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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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6.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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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5강 정기편(正己篇)…몸을 바르게 하라⑱

[명심보감 인문학] 제5강 정기편(正己篇)…몸을 바르게 하라⑱

[한정주=역사평론가] 太公曰(태공왈) 欲量他人(욕량타인)이어든 先須自量(선수자량)하라 傷人之語(상인지어)는 還是自傷(환시자상)이니 含血噴人(함혈분인)이면 先汚其口(선오기구)니라.

(태공이 말하였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을 헤아려 볼 것이다. 다른 사람을 해치는 말은 오히려 스스로를 해치는 말이 될 것이다. 피를 머금어 다른 사람에게 내뿜으면 먼저 자신의 입이 더러워질 것이다.”)

대개 인간관계든 또는 사회생활에서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상대방을 탓하게 된다. 그럴 경우 상대에게서 그 잘못된 원인을 찾기도 어렵지만 설령 찾았다고 해도 고치기는 더욱 어렵다.

반면 자신에게 잘못된 원인을 찾게 되면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상대방에게서 그것을 찾는 것보다 더 쉽고 또한 -자신의 의지 여부에 따라서- 고칠 수도 있다.

그래서 옛 성현은 모든 일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상대방에게서 잘못의 원인을 찾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라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맹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데도 그 사람과 친해지지 않으면 오히려 그 사람을 좋아하는 내 마음이 절실했는가를 헤아려본다. 온 마음을 다하고 온 힘을 쏟아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데도 잘 다스려지지 않으면 오히려 나의 지혜가 부족하지 않았는지 헤아려본다.

예의를 갖추고 다른 사람을 대우했는데도 그 사람이 예의로서 나에게 화답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 사람을 공경하는 내 마음이 온당했는가를 헤아려본다. 열심히 일을 했는데도 얻으려고 원했던 것을 얻지 못했다면 다시 자신에게 잘못의 원인이 없는가를 돌이켜 헤아려본다.

어떤 일에서든 잘못의 원인은 자신을 헤아려 자기에게서 구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올바로 서게 되면 천하의 모든 것이 자기에게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맹자의 말은 『맹자』 <이루> 상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 『명심보감』의 “欲量他人(욕량타인) 先須自量(선수자량)”, 곧 “다른 사람을 헤아리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을 헤아려 볼 것이다”라는 구절과 그 뜻이 잘 들어맞는다고 하겠다.

아울러 “傷人之語(상인지어) 還是自傷(환시자상)”, 즉 “다른 사람을 해치는 말은 오히려 스스로를 해치는 말이 될 것이다”는 구절과 그 뜻이 배합하는 경구(警句)는 『채근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채근담』에는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보면 정성을 다해 가려주고 마음을 다해 덮어주어야 한다. 만약 다른 사람의 단점을 폭로해 온 세상에 드러낸다면, 이것은 나의 단점으로 다른 사람의 단점을 공격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미련하고 어리석다면 좋게 잘 가르쳐서 깨닫도록 해주어야 한다. 만약 분노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미워하는 말을 내뱉게 되면, 이것은 나의 미련함과 어리석음으로 다른 사람의 미련함과 어리석음을 구제하겠다는 꼴이다.”

대개 사람들은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면 이렇게 반응한다.

“그 사람이 잘못했기 때문에 잘못을 지적한 것인데 무엇이 잘못되었느냐?”고.

또한 “그 사람이 애초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무엇 때문에 내가 화를 내며 잘못을 나무라겠느냐?”고.

다시 말해 잘못을 저질러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잘못이 있지, 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채근담』은 그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가르침을 준다.

첫째, 다른 사람의 단점과 잘못을 드러내 말하는 것은 자신의 단점과 잘못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미련함과 어리석음을 미워하거나 분노하게 되면 도리어 자신의 성격과 기질만 나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의 단점과 허물을 드러내 고치려고 하다가 자신의 단점과 허물만 깊어지게 되는 한심한 꼴을 모면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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