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상태바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05.20 0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㉙
 

[명심보감 인문학] 제12강 성심편(省心篇) 하(下)…마음을 살펴라㉙

[한정주=역사평론가] 羊羹(양갱)이 雖美(수미)나 衆口(중구)를 難調(난조)니라.

(양고기 국이 비록 맛이 좋지만 모든 사람의 입을 맞추기는 어렵다.)

어느 날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옳지 않다.”

이에 자공이 다시 공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싫어한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옳지 않다. 마을 사람 가운데 선(善)한 사람이 좋아하고 악(惡)한 사람이 싫어하는 것만 못하다.”

자공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답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어떤 경우에도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어질고 의롭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세상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권력과 부귀와 이익이 어질고 의로운 사람 때문에 손해를 본다면 당연히 그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심지어 죽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에게 좋다는 말을 듣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선한 사람에게도 좋다는 말을 듣고 악한 사람에게도 좋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사람은 진실로 어질고 의로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공자가 그토록 비난했던 ‘교언영색(巧言令色)’, 곧 교묘한 말과 얼굴빛을 꾸며서 모든 사람의 비위나 맞추려고 하는 아첨꾼에 불과할 것이다. 진실로 어질고 의로운 사람이라면 당연히 선한 사람에게는 사랑을 받고 악한 사람에게는 미움을 받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을 선이라고 말하고 악을 악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겠다는 생각이나 또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겠다는 생각부터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선의 편에 서서 악의 편에 맞서 싸울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악한 사람에게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어질고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