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가장(家長)에게 여쭤보고 난 뒤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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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가장(家長)에게 여쭤보고 난 뒤에 한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08.2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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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5강 치가편(治家篇)…집안을 다스려라①
평생도(平生圖) 부분, 19세기 말~20세기 초.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평생도(平生圖) 부분, 19세기 말~20세기 초.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정주=역사평론가] 司馬溫公曰(사마온공왈) 凡諸卑幼(범제비유)는 事無大小(사무대소)요 毋得專行(무득전행)하고 必咨稟於家長(필자품어가장)이니라.

(사마온공이 말하였다. “모든 손아랫사람들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관계없이 제멋대로 하지 말고 반드시 가장(家長)에게 여쭤보고 행해야 한다.”)

사마온공은 앞서 언급한 적이 있듯이 북송의 정치가이자 학자이며 역사가인 사마광을 말한다. 사마광은 『가범(家範)』, 즉 ‘가정의 모범’이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했을 만큼 ‘집안을 다스리는 일의 이치와 도리와 방법’을 밝히는데 큰 관심을 갖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인용하고 있는 구절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구절은 『소학』 <가언> 편에도 실려 있는데 여기에는 이 구절 외에도 ‘부모에게 여쭌 다음 부모가 하는 말씀에 대해 자식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관한 구체적인 가르침이 더 기록되어 있다.

첫 번째 가르침은 ‘자식이 부모님의 말씀을 듣게 되면 행동하기에 앞서 먼저 그 말씀을 기록하여 보관해 둔다. 틈나는 대로 살펴보고 재빠르게 행동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르침은 ‘부모님의 말씀 가운데 혹시 시행하기 어려운 것이 있으면 온화한 얼굴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 옳고 그름 또는 이로움과 해로움을 자세하게 말씀드리고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허락이 떨어진 다음에 고쳐야 한다. 만약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일에 크게 해로운 것이 없을 경우 자신의 의견을 굽히고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가르침은 ‘만약 부모님의 말씀이 옳지 않다고 하여, 즉 자신의 뜻대로 하게 되면 비록 그 뜻이 모두 옳다고 해도 오히려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불효자가 된다. 하물며 자신의 뜻대로 한 것이 옳지 않다면 부모님의 말씀을 거스르는 불효에다가 또한 옳지 않은 일로 부모님을 욕되게 하는 불효를 더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식된 사람은 반드시 모든 일을 부모님에게 말씀드려 의논하고 허락이 난 다음에 해야지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한 다음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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