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립·은둔청년 최대 13만명 추산…계기는 실직·취업 어려움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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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립·은둔청년 최대 13만명 추산…계기는 실직·취업 어려움 45.5%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3.01.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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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되며,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할 경우 최대 12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산출됐다.

또한 전국 청년(만19~39세 기준)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국내 고립·은둔청년은 약 6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실태파악과 분석을 위해 지난해 5~12월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전국 최초로 실시하고 1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고립·은둔청년의 규모 추정을 위한 가구조사(청년 상주하는 가구 대상)와 고립·은둔청년의 전반적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청년조사(서울시 일반청년 대상)로 나누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또한 실제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당사자와 지원기관 실무자 대상으로 심층조사(FGI, IDI)까지 실시해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높였다.

서울시는 조사과정에서 정밀한 기준 설정을 위해 고립, 은둔청년의 개념부터 정의했다.

‘고립’은 현재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상태에 놓인 자로 고립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이며 ‘은둔’은 현재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며 은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던 경우로 규정했다.

조사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청년 비율은 4.5%로, 최대 12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45.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심리적·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순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립·은둔청년은 서울시 청년 전체 평균보다 성인기 전후로 더 많은 부정적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기 이전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정서적으로 힘들어했던 경험(62.1%),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험(57.8%), 지인으로부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57.2%) 등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기 이후에는 원하던 시기에 취업을 못했거나(64.6%),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경험(60.7%) 등 주로 취업 실패 등에 대한 경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립·은둔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러한 생활의 지속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 3년 이상~5년 미만(16.7%), 10년 이상(11.5%) 순으로 나타나 은둔 생활이 5년 이상 장기화 된 청년 비율도 28.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고립·은둔청년 중 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보통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64.7%이었으며, 이는 일반청년의 응답 31.4%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본인의 경제적 수준도 매우 부족함(51.6%), 약간 부족함(33.5%)으로 나타나 일반청년(각 15.2%·35.6%)보다 큰 차이가 났다.

고립·은둔청년은 자신의 신체적 건강상태에 대해 43.2%가 나쁘다고 응답해 일반청년(14.2%)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신건강 관련 약물 복용 여부에 고립·은둔청년은 18.5%가 복용한다고 답해 일반청년 8.6%보다 2배 이상 높고, 고립·은둔청년 10명 중 8명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이중 중증수준 이상은 57.6%)을 겪고 있어 우울증 예방관리, 진단·치료에 지원정책의 연계 필요성을 확인했다.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10명 중 5명(55.7%)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10명 중 4명(43%) 이상은 실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시도한 것으로는 취미활동(31.1%), 일이나 공부(22.0%), 병원 진단·치료(15.4%), 심리상담(10.2%) 순으로 나타났다.

고립·은둔청년에게 필요한 지원방안으로는 경제적 지원(57.2%)이 가장 높았으며 취미·운동 등의 활동(44.7%), 일자리나 공부 기회(42.0%), 심리상담(36.8%) 순으로 다양했다.

특히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어 20대는 취미·운동 등의 활동이나 심리상담, 30대는 경제적 지원을 많이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제적 지원의 의미에 대해 당사자와의 심층 인터뷰조사 결과 고립·은둔생활 극복을 위해 필요한 의식주 차원의 지원을 언급했고 지원방식은 단순 현금 지급보다는 바우처 형태의 지원을 희망했다.

또한 고립·은둔청년 자녀를 둔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방안으로 고립과 은둔에 대한 이해 프로그램(22.4%), 부모와 자식 간 가족 상담(22.1%)이 높게 나타나 가족의 경우에는 고립·은둔청년 자녀를 이해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상담이나 교육을 주로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고립·은둔 청년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여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전문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이에 따라 지금까지 단순 상담에 의존해왔던 고립·은둔사업을 과학화하고 체계화된 사업 형태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이를 토대로 청년 마음건강 정책과 통합하고 사업을 고도화한다. 기존에 개별적으로 추진되던 마음건강 지원사업과 고립‧은둔청년 사업 등을 모두 하나의 체계로 묶어 전국 최초로 체계적 초기진단과 유형분류, 심화상담과 프로그램 제공, 전문기관 연계, 사업평가와 사후관리 등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고립·은둔청년을 토털 케어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타워로 (가칭)마음건강 비전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사업 참여자의 지속적 사후관리, 사업 성과평가, 전문가 자문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러한 방향 아래 실태조사 결과 등을 담아 사업을 설계해 오는 3월 중 종합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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