.

2020년 말에는 260곳 중 63곳(24.2%), 2021년 말에는 267곳 중 102곳(38.2%)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지난 2020년 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 영향이다. 법률 개정 이전인 2019년 말에는 여성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이 258개 기업 중 216개(83.7%)에 달했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서 최근 사업년도말(2021년)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기업 수는 143곳이다.

이에 따라 2019년 말에는 500대 기업 이사회 임원 1710명 중 여성이 51명(3.0%)이었지만 2020년 말에는 1739명 중 78명(4.5%), 2021년 말에는 1795명 중 124명(6.9%)로 늘어났다.

올 2월에는 1811명 중 181명(10.0%)으로 7%포인트 늘었지만 여전히 그 수준은 미흡하다.

실제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겨 법 규제 대상임에도 올 2월 기준 이사회에 여성임원을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이 16곳이나 됐다. HMM,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케이씨씨, HDC현대산업개발, 한국항공우주, 메리츠증권, 두산밥캣,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에스디바이오센서, 넥센타이어, 한진, KG스틸, 코오롱글로벌, 대한해운, 삼양사 등이다.

지난해 8월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경과조치가 만료됐지만, 이들 기업의 ‘유리천장’은 요지부동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에 완전자회사로 편입돼 오는 4월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물론 여성 임원 선임에 적극적인 곳도 있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신설 이전부터 이사회에 여성임원을 선임한 기업이 40곳에 달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한국가스공사, S-오일 등이다.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10명 중 5명을 선임한 한국가스공사였다. 이밖에 서희건설이 11명 중 4명, 크래프톤이 5명 중 3명, 기아 9명 중 2명, 삼성전자 11명 중 2명 등으로 여성임원 비중이 높았다. 여성임원을 2명 선임한 곳이 21곳이었고 현대자동차 등 127곳은 1명의 여성임원을 선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여성임원 대부분이 사외이사라는 점이다. 올 2월 말 현재 조사대상 기업 중 남성 이사는 사내이사(기타비상임이사 포함)가 817명(50.1%), 사외이사가 813명(49.9%)으로 비중이 각각 비슷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사외이사가 158명(87.3%)이고 사내이사는 고작 23명(12.7%)에 그쳤다. 이들 여성 사내이사 23명도 절반 이상인 15명(65.2%)이 오너일가였다. 전문 경영인은 8명(34.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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