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근본이념은 경제적 평등 아닌 사회적 자유 실현”…『사회주의 재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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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근본이념은 경제적 평등 아닌 사회적 자유 실현”…『사회주의 재발명』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9.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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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불균형과 부의 집중화 등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이 심화되면서 사회주의적 요소들이 곳곳에서 접목되고 있다.

전면적인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는 아니더라도 강력한 사회운동의 동력으로 진보적 사상가들이 주장했던 사회주의 이념들이 자본주의 체제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사회주의의 수용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사회주의적 요소의 수용을 주장하는 이들 역시 사회주의자들은 아니다.

사회주의는 이미 낡은 유물로 도서관 고서에서나 찾을 수 있을 만큼 몰락해 버렸다.

신간 『사회주의 재발명』(사월의책)은 단순히 경제적 평등으로 국한돼 잘못 알려져 왔던 사회주의의 근본이념을 ‘사회적 자유’라는 새로운 이념으로 재구성한다.

생산수단의 공유라는 대안적 생산양식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일하고 성과에 따라 분배받는다는 분배 원칙이 아니라 사회주의가 갖는 본래의 의미인 사회적 자유라는 근본이념을 발굴한 것이다.

저자는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회철학자 악셀 호네트로 사회주의는 더 이상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를 의미하지 않으며, 더 이상 프롤레타리아라는 혁명 주체도, 자본주의 붕괴와 더불어 사회주의가 도래한다는 식의 역사적 필연성도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주의의 재발명을 위해 이같은 낡은 가정들을 청산한다.

그가 말하는 21세기 사회주의는 분파주의적 요소를 벗어던지고 역사적 실험주의와 민주적 생활양식을 받아들여 더욱 폭넓은 차원에서 사회적 자유를 제도화하려는 사회적 운동이다.

경제적 영역뿐 아니라 인격적 영역과 민주적 의사형성 영역을 비롯한 근대 사회 전 영역에 걸쳐 사회적 종속과 배제를 단계적으로 극복하려는 역사적 경향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주의 정신에서 벗어나 근대사회의 기능적 분화를 현실적으로 고려하고 역사적 법칙주의를 역사적 실험주의로 대체하고 프롤레타리아라는 환상적 주체가 아니라 전체 시민을 자신들의 청자로 고려한다면 사회주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저자는 역사적 필연성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 사회적 자유의 실현과 관련된 역사적 징표나 제도적 성과에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권 제정, 서독의 공동결정권, 최저임금제, 몬드라곤 협동조합, 캐나다의 노동자연대기금, 생산 및 소비조합 그리고 시장 사회화를 둘러싼 논쟁들과 노동의 인간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노력 등을 사회주의의 실현 가능성을 알려주는 징표이자 구체적 정책으로 만들려는 실험이자 탐색 과정으로 자기매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저자는 실제 사회주의자들이 추구했던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개혁 혹은 혁명적 극복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사회주의의 근본이념은 경제적 평등이나 대안적 생산양식의 실현이라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자유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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