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 부자 보고서>로 본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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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국 부자 보고서>로 본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
  • 조선희 기자
  • 승인 2013.11.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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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부자는 금융 및 기타자산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2년 말 기준 한국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는 약 16만3000명 추정됐다. 2011년 14만2000명에 비해 14.8%가 증가한 규모다. 한국 부자의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에 일시 감소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2년의 증가율은 2011년(전년대비 8.9% 증가)에 비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는 한국 부자의 48%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으나 서울의 부자 수 증가율은 전국 평균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6월13일 내놓은 <201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금융 및 기타자산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부동산 자산 비중은 소폭 낮아졌고 지방에 비해 서울과 수도권 부자의 부동산 비중은 높아졌다.

지금까지 한국 부자의 자산 형성에 ‘부동산 투자’는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향후 목표자산 축적 방법에서 부동산 투자 의향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부자 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약 7만8000명으로 전국 부자 수의 48%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경기 3만1000명, 부산 1만3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의 인구 대비 부자 수 비율은 서울이 0.7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은 0.35%로 대구(0.29%) 및 경기(0.26%) 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09~2012년 기간 중 한국 부자 수는 연평균(CAGR) 14.9%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서울은 연평균 13.7% 증가하여 전국 평균보다 다소 낮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울산은 연평균 19.6% 증가하여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전국지역별 부자수
서울 및 수도권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 내에서는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가 2만9000명으로 서울 부자 수의 37.6%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양천구, 영등포구, 용산구 순이었다. 경기도의 세부 지역별 부자 수는 성남시가 약 6000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용인시, 고양시, 부천시 순이었다. 서울 부자 수에서 강남3구의 비중은 2009년 39.2%에서 2012년 37.6%로 하락하며 지역적 쏠림 현상이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

6대 광역시 중 부산은 해운대구의 부자 수가 가장 많다. 또 대구 수성구, 인천 연수구, 대전 유성구, 광주 북구, 울산 남구 등이 해당 광역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부자가 많았다.

한국 부자들의 개인별 총자산 구성은 평균적으로 부동산자산(주택, 건물, 상가, 토지 등) 55.4%, 금융자산 38.0%, 기타 자산(예술품, 회원권 등) 6.6%인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비중이 다소 높은 자산구조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이 58%, 금융자산 비중이 35.2%였던 것에 비하면 부동산자산 비중이 감소하고 금융자산 비중이 증가했다.이러한 자산 구성비는 총자산의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총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부동산 비중이 증가하는 반면 금융자산 비중이 감소하는 형태를 보인다. 이는 총자산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일정 금액까지만 금융자산 형태로 운용하고 나머지는 부동산 중심으로 투자하는 자산관리 행태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한국 부자의 약 39%는 금융기관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평균 6억2000만원의 대출을 보유하고 있으며, 거주주택 이외의 투자용 부동산 구입이나 사업자금 마련이 주된 목적이었다. 금융기관 대출 외에 한국 부자의 약 89%는 본인이 소유한 주택이나 상가, 건물 등에 대한 임대보증금으로 평균 5억8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부동산 임대는 지방에 비해 서울 부자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평균 임대보증금 규모도 서울지역 부자들이 지방 부자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92%, 50대의 89%, 40대 이하의 87%가 부동산 임대를 활용하고 있어 연령이 높은 부자일수록 부동산 임대 선호도가 높았다.

자산 축적 방법과 목표자산
현대 사회에서 부자의 자산형성 과정은 경제의 역동성 및 산업구조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역사적으로 산업화를 통한 현대적 기업 경제가 발전하기 이전에는 정치적 권력이 개인의 부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연결의 매개체로 ‘토지’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

서양에 비해 기업활동을 통한 산업화가 늦었던 한국의 경우에도 부자의 자산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토지’였다. 자산 축적을 위한 토지의 역할이 ‘생산적 가치’에서 ‘자본적 가치’로 확장되고 나아가 주택과 건물 등 건축물을 포함하는 ‘부동산’ 개념으로 넓어졌다. 그렇다면 현재의 한국 부자는 어떠한 방법으로 자산을 축적했을까?

한국 부자가 현재의 자산을 축적한 가장 주된(1순위) 방법은 ‘사업체 운영’(35.3%)과 ‘부동산 투자’(32.2%)였다. ‘부모의 증여와 상속’(20.2%)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자산 축적 방법은 연령대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연령이 높은 부자일수록 부동산 투자 영향이 컸던 반면 40대 이하의 젊은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부모의 증여와 상속 영향이 컸다. 이는 국내 부동산의 자본적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던 1980년대 이후 시기에 경제활동 세대의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이 활발했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대간 부의 이전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총자산 수준별로는 자산이 많은 부자일수록 부동산 투자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 현재 한국 부자의 자산 형성 과정에서 부동산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 현재 자산축적방법


그렇다면 한국 부자들은 앞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자산을 더 모으려고 하는 걸까? 한국 부자들은 현재자산이 많을수록 향후의 목표자산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자신의 현 자산 수준을 기준으로 미래의 목표를 세운다는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다.

이같은 목표자산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체 운영’과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산 축적을 위한 방법 1+2순위 기준으로 4명 중 3명은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고 있으며, 본인의 사업체 운영을 통해 향후 자산을 축적하겠다는 비율도 62.7%로 높게 조사되었다. 반면 금융투자를 통해 자산을 축적하겠다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부동산에 대한 투자 선호가 여전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투자 선호도는 연령대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연령이 높아질수록 부동산 투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반면 젊은 부자일수록 사업체 운영이나 급여 등의 근로소득을 통해 자산을 축적하고자 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금융투자에 대한 의향은 모든 연령층에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글로벌 시장에 비해 약세를 보여왔던 국내 주식시장이나 저금리에 따른 예금·보험 수익성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국 부자의 72%는 본인이 부자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총자산을 50~100억원 보유한 경우에도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5% 수준에 불과해 한국 부자들의 부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높았다. 조사 응답자의 62.1%는 최소 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생각하며 300억원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도 9%에 달했다. 한국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총자산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 부자이기 위한 최소자산
금융에 대한 인식과 미래 준비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한국 부자의 안정적 투자성향은 증가했지만 손실 위험을 전혀 지지 않으려는 ‘안정형’ 성향은 전년대비 감소하여 저금리 심화에 따른 투자수익 감소 위험을 회피하려는 모습 또한 확대되었다. 자신의 금융지식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는 부자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투자 및 자산관리에 있어 금융 전문가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부자는 노후 준비 방법에서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2000년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은 수익 변동성이 큰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어 노후 자산의 안정성 측면에서 다른 금융자산을 통한 분산투자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의 대물림과 관련, 자산의 상속 및 증여 대상으로 ‘손자녀’를 고려하는 비율이 증가하여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며 3대까지 안정적으로 부를 이전하고자 하는 니즈가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즉시연금 세제 개편, 신탁법 개정 등 관련 제도의 변화에 따라 ‘보험’, ‘부동산신탁’, ‘재산신탁’ 등을 통한 상속 및 증여 의향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의 흐름이 사실(fact)에 의해 설명되는 경우는 단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투자자의 심리(psychology)에 의해 결정된다”는 유럽의 전설적 투자 전문가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의 격언처럼 한국 부자의 심리적 투자성향이 실제 투자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유 자산이 많고 연령이 높을수록 투자성향은 보수적 경향을 띠게 되는데 한국 부자의 경우에도 위험을 감수하며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 투자를 추구하는 성향(안정형+안정추구형)이 63.8%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안정적 투자성향은 지난해(57.3%)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의 지속, 국가 성장률 둔화 및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로 인해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투자성향을 연령별로 비교해 보면 40대 이하 부자의 11.0%가 적극/공격투자형 성향을 보인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적극/공격투자형 비중이 2.7%로 낮게 나타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안정투자를 추구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안정적 투자성향 중에서 원금 손실의 위험을 전혀 부담하지 않으려는 ‘안정형’ 성향의 비율은 전년대비 줄어든 반면, 손실 위험은 최소한으로 부담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안정추구형’ 성향 비율은 전년대비 11.1%p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안정적 투자성향은 강화되었지만 전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 또한 심화됨에 따라 손실 위험이 없는 안전자산에만 투자할 경우 적정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 부자의 경우 투자의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는데 향후 금융투자 시 우선 고려사항에 대해 ‘안전성’과 ‘수익성’의 응답 비율이 각각 39.0%, 34.4%로 비슷한 반면, 일반인 의 경우에는 ‘안전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비율이 75.9%로 ‘수익성’이라고 응답한 12.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OECD가 2009년 보고서를 통해 “금융지식의 부족(financial illiteracy)이 금융위기의 증폭과 확산에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처럼 금융지식 수준은 국가 경제에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금융지식 수준은 개인의 자산 축적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금융지식 수준이 높은 사람은 축적된 지식 및 정보에 기반하여 장기적 재무계획을 세우는 것이 용이해지며 결국 보유 중인 금융자산이나 은퇴자산의 규모가 금융지식이 낮은 사람보다 크다는 것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한국 부자는 본인의 금융상품 및 투자관련 지식수준에 대해 50.0%가 ‘높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2011년 66.4%, 2012년 53.3%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심화 및 다양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의 출현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자산 30억원 미만의 부자 중 46.1%만이 자신의 금융지식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부자 중 금융지식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67.1%로 보유 금융자산 규모가 클수록 금융지식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금융지식 수준에 대한 인식은 투자성향과도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데 본인이 안정/안정추구형 투자성향이라고 생각하는 부자의 36.4%만이 자신의 금융지식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적극/공격투자형의 경우 88.1%가 금융지식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였다.

금융지식(Financial literacy)은 단순히 금융상품 및 관련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뿐 아니라 자신의 재무상황에 맞는 합리적 행동을 취하는 능력(금융행동)과 저축, 소비지출 등 돈과 관련된 건전한 태도를 견지하는 능력(금융태도)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관련 연구에 따르면 금융에 대한 단순지식 수준보다 금융행동 및 금융태도 수준이 가계 저축률과 높은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리적 금융행동과 관련하여 한국 국민 중 ‘각종 청구대금을 적기에 납부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5%(비교 대상 OECD 14개국 평균 82%), ‘평상시 나의 재무상황을 면밀히 검토한다’ 51%(OECD 평균 79%), ‘금전적 문제에 대해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54%(OECD 평균 54%)로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 부자의 경우 각 항목에 대해 96%, 84%, 83%의 높은 동의율을 보여 합리적 금융행동 측면에서 한국 및 타 국가 일반인에 비해 우수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저축 및 소비지출 등과 관련된 건전한 금융태도 평가에서는 한국 부자의 평가 점수 가 일반인에 비해 높았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표5] 또한, OECD 14개국 일반인에 비해서도 한국 부자의 평가 점수가 낮아 건전한 금융태도 측면에서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은퇴 및 노후 준비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 은퇴와 함께 은퇴 및 노후 준비는 한국 사회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노후를 국가에 의존하기보다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과 나이가 젊을수록 노후 준비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 초저금리의 지속, 부동산 가격의 하락 등으로 인해 자산 수익률은 감소하는 반면 평균 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은퇴 및 노후 준비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부자는 은퇴 및 노후 준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인과는 어떤 차이를 보일까.

아직 은퇴하지 않은 부자의 예상 은퇴시점은 평균 68.1세로 비은퇴 일반가구의 예상 은퇴연령인 65.9세보다 높았고, 이미 은퇴한 부자는 63.4세에 은퇴한 것으로 나타나 은퇴한 일반가구의 은퇴연령인 61.6세를 상회했다. 이러한 차이는 부자의 경우 본인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 자신이 은퇴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직업적 특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업체를 운영 중인 부자의 은퇴 예상시점은 68.5세로, 전문직 종사자 66.2세, 공직자/경영관리직 64.3세와 차이를 나타냈다.

하지만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인의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이 71.4세, 여성이 69.9세에 달해 조사 대상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공식 은퇴시점 후에도 노후 자산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재취업 등을 통해 근로시기를 연장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은퇴하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 은퇴 이후에도 구직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89.6%에 달하며 그 중 40% 이상이 ‘생활비 조달’을 위해서라는 응답 결과는 “최고의 노후 준비는 평생 현역”이라는 최근의 인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반면 한국 부자는 은퇴 후 희망하는 삶의 모습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겠다’, ‘일에서 탈피하여 사회 및 여가 활동을 즐기겠다’ 등의 응답 비중이 높은 반면, ‘일은 나의 원동력이므로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하겠다’는 응답은 7.0%에 불과하여 은퇴를 생계와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인생의 제 2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은퇴 후 희망하는 주거형태로는 ‘도심지역에 살면서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여 살고 싶다는 응답과 ‘현재의 주거 지역 및 형태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38.2%, 25.4%로 전년 32.3%, 19.0%에 비해 증가하였다. 반면 ‘전원주택 이주’, ‘고급 실버타운 이주’, ‘해외로 이주’ 등의 응답은 전년대비 하락하여 본인에게 친숙한 주거 지역 및 형태를 은퇴 후에도 유지하고자 하는 의향이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은퇴 후 희망 주거형태
한국 부자는 은퇴 후 ‘적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월평균 673만원(연 8079만원, 가구 기준)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아직 은퇴하지 않은 일반가구의 은퇴 후 월평균 적정 생활비 194만원에 비해 약 3.5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부자가구의 연평균 소득 4억2000만원 중 근로소득을 제외한 ‘부동산/이자/배당소득(재산소득)’ 및 ‘기타소득’의 합이 연 1억9000만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부자가구의 은퇴 후 월평균 생활비는 근로소득 없이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규모다. 따라서 한국 부자에게 있어 노후 준비란 현재 보유 중인 자산 가치의 안정적 성장 및 관리를 통해 어떻게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은퇴 및 노후 준비의 핵심 장애요인에 대한 일반인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부자는 은퇴 및 노후 준비의 가장 큰 걸림돌로 ‘투자 및 사업 실패’, ‘저금리로 인한 이자소득 감소’ 등 보유 자산의 가치 하락 및 관리 실패 이슈를 꼽은 반면 일반인은 ‘과도한 자녀양육비/교육비’, ‘빨라진 정년퇴직’, ‘물가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족’ 등 소비지출 증가와 근로소득의 지속성 관련 이슈에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 은퇴 및 노후 준비의 핵심 장애요인
한국 부자의 경우 대부분의 경제적 노후 준비 방법 활용률이 전년대비 증가해 노후 설계에 대한 관심 확대를 반영했다. 특히 ‘보험’, ‘공적연금’, ‘예적금’의 활용률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났다. 부자의 경제적 노후 준비 방법은 일반인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인은 공적연금/사적연금/퇴직연금 등 연금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부자의 경우 부동산 및 직/간접투자, 예적금 등 일반적 투자상품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부자의 경우 30억원 미만 부자에 비해 부동산 및 직/간접투자의 활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노후 준비를 위해 ‘전문적 자산관리’를 받고 있는 비중도 17.3%로 30억원 미만 부자의 8.4%를 크게 상회했다. 한국 부자의 노후 준비 방법이 갖는 문제점 중 하나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1980~90년대 주택(아파트 포함)에 대한 투자는 주식 등 금융상품 대비 수익률이 높고 변동성도 크지 않았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수익률과 변동성이 함께 증가하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노후 자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동산 투자 외에도 다른 금융자산을 통한 분산투자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금상품을 통한 노후 준비와 관련하여 한국 부자는 2가지 이상의 연금체계를 활용하여 준비하는 비중이 74.0%로 일반인의 50.6% 대비 23.4%p 높았다. 하지만 하나의 연금체계에도 가입되지 않은 비중 또한 부자가 16.2%로 일반인에 비해 높았다. 한국 부자의 13.4%는 최근 1년간 개인연금 가입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가입 이유로는 ‘매월 꾸준한 노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와 ‘절세 효과를 위해’가 모두 35.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개인연금 가입 이유로 ‘공적연금만으로 연금액이 충분하지 않아서’ 및 ‘공적연금 부실화 우려’의 응답 비율이 높은 일반인과 비교할 때 부자의 경우 월별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고 절세 효과가 큰 연금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증여∙상속에 대한 인식과 계획
한국에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듯, 중국에는 “논마지기도 3대를 못 간다”, 미국에는 “셔츠바람으로 시작해 3대 만에 다시 셔츠바람으로(Shirtsleeves to shirtsleeves in three generation)”, 독일에는 “아버지는 재산을 모으고, 아들은 탕진하고, 손자는 파산한다”는 속담이 공통적으로 전해오고 있다.

실제로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가족기업이 2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은 30%, 3대까지의 생존 비율은 14% 그리고 4대까지의 생존 비율은 4%에 불과하다. 이처럼 쉽지 않은 상속, 증여와 관련하여 한국의 부자들은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 부자의 경우 보유 자산을 ‘자녀’에게 상속 및 증여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98.2%로 가장 높았으며 ‘배우자’ 65.1%, ‘손자녀’ 29.4%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자녀’를 상속 및 증여 대상으로 고려하는 비율이 전년대비 7.4%p 증가, ‘세대생략이전(generation skipping transfer)’을 통해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며 3대까지 안정적으로 부를 이전하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자산 규모별로 보면 보유 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모든 대상에 대한 상속 의향이 증가했으며, 특히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부자는 ‘손자녀’와 ‘형제/자매’를 상속 및 증여 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30억원 미만 부자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속 및 증여 방법에서는 ‘자산의 일부는 사전 증여하고 일부는 사후 상속하겠다’는 응답이 54.2%로 다수가 상속과 증여를 함께 고려하고 있으며 ‘전부 사후 상속하겠다’(38.2%)와 ‘전부 사전 증여하겠다’(6.1%)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전부 사후 상속’의 비중은 16.2%p 증가한 반면 ‘자산의 일부 증여, 일부 상속’ 및 ‘전부 사전 증여’의 비중은 감소하여 사전 증여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응답은 1.5%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 모습을 보였다. 현재 자산의 형성 방법과 상속 및 증여 방식 간의 관계를 분석해 보면 ‘부모의 지원 및 상속’이 현재 자산의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응답한 부자의 경우 ‘전부 사전 증여’ 응답 비중이 평균 대비 2배 가까이 높고 ‘자산의 일부 증여, 일부 상속’도 평균을 상회하는 등 사전 증여 방식의 선호도가 높았다. 또한 지난해와 같이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는 50억원 미만 부자에 비해 ‘자산의 일부 증여, 일부 상속’의 비중이 높은 반면 ‘전부 사후 상속’ 및 ‘전부 사전 증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자산의 일시 이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줄이려는 경향을 보였다.

상속 및 증여 자산유형은 ‘부동산’이 86.1%로 가장 높았으며 ‘현금 및 이에 상응하는 금융상품’도 66.9%로 높은 응답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에 비해 ‘보험’ 및 ‘부동산신탁’, ‘재산신탁’의 활용 의향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2억원 초과 상속형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 종료, 신탁법 개정을 통한 ‘유언대용 신탁’, ‘수익자 연속 신탁’ 도입 등 상속 및 증여와 관련한 제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사업체 경영자의 경우 ‘경영권 인계’를 통한 상속 의향이 전년대비 상승하여 가업승계에 대한 니즈도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상속 및 증여 방법과 자산유형과의 교차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은 ‘전부 사전 증여’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부동산 신탁’은 ‘전부 사후 상속’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소득 및 소비 특성과 라이프스타일
부자가구는 일반가구에 비해 평균 소득 8.6배, 월평균 소비지출 4.2배 수준으로 투자 및 추가적 소비 여력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 경기의 부진에도 개인 사업을 운영 중인 한국 부자의 경우 사업체 매출이 전년대비 상승한 경우가 많았으며 향후 지출 증가가 예상되는 항목으로 세금/사회보험료 등의 ‘비소비지출’을 가장 많이 선택, 세금 증가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일상에서 평일 및 휴일 여가시간이 일반인보다 많지만 실제와 희망 여가시간의 차이는 일반인에 비해 커서, 자신의 여가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여가시간에는 골프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스포츠 참여활동을 즐기며, 다양한 동호회 활동 및 전시회, 뮤지컬 등 문화예술 관람 행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회에 대한 인식 면에서 일반인에 비해 사회가 더 공정하며 계층 이동이 자유롭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충분한 수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현금 기부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부자는 36.2%로 일반인 기부율을 소폭 상회하며, 사회공헌 활동 시 종교단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인간의 행복을 연구해 온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는 “절망적 가난에서 벗어나 중산층이 될 때는 부가 행복을 가져오지만 그 이후에는 행복한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최근의 한 실증연구에 따르면 특정 국가와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소득과 주관적 행복은 항상 정비례’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따라서 일정 수준이 지나면 소득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상반되는 해석을 내렸다. 또한 국가별로 동일 소득에 대해 느끼는 행복감은 큰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한국인은 같은 소득을 벌더라도 여기서 느끼는 행복감의 크기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다는 점이 흥미롭다.

‘2013 한국 고자산가 실태조사’를 통한 부자가구의 연소득 평균은 4억2000만원으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통한 일반 도시가구(2인 이상 전체가구 대상, 이하 ‘일반가구’)의 2012년 연소득 평균인 4900만원을 크게 상회했다. 또한 부자 중에서도 금융자산 보유규모 상위 그룹(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연소득 평균은 7억8000만원으로 하위 그룹(금융자산 30억원 미만)의 연소득 평균 3억2000만원에 비해 높았으며, 두 그룹 간의 소득 격차는 전년대비 더욱 확대되었다.

‘KB SOHO 지수’에 따르면 국내 경제의 저성장 및 가계 소비지출 감소로 인해 2012년 들어 자영업 경기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근로자외가구 의 소득은 2011년 4분기 이후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며 올해 1분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한국 부자 중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 중인 사업자의 연소득 평균은 4억5000만원으로 전년대비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11년 대비 2012년 매출 변화에 대한 응답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사업체 운영자 중 2011년 대비 2012년 매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5.2%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 18.8%를 상회했다. 특히 개인 사업자(자영업자)의 경우 2011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중이 법인 사업자보다 높아 경기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안정적 사업을 운영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의 구성 측면에서 부자가구는 급여 및 사업소득을 포함한 ‘근로소득’의 비중이 55.3%로 전년대비 상승한 반면 부동산∙이자∙배당소득을 포함한 ‘재산소득’의 비중은 37.3%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하지만 ‘근로소득’의 비중이 87.0%로 매우 높고 ‘재산소득’의 비중은 0.5%에 불과한 일반가구와는 여전히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총자산 100억원 이상 부자의 ‘재산소득’ 비중은 49.7%로 총자산 50억원 미만 부자의 32.7%를 크게 상회하는 등 보유 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재산소득의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는 풍부한 실물 및 금융자산을 통해 다양한 원천의 소득 창출이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 가구별 소비지출 비교
가구별 소비지출 규모를 비교하면 부자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056만원으로 일반가구의 2012년 월평균 소비지출 249만원 대비 약 4.2배 높았다. 또한 부자 중에서도 금융자산 보유규모 상위 그룹(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54만원으로 하위 그룹(금융자산 30억원 미만)의 월평균 소비지출 1002만원에 비해 높았으나 소득과 달리 두 그룹 간의 소비지출 격차는 전년대비 감소하였다.

소비지출의 구성 면에서 부자가구와 일반가구 모두 지출 항목 중 ‘자녀 교육비’가 각각 18.0%와 12.0%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교육 대상 자녀가 있는 부자가구의 월평균 자녀 교육비는 약 320만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27.3%를 차지하고, 이 중 연소득 5억원 이상 가구의 경우 월 500만원 이상을 자녀 교육에 지출하는 경우가 26.9%에 달했는데, 이는 소비 여력이 충분한 부자가구가 사교육 및 해외유학 등 고가(高價)의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을 의미한다.

또한 부자가구는 ‘의류/잡화’, ‘여가/취미’에 대한 지출 비중이 각각 17.1%로 일반가구의 6.8%, 5.5%를 크게 상회하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출에도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부자가구의 경우 최근 6개월 내 가장 부담되었던 소비지출 항목으로 ‘교육비’(38.6%, 복수응답) 및 ‘여가/취미’(13.4%)의 응답 비중이 가장 높은 것도 이러한 소비지출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한국 부자는 향후 소비 증가가 예상되는 지출 항목으로 세금/연금/사회보험료 등의 ‘비소비지출’을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향후 소비 감소 예상 응답비율과의 차이도 32.3%p로 가장 높아 세금 증가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소비지출’ 외에 향후 소비 감소보다 소비 증가 예상이 높은 지출 항목으로는 ‘보건’, ‘통신’, ‘주거/수도광열’ 등의 순이었으며, 이는 건강보험료 및 전기/수도요금 인상, 스마트폰 중심으로의 통신시장 변화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음료’ 및 ‘교육’ 등 상품 및 서비스의 수준에 따른 가격 편차가 큰 지출 항목의 경우 소비 증가 예상 비율과 소비 감소 예상 비율이 모두 높게 나타났으며 ‘주류/담배’의 경우 담배세 인상 논의에도 소비 감소 예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건강을 위해 지출을 줄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출 항목별 향후 소비 증가 및 감소 예상
“돈은 자신의 지출을 관리할 수 있는 간단한 법칙을 이해하는 사람에게만 몰린다”는 조지 클라슨(George Clason)의 말처럼 소비지출에 대한 태도는 부의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 부자의 경우 ‘물건 구매 시 세일기간을 적극 이용한다’의 동의율이 56.6%로 동일 질문에 대한 미국 부유층의 동의율 38%보다 높았으며 ‘할인/혜택 등을 고려해 신용카드를 사용한다’의 동의율 또한 77.9%에 달하는 등 합리적 소비 태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신 유행의 제품을 남보다 먼저 구입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1.0%로 낮은 반면 ‘품질보다는 브랜드의 명성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1.8%로 높아 당장의 유행보다는 오랜 시간 축적된 브랜드 이미지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부자가구의 월평균 가계수지(월평균 소득 – 월평균 지출)는 2438만원으로 일반가구의 월평균 가계수지 164만원 대비 약 15배 높아 부자가구의 투자 및 추가적 소비 여력은 일반가구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또한 부자 중에서도 소득 5분위(상위 20%)의 월평균 가계수지는 7895만원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평균 가계수지 260만원과 30배 이상의 큰 격차를 보였다.

▲ 한국 부자의 소비관련 태도
최근 한 설문조사 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자녀 세대가 갖추어야 할 중산층의 기준으로 500만원 이상의 월평균 소득, 일정 수준 이상의 금융자산, 30평형 이상 주택 보유 등 경제적인 요건에만 국한된 응답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69년 당선된 조르주 퐁피두(Georges Pompidou) 전 프랑스 대통령이 제시한 프랑스의 중산층 기준인 ‘하나 이상의 외국어가 가능하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 및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으며,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만들 수 있고, ‘공분(公憤)’에 의연히 참여하며, 약자를 돕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코닥(Kodak)’사의 창업자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은 “우리가 근무 중에 하는 일은 우리의 손에 쥐어지는 것을 결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쉬는 시간에 하는 일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한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처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투자는 삶에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최근의 개인적 관심사의 변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개인적 관심사 중 자녀 교육(25.2%), 자녀 결혼(15.6%) 등 ‘가족’에 대한 관심이 절반을 넘고 ‘경제 생활’에 대한 관심도 21.5%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생활’에 대한 관심은 2011년 32.7%, 2012년 29.3%에 비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건강’, ‘여가생활’, ‘사회생활’, ‘자기개발’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 및 투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와인 사업으로 큰 돈을 번 어니스트 갤로(Ernest Gallo)는 90세에 미국에서 터키까지 카약(소형 배)을 직접 저어 여행을 갈 정도로 여행광이었으며, 2000년대 미국 IT 산업의 최대 투자자 중 한 명이었던 알베르토 빌라(Alberto Vilar)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 지정석을 두고 1년에 50편 이상의 오페라를 관람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부자의 여행 및 문화생활을 일반인과 비교하여 살펴보면 1년 평균 국내여행 횟수는 11.5회로 일반인의 3.7회를 크게 상회했으며, 해외여행 횟수는 2.6회로 일반인의 0.1회와 더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1년간 해외여행을 한 번도 다녀오지 않은 부자의 비중은 8.8%에 불과하고 3회 이상 여행한 비중은 32.2%로 높은 반면, 일반인은 89.2%가 해외여행 경험이 없었고 3회 이상 여행 비중은 0.5%에 불과했다.

KB경영연구소 노현곤 팀장은 “최근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과 저금리 환경에 따라 부자들도 자산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과거보다 약해져 전문적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201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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