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하지 않는 말이나 자신과 관계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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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하지 않는 말이나 자신과 관계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6.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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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5강 정기편(正己篇)…몸을 바르게 하라㉕
 

[명심보감 인문학] 제5강 정기편(正己篇)…몸을 바르게 하라㉕

[한정주=역사평론가] 紫虛元君(자허원군) 誠諭心文曰(성유심문왈) 福生於淸儉(복생어청검)하고 德生於卑退(덕생어비퇴)하고 道生於安靜(도생어안정)하고 命生於和暢(명생어화창)하고 患生於多慾(환생어다욕)하고 禍生於多貪(화생어다탐)하고 過生於輕慢(과생어경만)하고 罪生於不仁(죄생어불인)이니 戒眼莫看他非(계안막간타비)하고 戒口莫談他短(계구막담타단)하고 戒心莫自貪嗔(계심막자탐진)하고 戒身莫隨惡伴(계신막수악반)하라 無益之言莫妄說(무익지언막망설)하고 不干己事莫妄爲(불간기사막망위)하라 尊君王(존군왕)하고 孝父母(효부모)하며 敬尊長(경존장)하고 奉有德(봉유덕)하며 別賢愚(별현우)하고 恕無識(서무식)하라 物順來而勿拒(물순래이물거)하고 物旣去而勿追(물기거이물추)하며 身未遇而勿望(신미우이물망)하고 事已過而勿思(사이과이물사)하라 聰明多暗昧(총명다암매)요 算計失便宜(산계실편의)니라 損人終自失(손인종자실)이요 依勢禍相隨(의세화상수)니라 戒之在心(계지재심)이요 守之在氣(수지재기)니라 爲不節而亡家(위부절이망가)하고 因不廉而失位(인불염이실위)니라 勸君自警於平生(권군자경어평생)하여 可歎可警而可畏(가탄가경이가외)하라 上臨之以天鑑(상림지이천감)하고 下察之以地祇(하찰지이지기)니라 明有三法相繼(명유삼법상계)하고 暗有鬼神相隨(암유귀신상수)니라 惟正可守(유정가수)요 心不可欺(심불가기)니 戒之戒之(계지계지)하라.

(자허원군이 <성유심문>에서 말하였다. “복은 맑고 검소한 데에서 나오고, 덕은 몸을 낮추고 겸손한 데에서 생겨난다. 도리는 편안하고 고요한 데에서 나오고, 생명은 조화롭고 순조로운 데서 생겨난다.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에서 생겨나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에서 나오고, 허물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에서 생겨나고,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에서 나온다.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릇됨을 보지 말아야 하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아야 하고, 마음을 경계하여 탐욕을 부리거나 노여워하지 않아야 하고, 몸을 경계하여 나쁜 친구를 따르지 않아야 한다.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함부로 하지 말고, 자신과 관계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임금을 높이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덕 있는 사람을 받들며,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구별하고, 무식한 사람을 용서하라.

순리에 따라 오는 사물은 거부하지 않고, 이미 지나가버린 사물은 뒤쫓지 않으며, 몸이 좋은 시기를 만나지 못했다면 바라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다면 생각하지 말라. 총명한 사람도 막히고 어두울 때가 많고, 계획을 잘 세워도 편리하지도 마땅하지도 않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면 자신도 손실을 입게 되고, 세력에 의거하면 재앙이 잇달아 따라온다.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키는 것은 기운에 있다. 절약하지 않으면 집안이 망하게 되고, 청렴하지 않으면 지위를 잃게 된다.

그대에게 권하니 스스로 평생토록 경계하며 탄식하고 놀라고 두려워하라. 위로는 하늘의 거울이 내려다보고, 아래로는 땅의 신령이 살펴본다. 밝은 곳에는 세 가지 법이 서로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따르고 있다. 오직 올바름을 지키며 마음을 속이지 말고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도가사상에서는 신선이 된 남자를 가리켜 진인(眞人)이라고 하고, 신선이 된 여자를 가리켜 원군(元君)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자허원군은 여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 『도교대사전』을 보면 ‘자허원군은 곧 위부인(魏夫人)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추적 엮음, 백선혜 옮김, 『명심보감』, 홍익출판사, 2005. 58쪽 참조)

자허원군이 지었다고 전하는 <성유심문(誠諭心文)>은 ‘정성으로 마음을 깨우치게 하는 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적힌 내용 하나하나를 음미해보면 『명심보감』의 엮은이가 이 <성유심문>을 통해 ‘제5강 <정기(正己: 몸을 바르게 하라)>’ 편에서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한 메시지를 총정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칠 수 있다.

정기(正己)는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는다는 수기(修己) 또는 수신(修身)과 그 뜻이 일맥상통한다.

<성유심문>은 앞서 다룬 정기(正己)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화복(禍福)과 길흉(吉凶)과 선악(善惡)과 언행(言行)의 올바른 이치, 사람의 장점(長點)과 단점(短點)에 대한 올바른 태도, 충성하고 효도하고 공경하는 마음, 절약과 청렴과 겸손의 미덕,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하는데 경계해야 할 일, 탐욕과 분노와 경솔과 교만에 대한 경계, 조심하고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삶의 자세 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유학의 기본 경전인 사서(四書)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서도 -여기 <성유심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올바른 몸가짐은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하는데 있다고 말하면서 정기(正己)와 정심(正心)과 수신(修身)의 관계를 이렇게 밝혀놓았다.

“몸을 갈고 닦는 것이 그 마음을 올바르게 하는데 있다는 말은 첫째 마음에 노여움이 있다면 올바름을 얻을 수 없고, 둘째 마음에 두려움이 있다면 올바름을 얻을 수 없고, 셋째 마음에 좋아하는 것이 있어서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이 있다면 올바름을 얻을 수 없고, 넷째 마음에 걱정이나 근심이 있다면 올바름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음을 두지 않으면 눈으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귀로 들어도 듣지 못하고, 입으로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이것이 몸을 갈고 닦는 것이란 그 마음을 올바르게 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몸을 올바르게 갈고 닦는 ‘정기(正己)’가 마음을 올바르게 하는 ‘정심(正心)’의 바탕이 된다는 이치의 관점에서 보자면 도가사상이나 유가사상이나 그 본래 뜻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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