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종 사업’ 없는 삼성전자, 내리막 초입 들어서
상태바
‘신수종 사업’ 없는 삼성전자, 내리막 초입 들어서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4.01.14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존도 높은 휴대폰․반도체 이을 대안 부재
▲ 지난해 11월1일 창립 44주년을 기해 공표한 내부 슬로건 'Discovery Starts Here'이 삼성전자 사옥 전면에 걸려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최대실적을 올리고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급감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삼성전자의 성장질주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시적인지, 아니면 꼭지점을 찍고 성장세가 꺾이는 지속성을 갖는지는 현재로선 장담하기 힘들다.

다만 ‘어닝쇼크’라는 표현이 말해주듯이 지난해 3분기 대비 18% 감소라는 영업이익 하락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보여주었던 실적과는 거리가 멀다. 업계에서는 환율영향과 특별상여금 지급을 그 이유로 들고 있지만 비단 그뿐만은 아니다.

휴대전화 등 세트제품의 판매 성장세가 둔화됐고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환율 영향도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하는 주력 품목은 단연 휴대폰과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

휴대폰은 시장점유율 34.6%를 기록하고 있지만 예전과 같은 기록적인 판매량 증가세는 아니다. 반도체도 평균치 정도의 실적으로 선방하고 있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휴대폰과 반도체가 성장을 이끌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의 성장 질주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기댈 수 있는 구원투수가 없다는 점은 향후 실적전망에서 치명적이다.

실제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지시했던 신수종 사업 5개 분야는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다.

특히 LED사업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8조6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우는 등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중소업체들이 조달시장에 집중하면서 저가입찰 경쟁에 수익성이 악화되어 참여하지도 못했다.

또 가정용 시장에선 브랜드를 내세운 오스람과 필립스 등의 외국 경쟁기업에 밀려 가시적인 성과 없이 2011년 삼성전자에 편입되고 말았다.

태양전지 사업 역시 정부지원 축소,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단가 하락으로 양산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사실상 3년 만에 5대 사업 중 2개를 접은 것이다.

장세진 고려대 교수는 지난 2008년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누군가가 앞으로의 기술트렌드를 제시해주고 킬러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 그것을 모방해서 필요한 자원을 영입하고 생산 수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주력하여 경쟁제품을 빨리 만들어냄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교수는 “삼성전자의 기술은 소니보다 다양성이 부족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선도 주자가 없을 때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삼성전자가 휴대폰과 반도체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은 숱하게 제기돼 왔다.

그러나 삼성식 표현으로 ‘삼성전자의 신수종 사업’은 여전히 난망하다.

삼성전자의 성장 질주가 멈추고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강하게 드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