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가격의 최소 35% 이상은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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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가격의 최소 35% 이상은 거품”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09.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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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5년간 전국 주택가격 23% 상승…거품 수준 서울 38%·경기 58%

지난 5년간 주택가격이 연평균 4.6% 이상 상승하면서 주택가격 거품이 과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주택가격 거품여부 논란 및 평가’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23%의 상승률을 보이며 건국 이래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올해 들어 시세 이하로 거래된 급매 거래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거래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하향 추세로 전환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한경연이 전국 200여개 아파트단지의 적정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은 현재 형성된 시세의 38% 이상, 경기는 58% 이상, 지방은 19% 이상 과대평가돼 가격에 거품이 과도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북권역에 37%, 강남권역에 38% 정도의 가격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남권역 중 부촌으로 알려진 강남·동남권역의 거품 수준은 4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초구의 가격거품은 50% 수준을 넘어서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지역의 주택가격 거품도 58% 수준으로 전국에서 세종시(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러한 가격거품 현상이 2019년 이후 특히 심화됐는데 서울 주요지역 고강도 규제강화에 따른 풍선효과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지역에서는 안성(87%), 여주(85%), 의왕(80%) 순으로 가격거품이 높게 나타났다.

지방은 평균 19.7%의 가격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계양, 부산 연제, 대구 수성, 광주 화정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지방의 경우에는 주택가격 거품이 서울 등 수도권의 거품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국토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의 여건상 주택 시장가격에 평균 10~15% 정도 거품이 존재해 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주택가격 거품이 40%에 근접한 것은 지나친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일부 지역의 가격거품이 60%를 넘어서는 등 극단적 버블현상이 발생한 것은 핀셋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등 주택정책 실패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대차시장 역시 최근 3년간 급등했던 전세가격 상승률은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물량부족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까지 가속화되면서 전반적인 주거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경연은 진단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5년간 주택시장은 건국 이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왜곡을 경험했다”고 언급하며 “정부에서는 주택가격을 낮추기 위해 금융·세제 등 가용한 모든 경로를 통해 강력하고도 전방위적인 규제정책을 펼쳤지만 오히려 더 가파른 급등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그 결과 매매시장에는 ‘똘똘한 한 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영끌·빚투’ 현상이 확산됐고 임대차시장에는 ‘20억 전세시대’ 개막과 함께 월세가속화 등 임대료 부담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올해도 주택시장과 임대차시장의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지만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매매시장 위축으로 실수요자의 갈증을 해소할만큼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주택 관련 규제완화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추진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과거 부동산 정책 사례와 분석결과에 비추어 주택공급에 대한 시그널을 수요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주택시장의 혼란과 왜곡을 초래해 온 극단적인 주택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거나 완화해 주택시장 기능을 신속히 회복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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