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는 공경과 즐거움과 근심과 슬픔과 엄숙함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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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는 공경과 즐거움과 근심과 슬픔과 엄숙함을 다한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8.05.1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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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인문학] 제4강 효행편(孝行篇)…효도를 실천하라②
▲ 증자는 공자와 그 수제자였던 안연(안자)과 함께 자사, 맹자를 더해 오성(五聖)으로 불린다.

[명심보감 인문학] 제4강 효행편(孝行篇)…효도를 실천하라②

[한정주=역사평론가] 子曰(자왈) 孝子之事親也(효자지사친야)에 居則致其敬(거즉치기경)하고 養則致其樂(양즉치기락)하고 病則致其憂(병즉치기우)하고 喪則致其哀(상즉치기애)하고 祭則致其嚴(제즉치기엄)이니라.
(공자가 말하였다. “효자는 부모님을 섬기는데 있어서 집안에 거처할 때에는 공경을 다하고, 봉양할 때에는 즐거움을 다하고, 병들어 편찮으실 때에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셨을 때에는 슬픔을 다하고, 제사를 모실 때에는 엄숙함을 다한다.”)

여기 공자의 말은 제자인 증자가 저술한 『효경』의 ‘효행에 대한 기록〔記孝行〕’에 나오는 내용이다. 『효경』은 유학의 기본 경전인 십삼경(十三經) 중의 하나로 옛 선비들 사이에서는 대단히 중요하게 다룬 문헌이었다.

또한 증자는 비록 공자의 10대 제자에는 들지 못했지만 공자에서 맹자로 이어지는 유학의 정통 계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증자가 공자의 학문을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에서 전했고, 훗날 맹자가 자사의 문하에서 학문을 배워 유학의 도통(道統)을 이었기 때문이다.

유학사에서는 유학의 정통 계보를 공자→증자→자사→맹자로 보는 것이 하나의 통설이다. 이러한 까닭에 공자와 그 수제자였던 안연(안자)과 함께 증자, 자사, 맹자를 오성(五聖)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하튼 공자는 여기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공경’과 ‘즐거움’과 ‘근심’과 ‘슬픔’과 ‘엄숙함’을 다해 부모님을 섬기는 것이야말로 효자가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효경』을 읽어보면 공자의 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공자는 여기에 덧붙여 부모님을 섬기는 데 있어서 자식이 해서는 안 될 세 가지에 대해 언급한다.

그 세 가지란 첫째 다른 사람을 부리는 윗사람일 경우 교만해서는 안 된다는 것, 둘째 다른 사람을 섬기는 아랫사람일 경우 반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 셋째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릴 경우 다퉈서는 안 된다는 것 등이다.

다른 사람을 부리면서 교만할 경우 패가망신(敗家亡身)을 자초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섬기면서 반란을 일으킬 경우 형벌을 받게 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면서 다툴 경우 몸에 상처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세 가지 경우 모두 부모를 욕되게 하고 부끄럽게 하며 마음을 아프게 하는 불효라는 게 공자의 주장이다. 만약 해서는 안 될 이 세 가지를 지키지 못한다면 비록 매일같이 진수성찬으로 부모님을 봉양한다고 해도 오히려 불효가 될 뿐이다.

사람의 자식된 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다섯 가지를 실천하고,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를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공자가 바라본 효도의 참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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