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엠코리아 분식회계 의혹…260% 비정상적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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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엠코리아 분식회계 의혹…260% 비정상적 폭등
  • 박철성 칼럼니스트·아시아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9.01.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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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거래소 투자경고에도 추가 급등…주가견인 주체 차익실현

[박철성의 주간증시] 거래소 투자경고에도 추가 급등…주가견인 주체 차익실현

수소(H2) 폭발이라도 일어난 걸까? 수소충전소 사업을 하는 이엠코리아(095190) 주가가 폭등했다. 비정상적 급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분식회계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엠코리아는 주가 고공행진 중 자사주 매각공시를 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17일 이엠코리아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47억1400만원 규모의 자사주 52만9094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처분 주식가격은 이사회 결의일 전날인 16일 시장 종가(9380원)에서 5% 할인한 8911원”이라고 밝혔다. 처분 예정 기간은 18일부터 내달 17일까지다.

▲ 투자경고 종목인 이엠코리아 일봉 그래프에는 주가 폭등의 현장이 담겨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문제는 이엠코리아가 챙기는 차익이다. 이는 시장에서 어떤 누군가가 반드시 부담하게 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7일 한국거래소는 이엠코리아에 투자 경고를, 18일에는 매매거래정지 예고조치를 했다.

그런데도 이엠코리아 주가 고공행진은 막무가내였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경고 딱지 붙인 채 무려 50% 추가 급등을 연출했다. 특히 주가견인 주체였던 외국인과 미확인 세력은 이미 차익실현에 돌입했다는 분석 보고다.

여기에 분식회계 의혹까지 제기됐다. 분식회계는 기업이 재정 상태나 경영 실적을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할 목적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 계산하는 회계. 부당한 방법이고 법으로 금지돼 있다.

▲ 이엠코리아 분식회계 의혹으로 지적된 재고자산변동 항목. <스카이어 홀딩스 제공>

회계상 ‘재고자산변동금액’은 제품과 재공품(在工品)이 포함된다. 재공품은 공장에서 생산과정 중에 있는 물품이다. 재공품은 저장 또는 판매 가능한 상태에 있는 반제품과는 다르다. 재공품은 앞으로 더 가공해야만 제품이나 부분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그대로는 판매할 수 없다.

따라서 제조업의 회계에는 재공품계정이라는 계정과목이 있다. 각 작업공정에 걸려있는 재공품을 공정마다 금액으로 계산, 재고자산에 계상한다.

그런데 이엠코리아 2018년 3분기의 제품과 재공품의 변동액이 문제로 지적됐다. 제품변동액만 반영했기 때문이다.

회계 및 재무지표·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스카이어 홀딩스 김천년 대표는 “이엠코리아 2018년 3분기 재무제표 중 재고자산 변동금액에는 재공품 변동액 6억6100만원이 추가됐어야 했다”면서 “이럴 경우 재공품 금액만큼 매출원가가 상승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김 대표는 “따라서 결과적으로 그만큼 매출 원가를 낮췄고 이는 이익으로 반영됐다”면서 “분식회계 개연성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엠코리아 측은 처음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취재진이 수차례 연락을 취하자 느지막이 문자메시지로 답을 했다.

이엠코리아 관계자는 카톡 문자를 통해 “2008년(2018년 오기) 3분기 재고 변동과 기타 금액이 착오로 주석기재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5억(원)도 되지 않은 금액으로 분식회계 의혹이라뇨?”라고 반문했다.

분식회계의 기준이 행위 자체인지 아니면 금액 규모로 기준 삼는지 되묻고 싶다.

이엠코리아의 주가폭등을 견인한 외국인과 세력은 이미 차익실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해 11월30일~올해 1월15일 집중됐다. 이 기간 외국인은 총 83만12주를 순매수했다. 주당 평균 매수 가격은 5845원이었고 총 48억5000만원 규모였다.

외국인의 최근 차익실현은 지난 11일 발생했다. 총 16만864주를 팔아치웠다. 평균 매도가격은 7837원. 12억6000만원 규모였다.

▲ 이엠코리아 일별 주가. 최근 거래가 폭발했고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외국인은 또 지난 16~18일 사이 39만2360주를 매도했다. 평균 매도가격은 9936원. 39억원 규모였다.

외국인은 상당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외국인은 지난해 11월30일부터 매수했던 43만7652주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 이엠코리아 주가가 고점을 유지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들 물량이 쏟아질 때가 문제다. 주가는 순간 와르르 급락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 이엠코리아 주봉 그래프. 주가가 6주 만에 220% 폭등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개인 창구를 통한 미확인 세력의 차익실현도 확인됐다. 그들은 지난 3일과 4일, 9일과 10일 각각 차익실현을 했다. 총 44만주 규모였고 평균 매도가격은 각 7531원과 7661원이었다.

개미와 세력이 가세한 추가매수도 확인됐다. 지난 16~18일 평균매수가격은 9817원. 총 81만7887주 규모, 80억원이었다. 결국 외국인의 차익실현 물량을 받은 셈이었다.

이엠코리아는 자회사 이엠솔루션을 통해 수소충전소 사업을 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및 환경(음식물쓰레기) 플랜트사업을 위해 2016년 이엠코리아에서 물적 분할된 회사다.

일체형(on-site) 수전해 방식의 수소충전소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현재 수소충전소 8개소를 운영하고 있고 3기를 추가 구축 중이다.

▲ 이엠코리아 주가가 최근 폭등했다. 비정상적 급등이라는 지적과 분식회계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엠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정부는 내년 41개소, 2022년까지 총 31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엠솔루션은 20여년 전부터 수소차 시대에 대비했다. 그 중 수소충전소 분야에 주력했다. 국내 수소 충전 사업 파트너인 독일 린데그룹과 기술 협력을 했다.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소차 확산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전기차 충전기는 43만곳인 데 반해 수소충전소는 300여곳에 그치고 있다. 국내 수소 충전소의 경우 서울, 울산, 광주 등 15곳(시험용 4곳 포함)에 불과하다.

정부 주도의 수소 인프라 확대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국내 수소충전소를 내년 86곳으로 확대하고 2022년에는 310곳으로 크게 늘리겠다는 수소충전소 구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수소차에 대한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 수요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수소충전소는 수소차 보급에 있어 불가분 관계이다. 수소차 확산에 선행해야 하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수소충전소 관련주로는 효성중공업과 이엠코리아가 꼽힌다. 사실상 효성과 이엠솔루션이 과점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 15곳 가운데 8곳에 이엠솔루션의 기술력이 적용됐으며 7곳은 효성이 구축했다.

한편 이엠코리아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근의 주가 폭등에 대해 “우리가 수소 충전소 사업을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금 수소 테마들이 다 그렇다. 우리만 그러면 작전세력이 들어와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 올린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고 처지를 밝혔다.

취재진이 “만약의 폭락에 대비한 소액주주 보호 정책이 존재하느냐”고 질문했다.

해당 관계자는 “지금 자사주 샀다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지금같이 올라 있는 상태에서 자사주를 취득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가는 언젠가는 조정받기 마련인데 이건 다른 테마하고 좀 다르다고 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하고 수소차로 대체를 해 나가야 한다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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