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불균형…서울 직장인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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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불균형…서울 직장인은 피곤하다
  • 강기석 기자
  • 승인 2013.11.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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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치여 건강·대인관계 악화

 
서울지역 근로자는 일과 삶의 불균형을 겪고 있으며 대부분(78.3%)이 일과 삶의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에 직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3 이상의 응답자(35.6%)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이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해 서울 근로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 및 스탠다드차타드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15세 이상 근로자로 직급 상관없이 1000명을 무작위 선정해 ‘2010년 서울, 일과 삶의 균형 관련 스탠다드차타드 설문’(Standard Chartered State of Work-Life Balance in Seoul 2010 Survey)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된 주요 내용은 전반적인 일과 삶의 균형 실태파악으로 ▲근로자들의 업무 및 생활 패턴 ▲ 일과 삶에 대한 근로자들의 만족도 ▲ 일과 삶의 건강한 균형을 성취하는데 있어 근로자들이 직면한 문제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데 요구되는 해결 방안 등이었다. 설문 결과는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이번 결과를 통해 아시아의 주요 도시인 홍콩과 서울의 일과 삶 균형에 관한 실태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다양성 및 포용성 위원회 한국 의장이자 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 기업금융총괄본부의 안정모 부행장은 “한국에서도 일과 삶의 조화에 관련한 문제를 이해하고 직원들을 위해 일과 삶의 조화에 필요한 적절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데 신뢰할만한 지침서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일과 삶의 균형’ 관련 설문조사를 후원하게 됐다”고 참여 의의를 설명하며, “일과 삶의 균형 관련 담론을 주도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일과 삶의 균형을 주요 이슈로 부각시키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조사 결과가 기업들이 직원들과 지역사회 모두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공동 협력의 필요성을 제시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주당 평균 50.8시간 근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다양성 및 포용성 매니저인 위니 응(Winnie Ng)은 “2010년 서울, 일과 삶의 균형 관련 스탠다드차타드 조사”(Standard Chartered State of Work-Life Balance in Seoul 2010 Survey)를 통해 서울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중요한 사실이 조명됐다.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인 직장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이와 같은 결과를 참고해 직장 내 일과 삶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다음의 주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첫째, 서울 근무 근로자들은 매우 오랜 시간 일한다. 응답자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50.8시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권장 기준을 27% 초과하는 수준이다. 국제노동기구는 특별한 경우의 유급 초과근무를 인정하면서도 근로자가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하지 않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 근무 근로자 중 60% 이상(63.7%)이 초과근무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응답자 두 명 중 한 명(46.5%)만 유급 연/월차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35.5%는 유급 연/월차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유급 연/월차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근로자 중 약 20%(18.5%)만이 매년 유급/연월차를 항상 사용하고 세 명 중 한 명(36.1%)이 가끔만 사용하거나(10.9%)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25.2%)으로 나타났다.

둘째, 오랜 시간 일하는 이유는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많아서다. 응답자들이 초과근무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응답자(76.2%)가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매우 많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초과근무가 불가피하다고 응답했다. 초과근무자의 네 명 중 한 명(24.0%)은 초과근무의 이유를 “나의 책임감과 업무능력을 상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상사보다 먼저 퇴근할 수 없기 때문에”, 또는 “제일 먼저 퇴근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서” 등을 이유로 들어, 생산성과 상관없이 사무실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로 초과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서울 근무 근로자들은 일과 삶의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80%에 가까운 서울지역 근로자(78.3%)는 현재의 일과 삶의 불균형이 건강과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악영향의 형태에 대해서는 세 명 중 한 명(37.3%)은 만성 피로, 졸음, 극도의 피로감을 꼽았고 또한 오락 및 스포츠 활동을 위한 개인 여가시간의 부재(30.4%), 업무 후 찾아오는 극도의 스트레스, 우울증, 극도의 피로(26.8%) 등이 거론됐다. 또한 서울지역 근로자의 83.4%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경험한 장애요인으로는 경제적 여유(20.8%)와 고용안정(17.2%)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 중 40% 이상은 2008-2009년 금융 위기로 인해 일과 삶의 균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일과 삶의 균형 찾기 위해 이직도 고려
넷째, 근로자는 회사가 일과 삶의 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응답자 중 80%에 가까운 수치(79.6%)는 고용주가 일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를 위한 고용주의 실질적인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응답으로는 10점 만점 중 4.9점의 낮은 평가 점수를 보였다. 가장 필요한 조치로 주 5일 근무제를 꼽은 응답자(26.2%)가 가장 많았으며, 탄력적인 근무시간제(17.2%)와 유급 연/월차의 확대실시(12.1%)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 중 네 명 중 한 명(24.9%)만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탄력근무제가 어떤 형태로든 시행되고 있다고 응답했고 그 형태는 대부분 유연한 근무시간(76.0%)이었으며, 이외에 업무분담(13.0%), 재택근무(7.8%) 등을 꼽았다.

다섯째,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근무자는 이직을 할 수 있다. 전체 응답자 중 약 1/3인 35.6%는 일과 삶의 불균형으로 인해 이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또한 31.6%의 응답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서울을 떠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홍콩과 비교해서는 홍콩 근로자(48.4시간)와 서울 근로자(50.8시간)들 모두 국제노동기구가 권고한 40시간을 상회하는 장시간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상적인 삶의 비율도 두 도시의 근로자들이 각각 63:37, 62:38로 유사한 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업무 하는 시간을 반영한 일과 삶의 균형은 서울 및 홍콩 모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고 (서울, 77:23 홍콩, 83:17) 서울 근로자가 홍콩 근로자에 비해 균형 잡힌 일과 삶의 비율을 즐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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