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청풍호 뒤로 넘실거리는 짙푸른 연봉들…제천 금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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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청풍호 뒤로 넘실거리는 짙푸른 연봉들…제천 금수산
  • 이경구 사진작가
  • 승인 2022.06.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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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진작가의 산행일기](58) 하늘 맞닿는 만리산하 굽어보는 산정 조망 일품
[사진=이경구]
망덕봉 왼쪽의 독수리 바위. [사진=이경구]

별다른 산행 계획이 없었지만 마침 일정이 맞아떨어져 간단하게 배낭을 꾸려 설렁설렁 금수산(1016m)으로 향했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에서 금성 방면으로 우회전해 82번 도로를 타고 상천휴게소에 도착했다.

초여름 산기슭은 푸름을 자랑하고 기온은 점점 더위로 오르고 있다. 간간히 청량한 바람이 부는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배경에 기분은 한결 개운하고 편해진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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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산은 보통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나 단양군 적성면 상학리를 산행기점으로 잡는데 이번엔 자차 회수의 편의상 상천리에서 출발해 용담폭포를 지나 망덕봉(926m)에 올랐다가 정상을 밟고 정낭골로 환종주하는 산행코스를 택했다.

상천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휴게소 옆길을 따라 백운동 마을로 들어서 보문정사를 지나면 갈림길에 용담폭포 안내석이 서 있다. 등산로는 이곳에서 두 갈래로 갈리는데 왼쪽 길은 용담폭포를 지나 망덕봉(2.2km)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계곡을 따라 바로 정상(3.5km)으로 가는 코스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평일 한적한 산길은 유월의 싱그러움에 젖어 있고 신록은 넘치는 힘으로 아우성이다. 스치는 맑은 공기가 폐부 깊숙히 전해져 마음까지 상쾌하게 씻긴다.

좁은 산길의 초입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니 가파른 철계단이 시작된다. 철계단을 오르면 용담폭포 전망대에 이르고 시야가 트인다. 대략 30m의 절벽에서 움푹 패인 소(沼)에 떨어지는 용담폭포는 금수산 비경중 제1경, 흰 바위 위에는 세 개의 옥색 소가 있고 벼랑에서 쏟아지는 은빛 물줄기는 가슴을 시원하게 적셔주는 청량제가 되어 준다.

[사진=이경구]
청풍호 뒤로 월악산 영봉이 날카롭게 조망된다. [사진=이경구]

올라왔던 상천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그림 같은 청풍호 뒤로 크고 작은 짙푸른 연봉이 넘실거리며 월악산의 고스락 영봉이 아득히 하늘과 맞닿아 있다.

다시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짧은 숲길을 지나면 본격적인 암릉길이 이어지고 네발걸음으로 엉금엄금 기어서 나아가는 정도로 경사가 급한 코스다.

[사진=이경구]
[사진=이경구]

그러나 망덕봉으로 오르며 보여지는 경치는 황홀하도록 아찔한 비경이 연출된다. 왼쪽편 능선의 암릉엔 독수리바위 족두리바위 등 기암괴석과 어울어진 노송들, 멀리 청풍호 넘어로 중첩된 마루금 풍경에 가슴이 후련하다.

약 2시간 오르면 망덕봉 500m를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나고 완만한 숲 능선길이 이어지며 망덕봉에 도착한다. 그러나 망덕봉 정상은 밋밋하고 숲에 가려져 조망이 없다.

금수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 능선길은 난이도가 수월한 오솔길이며 10분쯤 걸으면 어름골재에 다다른다. 곧이어 산길은 가팔라지고 철계단으로 암봉을 넘어서면 살바위재이며 상학리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만나는 곳이다.

이어 정상까지는 험산 암봉으로 절벽에 걸친 철계단으로 올라서면 금수산 정상이다. 주차장에서 4.6km 3시간 소요됐다.

[사진=이경구]
독수리 바위. [사진=이경구]

정상 부근은 바위로 이뤄져 있고 장소는 협소하지만 사방으로 말할 나위 없이 시원하게 트여 있는 파노라마 조망이 반긴다.

지나온 망덕봉 뒷편으론 산자락을 감싸고 도는 청풍호가, 남쪽엔 월악산이, 북쪽은 신선봉과 능강계곡이 펼쳐진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소백산 연화봉 천문대가 하늘금에 닿아 있고 만리산하를 굽어보는 듯 산정 조망이 빼어나다.

망덕봉. [사진=이경구]
망덕봉. [사진=이경구]

비탈길을 오르며 힘을 꽤나 쏟아 허기가 돌아 배낭을 풀고 연이어 허겁지겁 김밥을 입에 넣으니 좀 살것 같다. 정상에서 숨을 돌린 후 하산을 서두른다.

능선을 따라 500m 약 10분 내려오면 다시 상학주차장 방향으로 갈라지는 금수산 삼거리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서피고개를 넘어 상학마을로 하산해도 된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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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서 정낭골 용담폭포 방향으로 40분 정도 내려오면 급경사 계단이 이어지고 용담폭포 갈림길 도착한다. 땀방울을 씻으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상천주차장 들머리로부터는 총 6시간 걸렸다. 혼자 걷는 산행이었지만 충분한 위안이고 금수산이 주는 풍경화로 눈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충만한 하루였다.

[사진=이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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