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온의 수상한 경영권 나눠먹기…김구라·양세형 소속사 자금도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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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온의 수상한 경영권 나눠먹기…김구라·양세형 소속사 자금도 횡령
  • 박철성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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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서킷브레이커] 라인엔터 유진호, 이정필·허필호와 공모정황 포착
라인엔터테인먼트에서 무담보로 빌린 29억5000만원에 대한 수상한 송금목록. 이같은 경로로 자금은 전부 증발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코스닥 상장사 아리온(058220)의 추가 횡령정황과 수상한 경영권 나눠먹기가 포착됐다.

방송연예인 김구라·양세형·김국진 등 다수가 소속된 라인엔터테인먼트 자금까지 횡령한 정황까지 입수됐다.

여기에 라인엔터의 실제 몸통 유진호와 아리온 이정필·허필호의 공모내용까지 드러났다.

횡령·배임으로 얼룩진 아리온은 이정필 대표·허필호 회장의 셀프취하에 이어 기존 최대주주 천정희의 라인엔터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천정희는 2016년 11월 아리온이 라인엔터 지분 90%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보유하고 있던 라인엔터의 지분 50%를 출자전환했다. 그 방식으로 아리온 신주를 취득했다.

그렇게 2대주주 위치에 있다가 지난해 12월5일 이정필의 제이앤피조합(구 시나르마스조합)의 주식매도로 아리온의 최대주주가 됐다.

천정희는 라인엔터의 대표이사지만 실제 라인엔터를 좌지우지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관계자들은 유진호라고 입을 모았다. 유진호는 천정희 남편이다.

유진호는 과거 소방차 매니저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후 상장폐지된 디초콜릿 이앤티에프 엔터테인먼트에서 매니지먼트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따라서 아리온이 상장사 첫 경험은 아니다.

현재 라인엔터는 김구라·양세형·김국진·이윤석·윤정수·윤형빈·장영란·김수용·서태훈·김민정·조충현 등이 속한 MC전문 매니지먼트 연예기획사다.

아리온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라인엔터와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아리온은 2016년 11월부터 라인엔터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라인엔터의 경영은 유진호에 의해 이뤄졌다. 아리온은 최대주주로 아무런 제어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리온은 라인엔터에 등기임원조차도 꽂지 못했다.

이정필 대표는 시나르마스조합으로 아리온의 최대주주였다. 그러나 경영권 유지를 위해 당시 2대주주인 천정희의 협조가 절실했다. 때문에 라인엔터의 경영에 아리온이 전혀 관여하지 않기로 이정필과 유진호 사이에 오랜 밀약이 있었다는 것이다.

라인엔터의 지분 90%를 아리온에 매각하고 단 10%의 지분만으로 라인엔터의 경영권을 휘두른 유진호에 의한 라인엔터는 과연 투명한 경영이 됐을까. 관계자들 증언에 의하면 결코 그렇지 못했다.

라인엔터에서 차입한 첫 7억원은 이정필·허필호의 제이앤피조합(구 시나르마스조합)으로 곧장 빠져 나갔다.

유진호는 소속 연예인들에게 카리스마 있는 매니저로 유명하다. 회사 자금관리에 있어서도 카리스마가 과했다는 지적이다.

아리온 이정필의 요청에 유진호는 2018년 2월12일과 2019년 5월10일, 6월26일, 7월31일, 12월13일, 올해 4월3일 등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라인엔터의 자금 29억5000만원을 아리온에 대여했다. 물론 담보도 없었다. 이 자체만으로도 라인엔터 천정희 대표의 배임이라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이 돈은 고스란히 이정필·허필호의 횡령으로 소진됐다.

라인엔터에서 무담보로 빌린 29억5000만원에서 6300만원은 씨에스인베스트먼트, 2억1000만원은 A저축은행, 디에이테크놀로지 채무상환을 했다. 나머지 9600만원은 현금으로 출금됐다.

라인엔터가 아리온으로 보낸 29억5000만원은 이정필 대표의 운전기사인 박철현이 대표이고 허필호 회장의 운전기사인 김석범이 사내이사인 법인 씨에스인베스트먼트로 4억4000만원, 이정필 지인 박유진에게 1억5000만원, 이정필 지인 회사 피아이엠자산운용으로 5000만원, 제이앤피조합 7억원, 현금 9600만원 등으로 조각내 빠져나갔다. 총 14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황령 금액엔 2억8000만원을 제외시켰다. 행방이 궁금하지만 해외송금이라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인엔터에서 무담보로 빌린 29억5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은 기존에 있던 잔고와 합쳐 이정필·허필호의 차명법인인 씨에스인베스트먼트로 송금했다.
라인엔터에서 무담보로 빌린 29억5000만원의 행방이 밝혀졌다. 그중 7억원은 일부가 해외송금, 2억원은 이정필 지인회사 피아이엠, 이정필 지인 박유진에게 보냈고 나머지는 마이너스통장을 메우는 데 사용됐다.

유진호도 이정필 대표·허필호 회장의 횡령에 있어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다.

라인엔터는 당시에도 유진호가 실제 경영·지배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정필 대표가 라인엔터의 자금을 빼 달라고 해도 충분히 거절할 수 있던 위치였다. 하지만 유진호는 이정필의 요청대로 라인엔터의 자금을 건넸다. 그리고 라인엔터의 29억5000만원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정필·허필호의 횡령으로 아리온이 갚을 여력을 잃자 이정필은 유진호에게 현금대신 아리온 전환사채(CB)로 상환하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라인엔터는 17억원을 아리온에 떼이고 상폐 직전의 아리온 CB 17억원을 지난해 12월16일 현금 17억원 대신 받았다. 이 날 전환사채 발행 공시에 의하면 라인엔터는 17억원의 대여금 대신 전환사채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앞선 본보 보도에서 확인됐듯 이정필 대표와 허필호 회장은 아리온의 자금을 수년간 횡령해왔다. 이정필 대표와 허필호 회장은 아리온에 횡령할 현금이 없을 때는 자회사 라인엔터의 자금을 차입해서까지 횡령했던 것.

또 이정필 대표의 이런 행위에 유진호 대표도 라인엔터의 자금을 아리온에 보내주는 협력관계였음이 드러났다. 지난 8월18일 기습 임시주총 때 이정필이 대표이사가 되며 다시 경영권을 찾았다. 여기에는 유진호의 절대적인 협조가 있었다.

지난 8월27일 임시주총 결과 공시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공시에는 채명진 대표이사의 해임과 신규임원 백승기·김황래 등의 선임, 30대1의 감자가 소수주주 제안으로 처리된 것으로 돼 있다.

당시 이정필 대표·허필호 회장의 제이앤피조합(구 시나르마스조합)의 지분은 모두 장내 매도된 상황이다. 현재 아리온의 최대주주는 천정희, 즉 유진호의 처다. 지난 8월18일 임시주총에서는 유진호가 이정필 손을 들어주었고 이정필이 다시 대표이사로 아리온의 경영권을 찾게 됐던 것이다.

유진호에게 횡령·배임을 일으킨 이정필·허필호를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질의를 했다. 하지만 유진호는 답을 하지 않았다.

대표이사가 된 이정필은 자신의 횡령·배임 건에 대해 서둘러 은밀히 셀프취하를 했다. 또 최대주주 천정희의 동의 없이는 아리온의 감자는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유진호(천정희)는 감자에 동의했다.

지난 9월14일 공시를 보면 임시주총을 통해 신규임원 장광길·송해진·최승혁이 선임됐다.

장광길과 송해진은 라인엔터의 임원들이다. 유진호가 30대1의 감자를 동의하면서 아리온의 경영권을 공유하는 조건으로 이정필 대표와 모종의 협상이 있었다는 관계자 귀띔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즉 유진호는 채명진을 대표에서 해임시키는데 동의하고 이정필을 대표이사로 세워주며 아리온의 30대1 감자를 동의하는 대신 아리온의 공동경영자로 나서는 구조였다. 횡령·배임을 일으킨 이정필·허필호와 유진호의 아리온 경영권 나눠먹기가 시작된 것이다.

유진호도 라인엔터 17억원을 아리온에 무담보로 대여를 한 것에 대한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그래서 아리온의 경영권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여기서 30대1의 감자도 결국 이들이 라인엔터 합병으로 다시 대주주 지분을 만든 다음(현재 유진호는 라인엔터의 지분 10%를 갖고 있다) 아리온 경영권을 지켜야 향후 횡령·배임의 검찰수사에서 피해자인 회사가 자신들을 보호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아리온의 등기임원은 기존 이정필 외에 지난 8월 기습 임시주총을 통해서 사내이사 백승기·김황래, 사외이사 구원회·이수진 그리고 변호사 전병우가 감사로 선임된 바 있다.

또 지난 9월 임총을 통해서는 라인엔터의 송해진·장광길과 또 최승혁을 선임했다.

지난 8월에는 이정필 대표가 복귀하면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이사와 감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9월 임총에서는 라인엔터의 유진호 측 이사 2명이 사내이사로 들어왔다.

유진호 쪽 등기임원들이 새로 선임됐기 때문에 기존 이정필 대표의 셀프취하를 덮어주지 않는다면 그의 입장에서는 굳이 무리해서 유진호 측 이사후보를 선임해줄 이유가 없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었다.

유진호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 질문했다. “아리온의 이정필 대표·허필호 회장의 횡령·배임 금액이 천문학적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상장사는 임원이 횡령·배임에 연루되면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직원의 경우는 자기자본의 5%를 넘을 때 공시해야 한다. 등기임원 장광일·송해진이 이정필·허필호의 횡령·배임을 알고도 공시하지 않고 묵인하면 공범. 공동으로 처벌되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유진호 대표는 답을 하지 않았다.

셀프취하한 이정필 대표가 라인엔터의 유진호를 공동경영자로 들어오는 대신 이 둘 사이에는 기존 셀프취하를 인정해주기로 한 밀약이 존재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또한 영업권상각을 막으려 김구라의 전속계약을 은밀히 변경했다는 관계자 증언도 나왔다. 회계부정 공모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난 8월 아리온 이사로 선임된 백승기는 2015년 8월13일자 유원컴텍 정정공시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유원컴텍 공시에는 백승기 이사후보의 경력사항으로 GSVM Hong Kong CEO, 더베스트투자자문 대표이사라고 밝혔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2015년 유원컴텍에서는 1970년 3월생으로, 이번 아리온의 공시에서는 1971년 3월생으로 기재했다. 2015년 9월 백승기는 유원컴텍의 이사후보에서 제외됐다.

유원컴텍은 2016년 에스에스컴텍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17년 상장 폐지됐다.

지난 9월 아리온 이사로 선임된 최승혁의 경력사항도 눈길을 끌었다.

공시에는 전 대신벤쳐캐피탈의 회장이라고 기재했다. 대신벤쳐캐피탈은 현재의 리더스투자다. 리더스투자는 구 제미니투자다. 대신벤쳐캐피탈 당시의 임원 K씨에게 확인한 결과 “최승혁은 회장이 아니었다. 대신벤쳐 캐피탈의 회장은 대신증권 창업주 아들인 양용호 회장과 이동경 회장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또 현재 상지카일룸 사장이라고 경력을 공시했다. 상지카일룸 최기보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최승혁은 이미 퇴사했고 상지카일룸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이라고 확인했다. 허위경력으로 드러난 것이다.

최승혁에게 확인한 결과 그는 “공시에 기록된 경력은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진실은 그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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