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은 후(厚)하지도 않고 박(薄)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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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뜻은 후(厚)하지도 않고 박(薄)하지도 않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9.01.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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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㊽
 

[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㊽

[한정주=역사평론가] 花落花開開又落(화락화개개우락)하고 錦衣布衣更換着(금의포의갱환착)이라 豪家未必常富貴(호가미필상부귀)요 貧家未必長寂寞(빈가미필장적막)이라 扶人未必上靑霄(부인미필상청소)요 推人未必塡溝壑(추인미필전구학)이라 勸君凡事莫怨天(권군범사막원천)하라 天意於人無厚薄(천의어인무후박)이니라.

(꽃은 졌다가 피고 피었다가 또 지고, 비단옷과 삼베옷도 다시 바꾸어 갈아입게 된다. 호화로운 집에 사는 부자라고 해도 반드시 영원히 부귀를 누릴 수는 없고, 가난하게 사는 집이라고 해도 반드시 영원히 적막하지는 않다. 사람을 떠받쳐 준다고 해도 푸른 하늘까지 올리지는 못하고, 사람을 밀어뜨린다고 해도 깊은 골짜기까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후하지도 않고 박하지도 않다.)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후하지도 않고 박하지도 않다는 것을 노자는 『노자도덕경』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천지불인(天地不仁)”, 곧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 또는 자애롭지 않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불인(不仁)’은 ‘불사(不賜)’로 해석할 수 있는데 ‘어느 누구도 편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는 말은 곧 하늘과 땅은 어느 누구도 편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인(不仁)’은 또 다르게는 ‘어느 누구에게도 사사로운 마음이 없다’는 뜻의 ‘무사(無私)’나 ‘어느 누구도 친애(親愛)하지 않는다’는 뜻의 ‘무친(無親)’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늘은 누군가를 편들지 않고, 누군가에게 사사로운 마음이 없고, 누군가를 친애하는 마음도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후하게 더 주고 어떤 사람에게 박하게 덜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한 하늘은 누구는 어여삐 여기는 반면 누구는 미워하지 않으며, 누구는 불쌍히 여기는 반면 누구는 증오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은 ‘무심(無心)’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까닭에 사람의 복(福)과 화(禍) 또는 행운과 불행의 원인과 결과를 하늘에서 찾는 일은 허망한 짓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후하지도 않고 박하지도 않고 복을 주지도 않고 화를 주지도 않으며, 행운을 주지도 않고 불행을 주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복을 받고 행운을 얻었다고 해서 하늘을 찬미할 이유도 없고, 재앙과 불행을 겪는다고 해서 하늘을 원망할 이유도 없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복과 화, 행운과 불행의 원인과 결과는 누구에 의해 일어난다는 말일까? 그것은 자기 자신이 쌓은 행위의 결과일 뿐이다. 바로 자기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화과 복을 낳고 행운과 불행을 결정짓는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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