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끝난 영풍제지의 폭등 주가 쇼…기관 배 채우고 개미는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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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끝난 영풍제지의 폭등 주가 쇼…기관 배 채우고 개미는 쪽박
  • 박철성 대기자·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1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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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특징주] ‘이혼 파국’ 35세 연하 사모의 막장 러브스토리 닮았다?
영풍제지 홈페이지.

고공 불꽃쇼를 연출했던 영풍제지 주가가 폭등 하루 만에 끝났다.

최근 영풍제지 주가의 불꽃 쇼를 놓고 시장에선 ‘이혼 파국’ 35세 연하 세 번째 사모님 노미정 고문의 막장 러브스토리를 닮았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그녀는 현재 노미정이 아니다. 이름을 바꿨다. 2016년 11월 노성현으로 개명한 것이다.

8거래일 만에 1.5배 폭등했던 영풍제지 주가는 지금 ‘개미 무덤’이 됐다.

그 사이 기관은 배를 채웠다. 지난 9일·10일 양봉이 반짝했지만 다시 음봉캔들. 여전히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

영풍제지 일봉 그래프.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지난달 20일 한국거래소는 영풍제지를 ‘투자주의’ 상한가 잔량 상위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주의를 당부하는 시장 경보장치의 발동이었다.

영풍제지는 이날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에 대해 “지분 매각은 검토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사업역량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벌어졌다. 불기둥을 보고 개미들이 달려들자 기관과 외국인은 고점에서 차익실현을 했다. 특히 지난달 20일과 23일 기관은 배불리 현금을 챙겼다. 이틀에 걸쳐 24만4990주를 평균 3925원에 팔아치운 것으로 분석됐다.

영풍제지 일별주가.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기관의 매도물량은 전부 개미투자자들이 받았다. 개인 창구를 통해 29만여주가 순매수됐다. 평균 매수가격은 3739원. 외국인의 매도물량까지 전부 개인 창구가 매수한 것이다.

이튿날부터 영풍제지 그래프는 주저앉았다. 만약 지난달 20일 고점 4045원에 매수했다면 손실은 25%에 달한다.

영풍제지 신용매매현황. 최근 신용거래에 의한 순매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누군가 하락한 영풍제지 주식을 외상으로 순매수했다. 약 14억 원 규모의 신용 순매수로 확인됐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영풍제지의 급등락 그래프가 눈길을 끌면서 영풍제지 창업주 이무진 회장과 35세 연하 신데렐라 사모님 노미정 고문의 막장 러브스토리가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현재 둘은 이혼했고 남남이다.

이들의 나이 차이는 여전히 화제다. 이 회장은 올해 86세(1934년생), 노 부회장(당시 직함)은 51세(1969년생)로 정확히 35세 차이다.

또 그녀는 이 회장의 두 아들 택섭·택노 형제보다도 적은 나이. 각각 12세와 9세 어리다. 이들 형제는 각각 63세(1957년생)와 60세(1960년생).

2011년 이 회장과 부부가 된 노 고문은 두 아들을 제쳤다. 불과 2년 만에 회사 2인자에 올랐다. 그런 뒤 채 1년도 되지 않아 영풍제지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세상이 떠들썩했다. 영풍제지를 창업해 40년 넘게 이끌어온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79세의 나이에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113만8452주(51.28%)를 35세 연하의 부인 노 부회장에게 넘겼다.

노 부회장은 기존 보유 주식 9만6730주(4.36%)를 포함해 영풍제지 지분 55.64%를 확보했다. 영풍제지의 최대주주가 됐다. 재계에 이름조차 낯선 그녀는 그렇게 등장했다. ‘현대판 신데렐라’로 묘사됐다.

고전 동화에서 신데렐라에는 계모와 의붓언니들이 등장한다. 그들에게 구박받고 힘들게 살았다. 하지만 노 고문은 모든 게 베일에 가려졌다.

당시 그녀는 여성 부호 명단으로 직행했다.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가 여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노 부회장은 이듬해였던 2013년 재벌닷컴이 집계한 상장사 보유 주식 배당금 순위에서 여성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 최기원씨의 뒤를 이었다.

노 부회장은 최대주주가 되면서 주당 250원이던 배당금을 2000원으로 책정했다. 고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당시 그녀의 월급은 1억4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제지 대주주 주식 소유현황.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더욱 충격을 준 것은 이 회장의 장남 이택섭 영풍제지 전 대표의 2013년 3월 고소·고발내용이었다.

이 전 대표를 만났다. 그는 “노미정, 그냥 이름을 부르겠다”면서 “노미정, 아니 이젠 이름을 바꿔서 노성현인데 아버지와는 완전 남남됐고 왕래조차 없다”고 한숨지었다.

이 전 대표는 “나 역시 뒤늦게 안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노 부회장이 2008년쯤 서울 시내 C호텔 커피숍 실장에게 소개를 받는 형식으로 아버지에게 접근했다. 우연을 가장했고 철저히 신분을 위장하면서 자신보다 35세나 연상인 이 회장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큰아들인 이 전 대표는 “노미정이가 아버지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뒤 불법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받아 쌍둥이 자녀를 낳았다”면서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어머니는 큰 충격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실은 그마저도 석연찮다고.

2013년 시사저널의 보도가 눈길을 끈다. 보도는 “노 부회장은 이후 이 회장의 아이를 갖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 회장이 고령인 데다가 정관수술까지 받은 상태여서 자연 임신이 불가능했다”며 “그러자 노 부회장은 시험관 아기 시술이라는 의학적 방법까지 동원해 임신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큰아들 이택섭 전 대표는 “차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거절당한 노 부회장은 2008년 10월쯤 서울아산병원 불임클리닉에서 산부인과 전문의 김 모 씨로부터 시험관 아기 시술을 여러 차례 받아 임신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영풍제지 지분분석.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2013년 당시 소장에 의하면 고소·고발 이유로 “이 회장은 부인 이씨와 법적 부부 관계였다”면서 “정자를 기증한 이 회장의 배우자 이씨의 서면 동의 없이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것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의사 김씨도 고소·고발했다.

노 고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번 연락을 취했지만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또 영풍제지 측은 “인수 당시 상황에 관해서는 일절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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