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전쟁터 나가는 날처럼, 마음은 외나무다리 건널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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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전쟁터 나가는 날처럼, 마음은 외나무다리 건널 때처럼”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7.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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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⑧
▲ 중국 화가 정세필(丁世弼, 1939~ )이 그린 관포지교(管鮑之交).

[명심보감 인문학] 제7강 存心篇(존심편)…마음을 보존하라⑧

[한정주=역사평론가] 念念要如臨戰日(염염요여림전일)하고 心心常似過橋時(심심상사과교시)하라.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는 것은 마치 언제나 전쟁터에 나가는 날처럼 하고, 마음 쓰고 다시 마음 쓰는 것은 마치 언제나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때처럼 하라.)

전쟁터에 나가는 날처럼 하라는 말의 뜻은 곧 ‘살펴보고 또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때처럼 하라는 말의 뜻은 곧 ‘조심하고 또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피고 또 살피고’, ‘조심하고 또 두려워하는’ 것은 정성스럽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구절의 ‘생각할 념(念)’ 자와 ‘마음 심(心)’ 자는 ‘생각할 사(思)’ 자와 관련지어서 그 의미를 되새겨볼 만하다.

‘생각할 사(思)’ 자를 파해(破解)해 보면 ‘밭 전(田)’자 밑에 ‘마음 심(心)’자를 붙인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생각할 사(思)’ 자에는 수확물을 얻기 위해 평생토록 온 힘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밭을 갈고 공경을 다해 곡식을 살피는 농부처럼 사람의 생각과 마음 역시 ‘정성과 공경을 다해 가꾸어야 비로소 거두는 것’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까닭에 공자는 “생각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얻는 것이 없다”고 했다. 또한 맹자는 “마음이 맡는 역할은 곧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하면 얻지만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고 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성어로 유명한 관중(管仲)은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환공을 역사상 최초의 패자(覇者: 제후들의 우두머리)로 만든 명재상으로 명성을 떨쳤다. 관중은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관자(管子)』라는 방대한 분량의 저술에 남겼는데, 여기에서 그는 ‘정성을 다하는 생각의 힘’을 이렇게 역설했다.

“생각하고 또 다시 생각하라. 생각해서 통하지 않는 것은 장차 귀신이 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것은 귀신의 힘이 아니라 정성이 지극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애 유성룡은 『서애집(西厓集)』에 실려 있는 “학이사위주(學以思爲主)”, 즉 ‘생각하는 것을 중심으로 배워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생각과 마음에 관한 공자와 맹자와 관자의 말을 하나하나 인용하면서 “생각한다는 뜻은 참으로 크고도 크구나!”라고 탄식했다.

살펴보고 다시 살펴보듯이 정성을 다해야, 또한 조심하고 다시 두려워하듯이 공경을 다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 생각과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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