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인문학적 인간의 모델”…『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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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인문학적 인간의 모델”…『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12.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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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2만여권의 책을 읽어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로 알려졌던 이덕무는 실상 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 방대한 지식의 보고를 남긴 위대한 지식인이다.

지독한 독서 편력만큼이나 빼어난 문장실력과 탐구정신 그리고 기록에 대한 집착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위대한 100년’으로 일컬어지는 18세기 조선 지식인 사회를 이끈 주요 인물 중 한 명이지만 『의산문답(醫山問答)』의 홍대용, 『열하일기(熱河日記)』의 박지원, 『북학의(北學議)』의 박제가, 『발해고(渤海考)』의 유득공과 달리 그는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고 그의 삶과 사상을 전체적으로 조명한 책도 거의 없었다.

이덕무는 선배이자 스승 그룹인 홍대용, 박지원, 원중거, 정철조 등과 후배이자 제자 그룹인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등의 중간에서 매개 고리 역할을 한 북학파(백탑파)의 중추적인 인물이었다.

또한 박제가, 유득공, 서이수와 함께 정조 시대 개혁 정치를 상징하는 규장각 사검서로 활약했으며 사후 정조에 의해 국가 차원에서 유고집이 간행되었던 대문장가였다.

신간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다산초당)는 그가 남긴 시와 산문, 문예비평, 백과사전적 연구서 등 다양한 글들을 여덟 가지 시선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또한 삶과 철학을 온전히 되살렸을 뿐만 아니라 그와 교류했던 당대 지식인들의 문장과 내면세계까지 살펴봄으로써 18세기 조선의 지성사를 생생하게 복원하고 있다.

고전·역사연구회 ‘뇌룡재’ 대표인 한정주 역사평론가는 이 책에서 독서가이자 문장가, 민속학자이자 박물학자, 북학자이자 남학자, 비평가이자 편집자인 이덕무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경전에 쓰인 문자를 절대시한 일반적인 성리학적 지식인상을 좇지 않고 개인의 취향과 감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표현한 이덕무의 개성적인 면모와 함께 사회적 틀을 전복시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데 거리낌 없던 호쾌한 문장론과 진솔한 삶의 자세를 있는 그대로 들려준다.

저자는 “이덕무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인문학적 사유의 개방성과 확장성 그리고 불온성은 18세기와 21세기라는 시대를 막론한 인문학적 가치이자 두 시대를 연결하는 핵심키워드”라며 “이덕무야말로 자기 삶 속에서 박물학적, 백과사전적 지식 탐구를 체현한 인물로 오늘날에도 유의미한 인문학적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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