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0대 기업 중 200여곳 적자…1996년 이후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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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00대 기업 중 200여곳 적자…1996년 이후 최다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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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역대 최대 2018년 대비 ‘반토막’…당기순익도 40조원대 수준 전망

국내 매출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회사는 200곳 수준으로 지난 1996년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0곳 중 2곳 정도는 회사 곳간이 텅 빌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지난해 매출 상위 1000곳의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2018년 대비 반토막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28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000대 기업 영업이익은 68조~73조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CXO연구소는 지난해 상반기 1000대 기업 영업이익 규모를 통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1000대 기업의 한 해 영업이익 내실 규모 증감 현황은 상반기에 올린 실적과 비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1000대 기업 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48조9000억원(2016년), 65조8000억원(2017년), 75조7000억원(2018년), 47조6000억원(2019년) 수준으로 움직였다. 2017년과 2018년에는 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하다가 2019년에는 이전해보다 감소한 패턴을 보였다.

반기 영업이익 움직임과 비례해 실제 당해 연도 1000대 기업 영업이익도 89조5000억원(2016년), 129조원(2017년), 138조2000억원(2018년), 78조9000억원(2019년)으로 반기 때의 증감 패턴과 정확히 일치했다. 즉 1000대 기업에서 올린 반기 영업이익은 당해 연도 내실이 오를지 내릴지를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나 다름없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1000대 기업 상반기 영업이익은 44조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지난 한 해 1000대 기업 영업이익을 별도 계산해보면 70조원 수준을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기록한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지는 금액이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에는 적자를 본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1000대 기업에서 영업적자 기업의 숫자는 195곳이나 달했다. 하반기에도 경영 실적이 더 좋지 않은 곳이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적자를 볼 기업은 200곳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적자 기업의 숫자는 1996년 이후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이전에는 IMF 외환위기 절정기인 1998년 187곳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는 1998년보다 더 많은 기업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2010년에는 1000곳 중 91곳만 영업적자를 기록해 가장 적었다. 작년 영업적자 기업 숫자는 2017년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이 감소하다 보니 지난해 1000대 기업 당기순익도 40조원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996년 이후 1000대 기업에서 올린 최고 당기순익은 지난 2017년 기록한 106조원이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전년보다 5조원 넘게 감소한 100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에는 54조원(반기 영업익 42조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당기순익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지난 1996년 이후 끝자리 년도가 3년·8년으로 끝나는 5년을 주기로 당기순익이 이전해보다 감소하는 이른바 ‘3·8 징크스’가 깨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컸음에도 순익은 오히려 더 적었다. 또 1997년(-5조원) 대비 1998년(-23조원), 2002년(32조원) 대비 2003년(27조원), 2007년(67조원) 대비 2008년(39조원), 2012년(60조원) 대비 2013년(42조원)에도 순익이 감소하는 징크스를 보였다. 향후 2023년에도 재계 3·8징크스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관심이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로 지난 한 해 국내 1000대 기업 중 적자를 본 회사도 크게 늘고 내실도 이전보다 나빠진 곳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1000대 기업 중 일부 회사는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올 상반기에 인력과 사업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어 비용을 최대한 줄여 생존을 모색하려는 몸부림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각 년도 매출 기준이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등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2020년은 반기 실적을 참고해 별도 전망치 등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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