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당선자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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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당선자에 거는 기대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6.01.1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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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여름이었다.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명함을 내밀었던 그는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농가소득 향상’이라고 즉답했다.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바로 농협의 첫 번째 역할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가 대단위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때 중앙회는 ‘협동조합’이 아니라 ‘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기자가 만났던 그는 12일 삼수 끝에 제5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김병원씨다.

김 당선자는 오는 3월 말부터 농협중앙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235만명에 달하는 조합원과 400조원의 자산, 31개 계열사에 임직원만도 8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공룡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안팎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농협중앙회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으며 농협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도 크게 줄었다. 또 중국을 비롯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값싼 농산물이 유입되면서 과거와 달리 농업계는 커다란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국 농업계의 위기가 김 당선자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준다.

김병원 당선자는 줄곧 “지금까지 농업은 이러한 변화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고 따라가지도 못했을 뿐”이라며 “농업은 희망이 있는 산업”이라고 강변해 왔다.

실제 3선의 남평농협 조합장 시절 보여준 김 당선자의 도전과 성과는 이를 뒷받침했다.

조합장 취임 6년 만인 2006년 남평농협의 연간 순이익은 12억원에 달했다. 이는 당시 전국 1220개 지역농협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농가당 평균소득도 2005년 3400만원을 돌파했다.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 4080만원에는 모자라지만 농가평균소득 3050만원보다는 350만원이 더 높았다.

또 매년 1억원 이상 적자에 허덕이던 나주 다도농협을 합병한 이후 첫 해에 1억원의 흑자로 돌려놨다.

인터뷰 당시 “산업화 과정에서 농업이 우리 경제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온 현장을 생산자로 혹은 관리자로 목격해 왔다”면서 “농업도 자본기술집약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던 주장은 아직도 뚜렷하다.

과거의 노동집약형 농업만으로는 더 이상 산업화시대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농업도 소비자 삶을 분석해야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가격과 무관하게 친환경제품은 꾸준히 판매율이 상승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도시민을 농촌으로 유인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때 농업은 뒤떨어진 산업이 아니라 첨단시대와 함께 하는 산업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김 당선자는 중앙회 지원 없이 자립의 기반을 갖출 수 있는 지역농협만의 발전 모델을 꿈꾸고 있었다. 중앙회는 이를 위한 지원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당선자가 꿈꿨던 농협중앙회의 모습은 오는 3월말 이후면 가시화될 것이다. 그의 말처럼 농업은 여전히 희망적인 산업인지, 임기 4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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