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선언 후 국내 100대 상장사 시총 174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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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선언 후 국내 100대 상장사 시총 174조원 증발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03.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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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50여일 만에 기계·조선 주가 30%↓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시점 대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 12일까지 52일 만에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의 주가는 평균 20% 넘게 하락하고 시가총액도 174조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개 업종 중 7개 업종의 주가는 평균 25% 이상 하락했다.

15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당시 국내 상장사 100곳의 시가총액은 895조원 규모였지만 지난 10일에는 779조원으로 떨어졌다.

첫 확진자 발생 50일 만에 시가총액이 116조원 사라진 것이다. 상장사 100곳의 주가도 평균 14.6% 정도 하락했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 12일에는 시가총액이 721조원으로 이틀 전 10일보다 57조원이나 더 떨어졌다.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팬데믹이 선언된 지 52일 사이 국내 상장사 100곳의 시가총액이 174조 원(19.4%)이나 줄어든 것이다. 시가총액의 5분의 1이 날아가 버렸다.

특히 지난 1월20일 대비 3월12일 기준 조사 대상 상장사 100곳의 시가총액은 20개 업종 모두 하락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국내 상장사 주식가치를 광범위하게 떨어트리는 파괴력을 증명했다.

팬데믹 선언으로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떨어진 업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업이다. 조사 대상 상위 5개 전자업체의 지난 1월20일 시가총액 465조원에서 팬데믹이 선언된 3월12일에는 379조원으로 낮아졌다. 50여일 사이 86조원 상당의 지분가치가 증발해버린 셈이다.

이어 자동차(16조원), 석유화학(15조원), 금융(11조원) 업종도 10조원 넘게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금속철강(8조3000억원), 정보통신(7조6000억원), 전기가스(5조2000억원) 업종도 5조원 넘는 기업가치가 50여일 만에 증발했다.

이외에 1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감소한 업종으로는 건설(3조2000억원), 유통(3조원), 기계(2조2000억원), 식품(1조6000억원), 운송물류(1조5000억원), 항공해운(1조4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최근 50여일 사이 국내 상장사 주가 가운데 팬데믹 선언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조선·중공업 분야다. 상위 5개 업체의 지난 1월20일 대비 3월12일 주가는 평균 32.4%나 급락했다. 이중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지난 1월20일 4만8300원에서 3월12일 3만350원으로 37.2%나 추락했다.

기계 업종도 평균 30.4% 떨어졌다. 조선과 기계 업종을 포함해 20개 업종 중 팬데믹 선언으로 평균 주가가 20% 넘게 추락한 곳은 12곳이나 됐다.

이중 자동차(-27.2%), 섬유패션(-26.5%), 금융(-25.5%), 여행(-25.5%), 건설(025.4%) 7개 업종은 주가가 25% 이상 빠졌다.

또한 금속철강(-24.3%), 유통(-24.1%), 농수산(-21.4%), 전기가스(-21.1%), 전자(-20.4%) 업종도 20% 이상 주가가 하락한 업종으로 분류됐다. 10~20% 사이로 주가가 내려앉은 업종도 7곳이었다. 사실상 대부분의 업종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팬데믹 선언일 기준으로 주가 하락이라는 폭풍우를 피해가지 못한 셈이다.

20개 업종 중 유일하게 운송업 주가만 1.3% 상승했다. 하지만 운송업 중에서도 일반 소비재 택배 등을 취급하는 관련 운송 업체 주가가 상승했을 뿐 원자재 등을 수송하는 업체의 주가는 하락해 희비가 엇갈렸다.

상장사 100곳 중 지난 1월20일 대비 팬데믹 선언일 기준 주가가 30% 넘게 폭락한 곳은 19곳으로 집계됐다. 20~30% 사이는 39곳이나 됐고 10~20%는 28곳이었다. 또한 10% 미만은 8곳이었다.

100곳 중 6곳은 코로나19 특수 영향으로 주가를 유지하거나 올랐다. 대표적으로 마스크와 휴지 등을 생산하는 깨끗한나라(26.7%)는 주가가 대표적으로 오른 기업군에 포함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 2009년 6월 신종 플루로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지만 국내 주가는 한 달 전후로 빠르게 회복됐던 것과 달리 2015년 5월 말경 메르스가 번졌을 때는 1년 후에도 회복이 쉽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주가는 향후 6개월에서 1년 이상 시간이 흘러야 올 1월 말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0개 업종별 매출 상위 5개 기업 총 1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가 발생한 1월20일, 첫 확진자 발생 50일째 되는 지난 3월10일과 WHO가 팬데믹 선언한 3월12일 3개 시점의 주가를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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