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침이 불러오는 폐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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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이 불러오는 폐해는?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9.2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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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⑥
▲ 여불위(왼쪽)가 자신의 문하에 모인 식객들을 총동원해 천하의 모든 학문과 사상 및 이론을 총망라했다고 자부한 『여씨춘추(呂氏春秋)』.

[명심보감 인문학] 제11강 성심편(省心篇) 상(上)…마음을 살펴라⑥

[한정주=역사평론가] 甚愛必甚費(심애필심비)요 甚譽必甚毁(심예필심훼)요 甚喜必甚憂(심희필심우)요 甚藏必甚亡(심장필심망)이니라.

(애착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반드시 심한 낭비를 가져오고, 칭찬이 지나치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이 일어나고, 기뻐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반드시 심한 근심을 불러오고, 간직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반드시 심하게 잃게 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지나침’을 경계할 때 자주 사용하는 고사성어이다.

여불위는 일개 상인의 신분에서 일약 전국시대 최강대국 진(秦)나라의 승상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여불위는 당시 최고의 정치대국이자 군사강국이었던 진나라를 문화대국이자 문화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불위가 자신의 문하에 모인 식객들을 총동원해 완성한 서적이 천하의 모든 학문과 사상 및 이론을 총망라했다고 자부한 『여씨춘추(呂氏春秋)』이다. 이 때문에 『여씨춘추』는 제자백가의 서적이 갖고 있지 않은 큰 장점을 갖추고 있다.

즉 유가의 서적은 유가의 사상과 이론만을 다루고, 도가의 서적은 도가의 사상과 이론만을 다루고, 법가의 서적은 법가의 사상과 이론만을 다루고, 묵가의 서적은 묵가의 사상과 이론만을 다루고, 병가(兵家)의 서적은 병가의 사상과 이론만을 다루고 있는 반면 『여씨춘추』는 이들 제자백가의 사상과 이론을 집대성해놓은 백과사전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여기 『명심보감』이 다루고 있는 주제인 ‘지나침’이 사람의 육체와 정신에 어떤 해로움을 끼치는가를 언급한 『여씨춘추』의 내용 역시 제자백가의 사상 중 도가의 양생술(養生術)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여씨춘추』는 지나침이 육체에 닿으면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는 다섯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그 다섯 가지란 첫째 ‘대감(大甘)’, 즉 지나치게 단 맛, 둘째 ‘대산(大酸)’, 즉 지나치게 신 맛, 셋째 ‘대고(大苦)’, 즉 지나치게 쓴 맛, 넷째 ‘대신(大辛)’, 즉 지나치게 매운 맛, 다섯째 ‘대함(大(鹹)’, 즉 지나치게 짠 맛 등이다.

아울러 『여씨춘추』에서는 지나침이 마음에 닿으면 사람에게 해로움을 입히는 다섯 가지를 경고하고 있다. 그 다섯 가지란 첫째 ‘대희(大喜)’, 즉 지나치게 기뻐하는 것이고, 둘째 ‘대노(大怒)’, 즉 지나치게 분노하는 것이고, 셋째 ‘대우(大憂)’, 즉 지나치게 근심하는 것이고, 넷째 ‘대공(大恐)’, 즉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이고, 다섯째 ‘대애(大哀)’, 즉 지나치게 슬퍼하는 것 등이다.

그리고 다시 『여씨춘추』는 지나침이 정신을 뒤흔들면 사람의 생명에 해로움을 끼치는 일곱 가지를 열거하고 있다.

그 일곱 가지란 첫째 ‘대한(大寒)’, 즉 지나치게 추운 것이고, 둘째 ‘대열(大熱)’, 즉 지나치게 더운 것이고, 셋째 ‘대조(大操)’, 즉 지나치게 메마른 것이고, 넷째 ‘대습(大濕)’, 즉 지나친 습한 것이고, 다섯째 ‘대풍(大風)’, 즉 지나치게 바람이 부는 것이고, 여섯째 ‘대림(大霖)’, 즉 지나치게 비가 많이 오는 것이고, 일곱째 ‘대무(大霧)’, 즉 지나치게 안개가 끼는 것 등이다.

결국 『여씨춘추』가 전하고 있는 양생술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나침’이 불러오는 폐해는 사람의 감정에만 있지 않고 음식과 환경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양생(養生)의 본질이 몸과 마음의 건강과 안정에 있다고 한다면 사람은 자신의 육체와 마음 상태는 물론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에 이르기까지 관심과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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